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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익은 벼를 지키고 선 모습들이 춤을 추듯 마냥 즐겁다. 스치듯 걸으면서도 어깨가 들썩인다.
건너기 위해 놓였을 돌이지만 누구도 선뜻 건너지 못하고 반대편만 바라보다 미련 없이 뒤돌아 선다.
물고기, 에서 생선, 으로 바뀌게 되는 것은 어떤 순간일까. 아직 바다를 업은 등이 푸르다.
가늠해본다는 것은 왜 이리도 언제나 막막한 일인지. 저 작은 창마다 몇 개의 삶들이 깃들어 있다.
발을 내딛자 고운 모래 사이로 푹 꺼졌다. 멀리서 보이는 푸른 소나무가 유독 이곳을 쓸쓸하게 만드는 것 같아 여기저기 애꿎은 발자국만 찍어본다.
뿌리와 껍질을 바구니에 모아 진열해 놓은 곳이 있다. 자연이 키운 것 중에서 버릴 것 하나 없다.
건너는 일도 이렇게 설렐 수 있다. 한 달음에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담고 멈춰 선 순간.
그는 새겨진 것보다 더 담대하고 굳건했을 터. 눈앞에 보여지는 것은 아주 찰나의 기록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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