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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한가운데에 떨어진 민중의 소리가 무겁게 내려앉았다. 그 날의 설렘과 슬픔을 모두 간직한 검은 덩어리 하나가 쿵, 하고 박혀버렸다.
한 발을 물러선 채 들여다보는 기억. 우스운 생각이 들다가도 어느 새 한없이 진지해지고 만다.
절이 산 속에 있어야만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세상이 차단되는 곳이기도 하지만 세상 모든 소리가 여기에 있다.
셔터가 내려갔음에도 자꾸만 시선이 향한다. 문이 열리면 사라질 너를 걱정하면서.
골목의 이 작은 한 자락만으로도, 우리는 이곳이 어딘지 짐작해낼 수 있다. 쉬이 지워지지 않을, 쉬이 잊혀지지 않을 이름을 가진 풍경.
먼 바다 위 사방에서 물그림자가 나타났다 사라졌다. 해무 너머 보이지 않는 곳에는 또 얼마나 많은 물그림자가 그려지고 있을 텐가.
눈에 익은 이야기들이 다녀간 곳. 기억 속 풍경을 찾아 걷는 걸음이 가볍다.
길 위에 길, 그 위에 또다른 길. 이렇게 수많은 길들을 새기며 살아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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