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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발원지를 찾아서

    섬진강 발원지를 찾아서

    지역전라북도 진안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섬진강 발원지를 찾아서

    • 프롤로그
    • 1.왜 데미샘이지?
    • 2.황홀경에 빠지다
    • 3.소리와 동행하는 길
    • 4.걱정 반 기대 반
    • 5.작디작은 옹달샘
    • 6.천상 더미
    • 7.데미샘까지 왔다면
    • 8.자연 속에 머물다
    • 에필로그

    섬진강 발원지를 찾아서

    - 전라북도 진안군 -

    유장히 흐르는 강이 어느 산 속 조그마한 샘에서 비롯된다는 이야기는 왠지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시작은 미미했으나 끝은 창대하기에 그럴 겁니다. 전북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 팔공산자락에서 솟는, 혀끝 간질이는 이름을 가진 데미샘은 이 어여쁜 이름만으로 그 출신을 짐작키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샘은 수많은 발원 가운데 강 하구로부터 가장 먼 ‘최장 발원지’라 합니다. 그야말로 섬진강의 발원이 되는 창대한 샘입니다. 그 사실에 다소 의문점이 생긴다면 직접 가보는 게 가장 좋습니다. <트래블아이>의 미션도 바로 그것입니다!

    ‘처음’ 혹은 ‘원조’라는 단어를 놓고 지역 간에 갑론을박으로 시끄러울 때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섬진강의 발원지가 데미샘이라는 데에 그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 이유는 뭘까?

    “섬진강 발원지를 놓고 <택리지>에 마이산, <동국여지승람>엔 지리산, <동아대백과사전>엔 팔공산 하는 식으로 주장이 중구난방이었죠. 강의 발원은 한두 군데도 아니거니와 호남 정맥으로 보면 그들 모두가 발원지라 볼 수도 있는데, 어떻게 데미샘이란 사실을 찾아내신 거죠?”

    “벌써 오래전 얘기가 됐네요. 1983년 직접 섬진강을 걸으면서 발원지를 계측했어요.”

    데미샘으로 가는 길은 인적이 드물다. 마을 위쪽 팔선정이란 정자에서 데미샘에 이르는 1㎞의 산속 오솔길을 걸으면 눈앞에 펼쳐진 황홀경에 자꾸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산기슭에 있는 저 원신암 마을은 한눈에 봐도 10가구도 채 남지 않은 듯하군요. 그래서인지, 내심 허전한 마음도 들고….”

    “그래도 이 계곡을 따라 오르는 오솔길은 꽤 호젓한 맛이 있으니 위안을 삼아보는 건 어떠세요. 머리 위로는 총천연색 단풍이, 발아래로는 그보다 낮은 명도의 낙엽이….”

    데미샘은 가을이 좋다더니 과연 그렇다. 졸졸 계곡 물소리, 낙엽 밟는 소리와 잠깐의 바람에 흩날리는 소리 등 자연의 소리가 함께 따라온다.

    “적막이 흐르는 듯 너무나 고요하다가도 금세 등장하는 산속의 소리들이 있네요.”

    “가만, 물소리가 그쳤군요. 가을에 이 산길 풍광은 더없이 좋은데 물이 부족한 게 흠이에요. 그래도 데미샘 물은 결코 마르는 법이 없죠.” “듣고 보니 참 신기하네요.”

    수량이 적다는 팔공산자락. 바위틈으로 적은 양이지만 흐르는 물을 발견하게 되면 내심 반가운 마음이 들면서 발걸음도 더욱 바빠진다.

    “다행히 저 계곡 바위 밑에서 물이 똑똑 떨어지고 있네요. 왠지 데미샘을 빨리 만나봐야 할 것 같아요.”

    “하하~ 늘 솟던 샘이 우리가 가는 사이 마를 일은 없을 텐데요. 하지만 바위들이 넓게 펼쳐진 너덜지대가 저기 보이죠? 우리는 곧 데미샘을 만나게 될 겁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쯤 데미샘은 무심히 나타난다. 직경이 두 뼘도 채 안 되는 작은 옹달샘이 옆으로 ‘섬진강 발원샘’이라는 표지석이 자랑스레 서 있다.

    “이 글귀를 보니 정말 우리가 데미셈에 오긴 온 모양이군요. 아, 여기를 좀 보세요. 돌더미 사이로 물이 흐르고 있죠?” “새끼손가락보다 얇은 이 물줄기가 바로 225㎞의 호남 젖줄 섬진강의 시작이라니!”

    “이 작은 샘에서 솟은 물은 3개도와 10개 시군, 34개 읍면을 지금도 열심히 지나갈 겁니다.”

    소문만큼 미묘하진 않은 물맛, 그 대신 맑고 차다. 바로 여기서 데미샘과 섬진강에 얽힌 실타래같은 비밀도 풀수 있을까?

    “데미샘의 이름이 궁금하다고 했죠? 여기 글을 한번 읽어볼래요?”

    “‘데미샘에 있는 봉우리를 천상데미라고 하는데…’ 흠, ‘데미’라는 말은 ‘더미’ 즉 봉우리를 가리키는 전라도 사투리에서 기원한 것이었군요. 생뚱맞게도 이 스테인리스 안내판이 제 궁금증을 말끔히 해소시켜줄 줄이야!”

    여기서 백운동계곡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투구봉, 선각산 시루봉, 덕태산 등과 연계한 코스에 관심이 있다면 이 계곡이 그 출발점이다.

    “이름도 잘 모르는 폭포를 잘 찾을 수 있을까 했는데, 마을 사람들에게 물으니 모두 ‘아아 그 폭포~’ 하며 친절히 알려주네요. 덕분에 데미샘 찾는 것보다 훨씬 쉽게 왔어요.”

    “여기는 그다지 이름난 곳이 아니어서 찾는 이들도 많지 않군요. 멀리서 봐도 저기 저 시원하게 내려가는 물줄기가 참 옹골차죠?”

