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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으로 물든 논두렁 사이를 지나가다 문득 너의 지저귐을 들었다.
나른한 오후, 나른한 풍경. 홀로 얼굴을 빛내고 있는 한 마리에게 넌지시 말을 건네 본다.
미래 대신 순간을 믿으며 울려보는 종. 고운 것이 마음에 깃드니, 그것이 바로 행운이 아닐까.
한 송이 꽃으로 피기 위해 얼마나 울었을지. 결코 여릴 수 없는 꽃잎에 목례를 건넨다.
고개를 드니 지평선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곡선 섞인 직선이 기특하리만치 가지런하다.
얼마나 오랜 세월을 버티고 있었을까. 물빛으로 물든 돌덩이들이 정겹고도 고맙다.
나란히, 더욱 나란히. 숨결이 맞닿을 거리에서도 간격을 유지할 수 있음이 얼마나 벅찬 일인지.
손목시계를 보며 언제쯤 버스가 올까 가늠하다가 문득 입안 가득 고이는 침에 영문을 몰라 고개를 갸웃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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