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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고 탁해졌다 한 들 아름다움이 바랠 수 있을까. 언제고 맑은 물을 채워낼 준비가 되어 있으니, 쉬이 외면하기 어렵다.
신림동 서점에서 책 하나를 꺼내 펼쳤다가 도로 덮었는데 순간 낯선 이의 한숨이 뺨에 닿았다.
흙먼지와 돌이끼 사이를 흘렀음에도 어찌 저리 맑을까. 쉬이 물들지 않는 일이란 언제나 경이롭다.
코끝을 간지럽히는 향긋한 향에 이끌려 돌아보니 그곳에 네가 있었다.
나무에 매달리기 위해서 큰 수고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애초에 나무는 누구든 매달릴 수 있도록 갈라져 있으니까.
어지러이 난 길을 눈앞에 두고 고민한다. 어느 길로 가야할까 고민하지만 결국 어디로 가든 똑같은 것을.
쌓인 눈 위로 어지러이 남겨진 흔적들. 누가 체온을 담아 눌렀는지 제법 발자국이 크다.
무수히 많은 관중석이 새까맣게 칠해졌던 때를 기억하고 있다. 그때의 함성이, 열정을 넘어 흥분으로 달아오르던 이곳의 기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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