    데미샘의 이름을 딴 자연휴양림도 있다. 이곳은 수백여 종의 희귀식물과, 천상데미에서 오계치에 이르는 신갈나무 군락지 등 볼거리를 비롯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데미샘자연휴양림 등산로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게 됐군요. 과거 이곳에 왔을 땐 선각산 등 이 지역 주요 명산의 훼손된 산길을 정비하는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저는 저 휴양림에 대한 광고를 언젠가 본 적이 있는데, 단지 숙박시설만 갖춘 건 아니라죠. 데미샘과 뛰어난 식생자원을 활용해 생태학습이나 숲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다죠.”

    진안의 백운면은 자연휴양림과 같은 다양한 숙박휴양시설을 갖추고, 산길이나 둘레길이 잘 닦여 있어 여행객들에게 참으로 매력적인 곳입니다. 물길 따라 걷고 지역 인심과 흙내음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이 마을이 섬진강길 걷기 코스의 시발점이 되듯, 팔공산자락에는 섬진강의 창대한 꿈을 품은 데미샘이 흐르고 흘러 장대한 호남의 젖줄이 됩니다. 작은 샘물이 어떻게 강이 되었나를 되짚어보며 물맛도 보고 사색할 수 있는 기분 좋은 시간과 공간을 내어주는 백운면으로 호젓한 남도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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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교의 아픔을 보듬다

    벌교의 아픔을 보듬다

    지역전라남도 보성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벌교의 아픔을 보듬다

    • 프롤로그
    • 1.아픈 역사가 흐르다
    • 2.역사의 과오를 참회하는 다리
    • 3.어둠과 빛 사이
    • 4.갈대숲에서 귀기울이면
    • 5.웅장한 기록
    • 6. 애틋한 보금자리
    • 7.아픔을 보존하다
    • 8.난간이 없는 아찔한 돌다리
    • 에필로그

    벌교의 아픔을 보듬다

    - 전라남도 보성군 -

    일제 당시의 슬픔, 우리 민족의 고난을 담은 소설 한 편이 있습니다. 전라남도 보성의 벌교읍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기막히고도 가슴 절절한 이야기는 아직도 벌교천을 따라 흐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아픔이 너무나 크기 때문일까요? 그 속에 담긴 의미를 모두 알기에는 조금 힘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바로 소설 ‘태백산맥’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태백산맥 문화거리입니다. 벌교천을 따라 걸으면 태백산맥 속 아픔을 모두 이해할 수 있을까요?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소설 태백산맥의 아픔을 따라 걸어라!’입니다.

    부용교의 좁은 다리 옆으로 낡은 돌난간이 세워져 그 오래된 정취를 더하고 있다. 그 앞에 서자 오싹한 기운이 오른다. 이런 오싹할만한 이유가 있다고 하는데?

    “소설 속에는 부용교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데, 이곳이 태백산맥 문학기행의 첫 장소가 된 이유는 과연 뭘까?”

    “이 다리가 바로 ‘소화다리’야. 소설에서 말하는 총살이 날마다 일어났다는 그곳이지. 그러다보니 나무 아래에 자리한 갈대밭은 내려다보기에도 겁이 나는 걸?”

    소화다리는 현재와 과거를 이어주는 하나의 통로이며, 아픈 역사를 고증하는 유물이 되었다. 조정래는 ‘태백산맥’에서 이곳을 어떻게 묘사해놓았을까?

    “이 다리는 1931년에 건립될 당시 일제에서는 소화(昭和, 일본국왕) 6년이었어. 그 이름을 붙인 것도 못내 서러운데, 이후 여순사건 갈등이 극에 치달았을 때는 더했지.”

    “맞아. 총살이 이 다리 위에서 자행되었지. 소설에서도 ‘소화다리 아래 갯물에고 갯바닥에고 시체가 질펀허니 널렸는디, 아이고메 인자 징혀서 더 못 보겄구만이라’라고 했잖아.”

    밤과 아침 사이, 낮과 밤 사이, 어둠과 빛 사이의 그 어정쩡한 시간에 벌교의 작은 포구에 다다르면 아름답고도 이유 없이 슬픈 감정이 일렁인다.

    “이제는 쓸모를 다 한 낡은 두 척의 배만이 포구 한쪽에 묶여 있었구나. 하지만 언제든 배들을 껴안을 수 있는 포구에는 온 힘을 다해 밧줄을 당기는 사람들이 아직 남아 있어.”

    “아픈 역사를 보냈기 때문일까. 벌교라는 이름은 꼬막의 씨알처럼 굵고, 유명한 풍문의 주먹처럼 단단해 보여. 꼬막과 주먹이라는 큰 상징은 벌교를 독보적으로 만들어주었지.”

    어머니의 손으로 한참을 주물러줘야 할 것만 같은 참 아픈 자리 벌교 포구로 가면 갈대숲 쪽에서 구슬픈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데, 어떤 소리일까?

    “벌교 포구를 둘러싸고 있는 이 드넓은 갈대숲은 흘러나온 갯물을 빨아들이며 지금까지도 높이 자라 있구나. 잠시 귀기울여봐. 바람이 불면 희한한 소리가 들리지 않아?”

    “그러게, 누군가 흐느끼는 소리 같기도 하고. 갈대 소리, 솔바람, 대숲 소리는 인간의 마음을 정화시켜 준다는데, 유독 벌교의 갈대에선 울음이 들리는 것만 같아.”

    소화다리와 중도방죽을 지나 태백산맥문학관과 현부잣집, 소화의 집을 보면 얼추 문학기행을 마친 셈이다. 유리탑을 거쳐 걷는 이 길이 소설 태백산맥 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와, 소설 태백산맥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구나!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2층이나 되는 전시관을 가득 메우고 있을까?”

    “이곳에는 조정래 작가가 직접 손으로 쓴 육필 원고도 전시되어 있다고 해! 태백산맥의 흔적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겠어.”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한 별교읍내로 들어서면 소설태백산맥문학거리에 다다르게 된다. 정갈한 소화의 집을 바라보면 당장이라도 소화와 정하섭이 뛰어 나올 것만 같은데.

    “이 소화의 집은 작가의 집을 모델로 해 복원한 것이라고 해. 게다가 소설 속에도 등장하는 곳이니, 그 가치가 더욱 높아 보여.”

