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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숙이고서 종종 걸음으로 지면을 훑는다. 떨어뜨린 무언가를 찾는 걸까.
빛이라는 것에 변함은 없지만 그것이 진즉 빛인지는 의문이다. 언제부터인가 진짜 빛을 잃어버린 것처럼.
도심 한 복판, 꽃으로 장식된. 어색한 수식어를 달고도 여전히 여유로운 그 모습.
가늘디 가는 삼실을 올려 놓고 쉴 새 없이 손과 발을 움직인다. 하나의 삼베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실이 부딪치고 엮이던가.
밤하늘을 수놓는 화려한 불꽃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어둠에 새겨지는 것.
쉬고 싶으면 언제든 앉기만 하면 된다. 쉼터가 많을수록 길은 한산해지는 법이고, 발자국은 줄어든다.
건너기 위해 놓였을 돌이지만 누구도 선뜻 건너지 못하고 반대편만 바라보다 미련 없이 뒤돌아 선다.
그저 길을 따라 걸었을 뿐인데 어느새 구름과 맞닿아 있다. 하늘을 뒤로 하고 다시 터덜터덜 내려오자 또 다른 곳으로 길이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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