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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과 거울 바깥의 세상을 상상해 본다. 물빛이 하늘빛에 스며들고 있다.
산에도 나무가 뿌리를 내릴 수 없는 곳이 있다. 나무가 없다고 해서 산이 아닌 것 아니라는 듯.
귀에 익은 문구와, 눈에 익은 손글씨. 세련되지 못함, 이라는 것이 어찌 이리 소담스러울 수 있을까.
파도 소리를 듣고 자랐기 때문일까, 파도 따라 넘실대고 싶기 때문일까. 파도처럼 굽이치는 가지 끝에 바다를 닮은 초록이 피었다.
낮아진 지붕과 낮아진 시선. 그 모습이 정겨워 덩달아 허리를 숙여보게 된다.
아치형 문 너머로 언뜻 보이는 공간이 달라 보이는 이유는 늘 우리의 건너편에 있는 곳은 아직 가보지 못한 낯선 곳이기 때문.
듬성 듬성 푸른 잎이 보이는 너는 완벽하진 않지만 있는 그대로도 너무 눈이 부셔.
여전히 굳세고, 여전히 아픈 시선들. 나을 수 있을까. 나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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