    “현부자네 집은 말 그대로 웅장한 것이 정말 부자의 집 같아. 그런데 보통 한옥의 모양은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이렇게 지어진 것일까?”

    검은 판자가 촘촘히 붙은 독특한 2층집. 조금은 음침한 기분이 든다. 별교의 부조화에 한 몫을 하는 이 건물은 대체 어떤 곳일까?

    “벌교읍내의 일본식 가옥 중에서도 가장 보존이 잘 되어있는 것 같아. 수난과 고난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이 같아!”

    “맞아. 소설 속에서 일본군의 안식처로 표현 되었던 이곳은 실제로 ‘보성여관’이라는 곳이라고 해. 일본인들의 중심 거리에 위치한 여관이었지.”

    난간조차 없이 뻗은 무지개 돌다리의 모습이 운치 있다. 벌교의 상징으로 불린다는 이 다리는 소설 속에서도 은밀히 드러난다는데?

    “벌교라는 이름의 유래를 그대로 구현해 낸 것이 바로 이 홍교라고 할 수 있어. 해석해보면 ‘뗏목다리’라는 것인데, 벌교천을 건너는 뗏목이 바로 이 홍교인가봐.”

    “벌교천을 중심으로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이 벌교읍인 것 같아. 물론 아픈 역사의 잔재들이기는 하지만 말이야.”

    소설 속에 존재하는 곳이 이렇게나 명확히 남아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아픈 역사와 시대, 그리고 이 곳 전라남도 순천의 벌교를 배경으로 펼쳐진 소설 태백산맥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녹차의 향기가 풍기고, 꼬막을 캐는 사람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한 이곳에도 아픈 역사의 흔적이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 아픔이 지금의 여러분을 있게 했음을 깨닫게 될 이곳으로 여행을 떠나보시는 것은 어떤가요? 정갈하게 가꾸어진 그 흔적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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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곳에 가기까지

    그곳에 가기까지

    지역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그곳에 가기까지

    • 프롤로그
    • 1.감귤 향이 솔솔
    • 2.어떻게 걷지?
    • 3.발자국들이 쌓여
    • 4.알 위로 오르다
    • 5.신비로운 그 모습
    • 6.발길을 붙드는 바다
    • 7.하늘로 오르는 땅
    • 8.노랗게 물드는
    • 에필로그

    그곳에 가기까지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복잡한 생각이 들 때 바람이나 좀 쐴 요량으로 밖으로 나서면, 어느 새 마음이 차분해 지곤 합니다. 요즈음에는 도시마다 걷기 좋은 길들을 많이 조성해 놓아 걷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도 했지요. 이 걷기 문화의 시발점, 올레 길. 올레길이 처음 탄생한 곳이 제주도라는 사실을 모르시는 분들도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세계 7대 자연 경관 중 한 곳으로 선정된 섬인 제주도에서 호젓이 걷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를 것입니다.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올레길을 따라 성산 일출봉을 찾아가라!’

    어디를 둘러봐도 아름다운 곳이 바로 서귀포 시. 21개의 올레길 중 어느 길을 걸을지가 벌써 고민일 것 같은데?

    “나는 항상 제주도에 와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곳을 둘러볼 수 있을까 에만 집중하고 있었던 것 같아. 이렇게 발길 닿는 대로 걷다 보니 그 동안 안보였던 것이 많이 보이는데?”

    “일단 가장 가고 싶어 했던 곳이 포함된 길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지? 성산일출봉이 포함 된 올레길은 바로 제 1코스야.”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올레 제 1코스 안내 센터에서 올레패스에 스탬프를 찍는 것. 올레패스에 스탬프를 모으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한다. 올레길을 걷는 법, 함께 배워 볼까?

    “올레길을 걷는 법은 아주 쉬워. 파란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면 올레길의 진행 방향, 주황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면 올레길의 반대 방향으로 걷고 있는 거야.”

    “길을 잃을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나지막한 언덕과 돌담들이 어우러진 모습이 정말 아름다워. 소담스런 꽃들과 작은 풀벌레, 그리고 따뜻한 날씨까지! 시작이 좋은데?”

    올레길을 걷다 보면 재미있는 것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구멍이 숭숭 뚫린 현무암에 칠해진 커다란 파란 화살표, 그리고 귀여운 간세들, 그리고…

    “잠깐, 간세가 뭐야? 큰 길에서 집까지 이어지는 골목이란 뜻의 올레처럼 제주어인가?”

    “거의 맞췄어. 간세는 올레길의 상징인 조랑말의 이름이야. ‘느릿느릿한 게으름뱅이’라는 뜻의 제주어, 간세다리에서 따 온 말이지. 아, 들판에 발자국으로 만들어진 길이 있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올레길을 따라 걸었다는 뜻이겠지? 화살표만큼이나 정확하겠는 걸?”

    제주도의 특징 중 하나는 작은 오름이 많다는 것. 올레길은 말미오름과 알오름을 지나는데, 알오름 위에서는 우도와 성산 일출봉의 모습이 훤히 보인다고 한다.

    “알오름이라는 이름은 ‘알처럼 작다’는 뜻이라고 해. 정감 있는 우리말이 정말 귀여워. 알오름을 알리는 표지판을 매단 간세까지! 아기자기한 짜임새가 아름답지 않니?”

    “우리는 알 위에 올라와 있는 셈이로구나. 저쪽을 좀 봐. 저게 바로 우도, 그리고 저쪽에 보이는 것이 성산 일출봉이야. 전망이 아주 훤한데?”

    알오름에서 종달리 쪽으로 들어서도 성산 일출봉의 모습은 계속 보인다. 가만, 그 유명한 성산 일출봉에 대해 한 마디도 않는 것은 실례가 아닐까?

    “길이 너무 아름다워서, 우리의 목적인 성산 일출봉이 보이는 데도 넋을 놓고 있었어!”

    “하하, 그러게 말이야. 걷는 것, 느림의 미학이 바로 이런 것일까? 죽기 전에 꼭 가 봐야 할 곳으로도 지정된 오천 살짜리 수성화산! 그 모습과 우리 앞의 들꽃 하나가 똑같이 아름다워 보이니 말이야. 걷다 보니 많은 것이 보이는 것 같아.”

