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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놀이터에 어제의 잔상만 남아있다. 어디선가 불어온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그네 위에서 삐걱댄다.
바닷가에 아름다운 것이 어찌 포말 뿐이랴. 모래밭에 가지런한 발걸음들이 정겹다.
해변에는 가끔 선로가 펼쳐진다. 이 가지런한 그림자를 따라 밟으며 어떤 상상을 할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댄 채 꿈을 꾸던 젊은이들이 사라진 자리에 그들의 웃음과 고된 한숨들이 곱게 낡아가고 있다.
검은 모래만큼이나 인상깊은 것은 저 작고 조용한 기다림. 얼마 지나지 않아 떠들썩해질 것이다.
단지 그곳에 그림이 그려진 것뿐인데도 걸음이 달라진다. 잠시 멈추고 셔터를 누를 만큼.
때때로 초점이 맞지 않을 때가 있다. 바라던 것과 다른 것이 눈앞에 보일 때, 예상 외로 바라던 것을 발견할 수도 있다.
오랜 세월, 돌보아지지 않은 적이 없는 귀한 집. 그 안에 대를 이어 차오른 빼곡한 삶이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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