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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평상을 보았다. 사람도 동물도, 심지어 낙엽 하나 쉬어가지 않는 평상에는 누군가가 남기고 간 그림자만 덩그러니 남았다.
사진은 실체임에도 실체가 아니기 때문에 묘한 매력이 있다. 색보다는 찰나의 실루엣이 보여주는 영원 때문에.
그림만큼이나 아름다운 공원과 미술관, 그리고 한 켠에서 자신의 아름다운 자취를 관망할 수 있음에 미소짓는 옛 화백.
꽃들의 빛깔은 언제나 나를 놀라게 한다. 어찌 저리 선명하고 고운 빛깔로만 열릴 수 있는지, 부러움에 내는 탄성.
언제나, 어디에나 꽃을 피우고 싶은 마음은 모두 한 가지인 것일까. 낡은 벽에 꽃이 피니, 꽃밭이 열렸다.
수평선의 경계가 애매해지고 무엇을 바라보기 위해 들여다보았는지도 희미해질 때, 바위 위에 홀로 빛나는 등대를 보았다.
기다리면서도, 완전히 떠오르지는 않기를 바라는 마음. 잠시 시간을 멈추어 둘 수는 없을까.
상상이 현실이 되고, 현실이 상상이 된다. 웃음소리가 끊임없이 구르는 만화 속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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