    종달리 옛 소금밭을 지나면 해안 도로를 따라 쭉 걷게 된다. 1구간의 매력은 바로 시흥 해안 도로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는데?

    “와, 저 맑은 물을 좀 봐! 당장 뛰어들어 발을 담그고 싶을 정도야. 이미 걷다 말고 바다로 뛰어 들어간 사람들도 몇 보이는데? 모래사장의 노란 빛깔에서부터 먼 바다의 검푸른 빛깔까지 이어지는 빛깔이 정말 고와.”

    “이끼가 낀 작은 바위들이 널려있는 곳도 있어. 마치 작은 섬들 같지 않니?”

    오조리로 들어서면 성산 일출봉이 한층 더 가까이 보인다. 평지 위에 우뚝 솟아 오른 대자연의 신비는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 정도다.

    “바다도 아름답지만, 성산 일출봉에 가까이 갈수록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어. 이렇게 천천히 걸어서 가니 점점 두근거림이 더해지는 것 같아.”

    “아까는 보이지 않았던 성산 일출봉의 지형도 조금씩 선명하게 보이고 있어. 마치 하늘을 향해 땅의 일부분이 날아오른 흔적 같지 않니? 어떻게 저런 모양을 할 수가 있을까?”

    마지막으로 숨결을 고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성산갑문과 성산항을 차례로 지나다 보면 난데없는 서귀포의 선물에 함박웃음이 터질 것!

    “하하, 왜 굳이 수마포 방향으로 돌아가야 하나 했더니, 이거 한 방 먹은 기분인 걸?”

    “사방이 온통 노랗게 물들었어. 이게 바로 그 유명한 제주도의 유채 꽃밭이구나! 마치 영화 촬영 현장에 온 것 같은 걸? 저쪽에는 말 한 마리가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잖아!” “마치 우리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아. 성산 일출봉이 코앞에 있어!”

    올레길을 따라 성산 일출봉 앞에 섰다면, 잠시 바다와 성산 일출봉이 자아내는 명경을 보며 숨을 고르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때 보이는 바다의 별명은 바로 ‘시의 바다’. 이 풍경을 보면 누구든 시인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라는 뜻의 별명입니다. 아무리 보아도 지치지 않는 풍경들의 향연에 머리가 아찔해 질 지경입니다. 갯무와 억새마저 걷는 이를 반기니, 이곳에 이르렀을 때의 쾌감을 말로 설명하기란 정말 힘든 일일 것 같습니다. 올해, 성산 일출봉에서 맞는 해돋이로 마음을 채워보는 것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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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닭의 전설이 내려오는 집

    황금닭의 전설이 내려오는 집

    지역경기도 시흥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11-02 호감도

    황금닭의 전설이 내려오는 집

    • 프롤로그
    • 1.황금닭의 울음소리
    • 2.이야기가 흐르는 집
    • 3.교훈까지 얻어가네
    • 4.가옥을 둘러볼까?
    • 5.생활상까지 엿볼 수 있다는데?
    • 6.솜씨 좋은 이의 작품
    • 7.마지막 남은 초가집
    • 8.향토문화유적에 대한 관심과 시선
    • 에필로그

    황금닭의 전설이 내려오는 집

    - 경기도 시흥시 -

    요즘 많은 사람들이 전통가옥이나 한옥마을을 찾곤 합니다. 아마 분주한 일상을 살아가던 현대인들에게 고즈넉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다가오는 것 때문일 것입니다. 경기도 시흥시에도 유명한 전통가옥이 하나 있는데요. 시흥시에서 마지막으로 하나 밖에 남지 않은 전통가옥이라 더욱 그 가치가 높습니다. 특별한 전설까지 전해져 내려와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곳인데요,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오늘의 미션은 ‘생금집에서 선조들이 전하는 삶의 교훈 얻고 오기’입니다.

    컨테이너 박스들이 놓여 있는 곳 끝에 시흥시 향토유적 제7호로 지정된 '생금집' 나온다. 생금집이라는 이름에서 이 전통가옥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어서, 황금닭 전설 이야기를 들려줘. 궁금해 죽는 줄 알았단 말이야.” “조선조 말엽에 김창관이라는 사람이 마을에서 10여리 떨어진 곳에 나무를 하러 갔는데 생금우물에 닭 한마리가 있던 거지."

    "그래서 곱게 싸 집 골방 반닫이에 넣어두는데 닭털 하나가 떨어져 나온 거야. 그 색이 하도 묘연해서 금방으로 가보니 황금이라는 게 아니겠어?”

    모두가 황금닭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운다. 서양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있다면 생급집에는 황금알은 낳는 닭이 있다.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그래서 얼른 집으로 돌아가 반닫이를 열어 보았는데 닭이 모두 황금으로 변해있었고 닭이 낳은 알들도 황금으로 변해서 마을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된 거야."

    "그런데도 사치하지 않고 살림을 아끼면서 검소하게 살았다고 해. 열심히 일하고 아씨면 누구든 부자가 된다면서. 그래서 생금집이라는 댁호를 얻은 거지.”

    황금알을 낳는 닭 이야기에는 교훈이 담겨있다. 전통가옥에서 교훈까지 얻어가니 삶의 화살표가 그려지는 것 같다.

    “아,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 세계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된 거야?”

    “그렇지 않아. 그 소문을 듣고 부부의 딸이 찾아 왔는데 긴 추궁 끝에 황금닭의 비밀을 듣게 되고 딸은 반닫이에서 닭을 꺼내어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어. 그런데 닭이 돌로 변해있던 것이지. 그 후론 다시 황금으로 변하지 않았다고 해.”

    금녕 김씨 자손이 12대째 세거하던 곳으로 팔작지붕 집으로 안방과 대청, 부엌과 건넌방, 바깥채로 이루어져 있다, 넓은 대청마루에 앉아서 일상의 고민을 잠시 내려놓는다.

    “재미도 있으면서 삶의 교훈도 담고 있는 전설이었구나! 어쩐지 고택에서 들으니 더 귀에 쏙쏙 들어오는 것 같다. 이제 집안 좀 살펴볼까?”

