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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게 뻗어나간 나뭇결을 따라가다가 시선이 처마 끝에 매달렸네.
아무도 오르지 않는 좁은 계단 굽이굽이 그림자만 기웃거린다.
흔들리는 억새 사이로 녹음이 짙은 강이 흐르고 있어 코끝을 찌르는 물 냄새에 절로 시선이 산으로 향하네.
이곳을 지나는 것은 사람 뿐만이 아니다. 눈을 크게 뜨고 들여다 보라. 몇 개의 길을 찾아낼 수 있을까.
내다볼 수 있는 벽이란 무엇보다 슬프다. 닿을 수 있을 것 같은, 하지만 결코 닿을 수 없을 발걸음.
길을 따라 그렇게 쌓인 건 줄 알았더니 이 길을 걷던 사람 수 만큼 네가 놓였던 거야.
함성이 지난 자리에 날개가 피었다. 줄줄이 샘솟는 즐거운 기억들을 어찌 막을 수 있을까.
언덕 위, 구름을 뚫을 기세로 솟은 석탑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솟아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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