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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어두운 그림자를 밟고 태어나 경쾌한 소릴 내는 이들이 있다. 도깨비에 홀린 듯 가만히 있던 어깨가 조금씩 들썩이는 듯하다.
낡은 세월의 위에 먼지 같은 음표들이 쌓여 있다. 소실된 건반 틈새에서 들어본 적 없는 시간의 소리가 흐른다.
이 외딴 우편함에 어떤 이야기들이 쌓여 있을지. 열려 있지만 들여다보기 힘든 마음이 묘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그 자체로 아름답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항상 벽의 너머를 상상한다.
저 멀리 보이는 희미한 길에 닿으려면 발에 묻은 익숙한 흙을 털어내야 한다.
한 가지 표정으로 기억되는 사람이 있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변하지 않음에 안심하고, 또 슬퍼하는 마음
물속에 뿌리를 딛고 서서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연꽃의 일생 중 절반은 시들어 있다.
소백산 산기슭을 차지하고서 그 자체가 산의 일부인 듯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벌어진 입술 사이에서 까닭 모를 소리가 희미하게 새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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