    “용마루가 'ㄱ'자를 이루고 있고 규모도 꽤 큰 걸 보니 부농계층의 집안이었던 같아.” “그래 맞아. 집안 곳곳이나 뒤뜰에 있는 장독들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던 집안인 것 같아.”

    우리나라 전통 가옥의 형태를 지닌 생금집은 집안 곳곳 당시 생활양식이나 풍습까지 엿볼 수 있다는데?

    “안채 12칸에 바깥채가 6칸인 이 가옥은 1913년에 개축되었는데 조금 낡긴 했어도 현재도 당시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 "

    "분수에 맞는 생활을 하라는 이야기에 맞게 검소하고 절제된 양식이 엿보이는 것 같아. 그리고 바닷가에 살던 사람들의 생활상이 반영되었다고 하는데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볏짚으로 만든 작품들이 집안 곳곳 놓여있다. 그밖에도 고무신이며 옛날 물건들이 전통가옥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한껏 돋우고 있다.

    “난 가옥구조보다도 여기 놓여있는 많은 짚공예에 눈길이 가. 송아지 모형이나 사람을 닮은 인형 같기도 한데, 참 솜씨가 좋다.”

    “그러네. 자칫 쓸쓸하거나 썰렁할 수 있는 옛집에 이런 아기자기한 공예품이 있어서 외롭지 않은 것 같아. 무엇보다 짚으로 만들어져서 분위기가 너무 잘 어울려.”

    옛 생활모습을 갖춘 가옥이나 문화유산이 점점 사라져 가는 요즘, 생금집은 시흥시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전통 가옥이다. 유일하게 남은 초가집에서 우린 무엇을 느낄 수 있나?

    “그런데 시흥에 또 다른 초가집이나 옛 고택이 있을까?” “아니, 안타깝게도 여기 이 생금집이 시흥시에 유일하게 남은 초가집이라고 해. 그래서 더욱 보존해야 할 가치와 의미가 크지.”

    “어쩐지 유일하게 남은 곳에서 교훈까지 얻고 가니 다가오는 의미가 더 큰 것 같아.”

    향토문화유적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은 생금집을 다녀온 후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다. 황금닭이 전하는 전설과 함께 문화유적 보존에 대한 깊은 뜻도 헤아려본다.

    “그냥 옛집이나 고택에 들른다는 마음 혹은 이야기를 듣기위한 호기심 정도로 찾은 것 같은데 생각보다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 곳이라 새로운 것 같아.”

    “그래, 나도 향토문화유적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때라는 생각을 했어.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교훈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어서 뜻깊고.”

    생금집 전설 혹은 황금닭의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고 하여 많은 이들이 찾는 반면 예 생활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문화유산의 보존과 관리가 허술하여 그에 따른 말들도 참 많습니다. 이에 생금집은 학생들을 초청하여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문화의 계승을 위해 초가지붕을 새로 올리며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도 가지고 있습니다. 전통문화의 소중함과 고즈넉한 느림의 미학을 얻고 싶다면 생금집에서 황금닭이 들려주는 이야기 한 구절 듣고 가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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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물꼬물, 살아있는 자연

    꼬물꼬물, 살아있는 자연

    지역경기도 화성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꼬물꼬물, 살아있는 자연

    • 프롤로그
    • 1.열려라, 물길아!
    • 2.바다 위를 걷다
    • 3.바다 앞에서
    • 4.갯벌로 가자
    • 5.돌 틈마다 보물이!
    • 6.게를 잡자
    • 7.손바닥 위의 자연
    • 8.작은 바다를 만들자
    • 에필로그

    꼬물꼬물, 살아있는 자연

    - 경기도 화성시 -

    어린 시절에는 집 밖으로 나서기만 하면 언제든 살아있는 자연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산이며 들, 냇가로 쏘다니기만 하면 작은 곤충이나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지요. 그런데 우리가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그런 호시절이 다 지나버리고, 이제는 문을 열면 잘 정비된 도로와 아파트가 즐비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곤 합니다. 다시 한 번 자연과 어우러져 놀아 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면, 이번 미션에 주목해 주세요.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이번 미션은 ‘제부도에서 자연을 만지고 오라!’입니다.

    하루에 단 두 번, 썰물에만 바닷길이 열리는 신비의 섬 제부도. 물길이 열리는 시간을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가면 섬에 갇힐 수도 있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섬이 바로 저 앞에 보이는데 왜 앞의 차들이 움직이지 않는 거예요?” “아직 바닷길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요즘에는 열 시에서 열한 시 사이에 바닷길이 열린다고 하니까, 조금만 기다리면 길이 열릴 거야.”

    “도로까지 바다에 잠겨 있는 거군요! 바다에 잠겨 있던 길을 간다니 정말 신기해요!”

    제부도에 도착하면 오른쪽, 빨간 등대가 보이는 길로 걷는 것을 추천한다. 이 길을 따라가면 해안산책로에 닿을 수 있는데, 이곳의 풍경이 아주 특별하다고 한다.

    “이 길은 언제 와도 기분이 좋구나. 발밑으로 파도가 넘실거리는 모습이 멋지지 않니? 꼭 바다 위를 걷고 있는 것 같잖아. 밤에 가로등이 켜지면 운치가 더해진단다.”

    “바닷바람에 기분이 좋아져요. 아, 안내도에도 그려져 있던 소라 모양 조형물이네요! 바다에 왔으니 소라 안에서 사진을 한 번 찍어야겠어요!”

    제부도 갯벌 체험장에서는 호미와 장화를 대여해 주니 이 점을 참고해 두자. 해안산책로가 끝나는 지점부터 해수욕장이 이어지니 마음의 준비를 할 기회!

    “해안산책로를 걸어 올 때까지만 해도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바닷물에 발을 담가 보니 이제야 실감이 나요! 항상 텔레비전으로만 보던 바다였는데, 역시 직접 와 보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이것 보세요! 제가 주운 조개껍데기예요. 참 예쁘죠?”

    “어디, 오늘 살아있는 조개도 잡을 수 있는지 지켜보겠어!”

    점심 즈음이 되면 바닷물이 저 멀리까지 밀려나가 갯벌이 드러난다. 갯벌 체험을 하러 온 사람들이 하나둘씩 바다로 나서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와, 저 아이가 들고 있는 그물망을 좀 보세요. 뭔가 가득히 담겨 있는데, 벌써 조개랑 게를 잡은 모양이네요. 저도 빨리 갯벌로 나가고 싶어요! 빨리요!”

    “하하, 서두르지 않아도 돼. 오늘은 하루 종일 갯벌 체험으로 시간을 보낼 테니까 말이야. 고운 백사장이 펼쳐진 해수욕장도 좋지만,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갯벌이 더 매력적이지!”

    제부도의 갯벌에서는 게나 고둥, 석화 등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11월 말까지는 제부도의 갯벌에서 바지락을 캘 수 있다고 하는데, 정말일까?

    “돌 틈마다 무언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어요. 저게 뭐지?” “가까이 다가가 보렴. 내가 어렸을 때에는 매일 송사리를 잡고 놀았는데 말이야.”

    “저는 이렇게 살아 움직이는 생물을 가까이에서 본 게 처음예요! 세상에, 고둥이네요! 정말로 살아서 움직이고 있어요! 우와, 이쪽에는 게가 있어요! 빨라서 잡기는 어렵겠는데요?”

    돌과 흙 아래로 재빠르게 숨어드는 게를 잡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게를 잡기 위해서는 특별한 비법이 필요할 것 같은데?

    “여기, 내가 석화를 하나 까 놨어. 이걸 게가 숨어 있는 돌 앞에 놓아보렴.” “석화? 굴을 말하는 것이로군요! 게한테 이 굴을 주는 건가요? 왠지 좀 아까운데… 아, 아기 게들이 돌 틈에서 기어 나와 굴을 맛보고 있어요! 아직은 많이 조심스러운 것 같아요.”

    “조금 더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렴. 게들이 곧 싱싱한 굴 맛에 반할 테니까.”

    조개잡이 체험을 하기 위해서는 호미와 맛소금을 준비해야 한다. 조개 구멍을 찾아내어 소금을 뿌리면 조개들이 모습을 드러낸다는데?

    “소금을 뿌리면 조개들이 구멍 밖으로 나온다고요? 그 이유가 궁금해요.”

    “갑자기 짠 맛을 보게 된 조개들이 갯벌에 바닷물이 들어온 것으로 착각을 하기 때문이야. 여기 조개 구멍이 있구나. 소금을 한 번 뿌려볼래?” “어디… 앗, 정말이네요! 조개가 구멍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요!”

    이렇게 채집한 고둥이며 게, 굴과 조개들을 양동이 안에 모아두면 작은 바다를 만들 수 있다. 집까지 데려오면 금방 죽어버리니, 돌아가는 길에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 줄 것.

    “애써 잡은 조개들인데 꼭 놓아주어야만 하는 건가요?”

    “당연하지. 이 조개들의 집은 바로 이곳이니까 말이야. 자연을 체험하러 왔으니, 자연을 배려하는 마음을 잊어서는 안 되겠지?” “제 생각이 짧았어요. 잠깐, 조금만 더 구경하고 금방 갯벌로 돌려보내 줄게요.”

    자연과의 만남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이 세상을 터전 삼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우리 뿐 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 일상에서의 행동 또한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갯벌 체험을 마친 뒤에는 제부도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둘러보고, 싱싱한 해산물을 맛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겠지요?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바다 냄새에 흠뻑 취해 보기도 하며 오감으로 느낀 바다는 아주 오랫동안 잊혀 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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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윽한 향, 술독에 빠지다

    그윽한 향, 술독에 빠지다

    지역경상북도 안동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그윽한 향, 술독에 빠지다

    • 프롤로그
    • 1.술 ‘酒’ 대신 소주 ‘酎’
    • 2.보는 맛도 일품
    • 3.술은 술다워야지!
    • 4. 75일간 정성을 빚다
    • 5.오로지 고집 하나로
    • 6.삶의 애환을 곁들여
    • 7.그윽한 향, 술독에 빠지다
    • 8.명주의 계보 잇는 안동 사람들
    • 에필로그

    그윽한 향, 술독에 빠지다

    - 경상북도 안동시 -

    얼굴은 거울에 비추고 마음은 술에 비춘다는 말이 있습니다. 술 문화는 그 나라의 정신문화를 반영합니다.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명사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전통주를 추천하며 우리 정신문화를 정의하곤 합니다. 일제에 맞선 의병투쟁에서 6월항쟁에 이르기까지 근현대 민족사 100년을 소설 <아리랑>과 <태백산맥> 그리고 <한강>으로 살려낸 작가 조정래는 “안동소주는 진짜다”라고 말했습니다. 안동소주에는 어떤 맛과 문화가 담겼기에 ‘진짜’라 하는 걸까요? 그 비밀을 파헤치는 것이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세 번 빚는 술이라는 의미에서 안동소주는 ‘酒’ 대신 ‘酎’자를 쓴다. 조선시대 궁중 진상품 목록에도 올랐던 안동 지방의 명주, 안동소주의 명성은 얼마나 대단할까?

    “안동소주가 유명해진 것은 이곳 특산품인 마 잎으로 향을 낸 독특한 누룩과 좋은 물을 들 수 있다죠?”

    “맞아요. 안동 개성 제주에 몽고군의 군사 주둔지가 들어섰고, 이후 이들 세 지방은 각기 소주의 명산지로 이름을 얻었는데 그 중에서도 안동지방 소주를 최고로 쳤어요.”

    안동소주와 안동 음식을 알고 싶다면 ‘안동소주전통음식박물관’으로 가보자. 무형문화재 겸 전통식품 명인인 조옥화 할머니가 사재를 들여 건립한 곳이라 의미가 더 깊다.

    “안동소주의 제조과정은 물론 술의 역사와 계보, 한국 무형문화재 민속주의 종류 및 안동소주 양조 과정과 의례 접대까지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있군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전통음식박물관에는 관혼상제의 상차림, 수라상에 주안상까지 각종 전통음식 재현해놓고 있죠.”

    조정래 작가가 안동소주를 좋아하는 이유는 일단 술이 독하기 때문이다. 마시기 전에는 고량주 같은 향취가 느껴지는데, 입안에 들어가면 목젖이 알알할 정도로 화끈하다.

    “웰빙시대여서 그런가, 요즘은 순한 술이 유행이던데, 안동소주는 고량주처럼 독하죠. 그렇더라도 빨리 취하지만 빨리 깨니까 마냥 독하다고 말할 수도 없을 것 같아요.”

    “전통소주도 다양한 도수의 술이 나오는데 안동소주는 알콜함량 45% 한 가지만 고집하고 있죠. 그 독한 맛에 담긴 원료가 바로 ‘전통’ 아닐까요?”

    박물관 옆 안동소주공장으로 가면 제조방법을 견학하러 방문객들 앞에서 기능보유자 조옥화 할머니가 아들, 며느리와 함께 쌀과 누룩으로 안동소주를 빚는 모습을 보여준다.

    “공장 지하 발효실에서 만드는데, 여기는 오직 나랑 우리 며느리만 들어갈 수 있어요.”“그렇다면 누룩과 지에밥을 어떻게 만들어 어떤 비율로 섞는지는 보기 어렵겠네요”

    “안동소주는 이제 우리 며느리한테 물어보면 되는데…. 혹시 알아? 알려줄지. 나는 아들보다 며느리가 든든해요.”

    시어머니의 소주 만드는 기술뿐 아니라 그의 삶도 닮으려고 한다는 며느리에게서 쉽게 범접할 수 없는 ‘고집’을 엿볼 수 있다.

    “장작불로 술을 빚을 때는 불 조절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요. 시집와서 술을 빚을 때 불 조절을 잘못하면 그동안 한 일이 다 허사가 돼 울기도 많이 울었죠.”

    “미세한 불길을 조절하면서 소중한 곡식을 사용해 빚는 술이 잘 되기를 바라고 바라던 그 정신은 옛 맛을 그대로 지키겠다는 안동소주만의 고집으로 이어져온 거로군요!“

    1997년 안동으로 내려와 민속주 안동소주 만들기의 맥을 잇는 이 며느리처럼 안동인들의 삶의 애환과 고집, 정성까지 고스란히 담기는 안동소주 제조 과정을 살펴보자.

    “안동소주는 예부터 조, 수수 등을 사용하지 않고 쌀로만 빚어냈어요. 지금도 그 술맛을 내기 위해 어떤 첨가물도 사용하지 않죠.”

    “그 덕에 ‘안동소주’가 전통주를 대표하는 술이 된 거 아니겠어요? 좋은 술이 계속 발전하려면 좋은 술 만들기가 지켜져야 하니까요.”

    ‘술도 음식이고 음식은 정성’이라는 안동소주. 그 말대로라면 안동소주는 제대로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캬~ 이 알싸한 맛. 그저 좋은 술 한 가지를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떠나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삶까지 녹아든 맛이네요.”

    “안동 출신의 한 여성 시인은 이 민속주의 멋과 맛을 이렇게 예찬했죠. 사나이 눈물같은, 피붙이의 통증 같은, 첫사랑의 격정 같은 약술‘이라고….”

    이곳 사람들 안동소주 누룩의 발효 특성에 관한 논문을 학회지에 발표하는 등 안동소주의 발전을 늘 고민하고 있었다.

    “안동소주 전래 과정 연그논문을 보니 안동소주의 유래를 1200년으로 재정립하셨더군요.”

    “전통궁중음식을 연구하는 것도 시어머니를 닮고 싶어요. 저희 시어머니의 평생 정성을 보면서 단순히 기술을 계승하는 것을 넘어 문헌적인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희석식 소주와 양주에 젖어있는 소비자들이 우리 쌀로 만든 옛 맛을 찾기 바라요.”

    안동소주는 전통방식을 고수해 100% 순수 우리 쌀로 만든 전통 증류식 소주입니다. 오래 둘수록 점점 풍미가 더해지니 천천히 조금씩 두고두고 마셔야 한다지만 그 은은한 향을 맡고 부드러운 풍미를 맛보면 어느새 한 병이 금새 바닥납니다. 이 술은 1,200년의 역사를 담고 있지만, 해방 이후부터는 술을 빚으며 시련과 애환을 고스란히 가슴으로 삭혀 온 명인의 ‘고집’까지 줄곧 담아 왔습니다. 조정래 작가가 안동소주에 반한 진짜 이유는 바로 ‘고집스런 맛’ 때문 아니었을까요? 여러분은 안동소주의 깊이를 어디까지 느끼고 돌아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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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은 황금을 따라서

    검은 황금을 따라서

    지역강원도 태백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검은 황금을 따라서

    • 프롤로그
    • 1.불을 품은 돌은 그야말로 검은 황금
    • 2.막장으로 간다
    • 3.꺼져버린 불씨가 되어버린 폐광마을, 철암
    • 4.희망을 불씨를 피우다
    • 5.태백석탄박물관
    • 6.연탄재 함부로 차지마라
    • 7.광부의 황금밥상
    • 8.노다지의 꿈
    • 에필로그

    검은 황금을 따라서

    - 강원도 태백시 -

    산업발달의 상징이었던 시대의 석탄은 그야말로 노다지가 따로 없었다. 검은 황금을 캐던 광부들은 힘든 줄도 모르고 더 깊고 어두운 막장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마치 꺼지지 않는 불처럼 활활 타오르다가 불이 꺼지고 식어버리자 타다 남은 재처럼 남겨진 곳이 탄광촌이 되어버렸다. 광부의 흔적은 검은 재로 덮여버리고 사람들은 하나둘 떠나버렸다.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하는 이번 미션은‘꺼져버린 탄광촌에서 살아남은 불씨를 찾고 돌아오라’입니다.

    인류에게 불은 기적과도 같았다. 1960년 경제개발 5개년의 산업발전으로 황금기를 이룬 태백은 검은 황금을 캐기 위한 사람들의 꿈으로 탄광도시를 이루었다.

    “급속도로 발전했던 산업의 중심에는 불을 품은 돌, 석탄이 있었단다. 할아버지가 청년이던 시절이었지. 할아버지와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은 모두 석탄을 캐기 위해 태백으로 몰려들었단다.”

    “그때는 석탄이 정말 보물선의 보물처럼 귀한 것이었었나 보네요.”

    검은 황금을 캐기 위해 부풀었던 꿈은 목숨을 내 맡길 만큼 간절했던가. 검은 기침 내 뿜으며 일하던 그들의 막장이 무너지며 그들의 억장도 함께 무너져 내렸다.

    “비속어로 흔히 쓰이는 말인데, 이곳에서도 ‘막장’이란 단어가 쓰였나 봐요! 신기하죠?”

    “시쳇말로 황당한 결말을 가진 드라마나 이야기를 그렇게 잘 못 쓰고 있지만, 원래 ‘막장’의 뜻은 이야기의 끝이나 이렇게 광부들이 일하는 일터를 막장이라고 했단다. 그래서 더 깊은 어두운 막장으로 간다는 뜻에서 잘못 파생된 것이라고 생각하면 쉬워.”

    시커멓게 쌓여버린 세월의 흔적이 ‘후’ 하고 불면 털어나가는 탄가루와 같을까? 마을 곳곳 검게 그을린 건물들이 화려했던 시절을 대신하고 있다.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만 같은 건물들이네요. 사람이 전혀 살지 않은 것 같은데요?”

    “여기 탄광촌은 석탄과 함께 마을의 흥망성쇠가 함께 했던 곳이란다. 1970~1980년대 까지는 어느 마을보다 사람이 북적였고 산업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지. 건물들이 빽빽하게 늘어선 것을 보면 마을에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모여 있었는지 알겠지?”

    수고 많았심더, 내일 보입시더. 그래, 자네도 살아 있느라 수고 많았네. - 퇴갱2 中

    “광부들의 삶이 한 눈에 그려지는 듯해요. 여기 꽤 감동적인 구절이 있어요. 할아버지 생각이 나는데요?”

    “그러니? 어디보자. 살아서 나왔다는 안도감에 하얀 이빨을 드러내고 웃는다. 광부들이 하루하루 얼마나 위험하고 고된 삶을 살았는지 느껴지는 구절이구나.”

    탄광갱도가 무너지고 아침에 본 햇살을 다시 볼 수 없다고 느낀 순간. 토끼 같은 자식들을 더 많이 안아줄걸, 혼자 아이를 키울 아내의 손을 한번만 잡아줄걸, 생각해본다.

    “이곳에서는 아까 우리가 지나온 광부들의 삶을 좀 더 실감나게 볼 수 있는 곳이란다. 인형으로 만들어 놓았는데도 꽤 생생하지?”

    “네, 아까 굉음을 내며 탄광이 무너지고 연기가 나는데 실제로 무너지는 줄 알고 심장이 철렁했어요. 실제 그 속에 있던 사람들은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쌓여있는 연탄만 보아도 추위가 싹 달아나며 마음까지 따뜻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저 시뻘겋게 타고나면 하얗게 식어버리고 마는 연탄재, 그 타오르던 불씨를 기억하자.

    “지금은 연탄을 쓰는 곳이 많지 않지만 옛날에는 대부분 연탄을 쌓아두고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냈단다. 연탄재가 다 타고남아 하얗게 재가 되고나면 한쪽에 쌓아두는데 동네 아이들과 그것을 차고 다니며 놀았지. "

    "그러면 할아버지는 연탄재를 함부로 차지 못하게 했단다. 광부들이 목숨 걸고 캔 피와 땀이자 목숨과도 같은 것이었으니까.”

    목에 낀 검은 탄가루를 씻어내는 데는 그저 돼지비계가 제일이다. 연탄재에 올린 돼지고기로 광부들은 검은 눈물과 시름을 남몰래 씻어 보낸다.

    “할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던 음식이 뭐였는지 기억나니?”

    “그럼요. 돼지비계찌개잖아요.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말씀해 주셨어요. 광부들은 목에 탄가루를 벗겨내기 위해 돼지고기를 먹어주어야 한다고요. 그러면 기침도 덜 나고 목도 한결 부드러워 진다고요. 돼지고기는 저도 참 좋아하는데. 할아버지를 닮아서 인가 봐요.”

    ‘한 밑천’챙기기 위해 혹은 그저 가족들과 굶지 않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그들은 어둡고 깜깜한 막장으로 들어갔다. 다시 나올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한 채.

    “탄광촌 사람들에게 석탄은 희망이었단다. 막장에서 나와 내리쬐는 햇빛을 보고 안도하는 것. 임금 받으면 그길로 자식들 입에 넣어줄 돼지고기 사들고 가는 것."

    "그야말로 꺼지지 않는 불꽃과 같았지. 어둡고 깜깜한 곳에 두려움과 무서움을 무릅쓰고 들어갈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 희망 그거 하나만 보고 말이야.”

    자신의 삶을 하얗게 불태우는 연탄재와 같은 삶을 살았던 광부들의 생생한 생활상에 가슴 한편이 저릿하게 아려옵니다. 검게 변해버린 동네를 두고 떠나버린 사람들과 깊고 깊은 막장에서 탄을 캐던 광부들은 검은 기침을 내뱉다 결국엔 폐병에 걸러 사르르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제는 잿더미의 흔적만 남은 탄광촌을 둘러보며 광부들의 삶을 바라보는 것, 그리고 그들의 삶에 잠시 고개를 숙이는 것, 그것이 꺼져가는 탄광촌에 다시금 자그마한 불씨가 피어오르는 시작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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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 도장, 눈 도장을 찍다

    발 도장, 눈 도장을 찍다

    지역부산광역시 사하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발 도장, 눈 도장을 찍다

    • 프롤로그
    • 1.모든 것이 예술인 마을
    • 2.물고기 모양이 모이고 모이면?
    • 3.이러다 메모리가 모자라겠어!
    • 4.안 삐뚤어지게 잘 찍어야지
    • 5.역사가 담긴 길
    • 6.추억의 목욕탕
    • 7.신비로운 조형물들
    • 8.모든 것을 내려다보다
    • 에필로그

    발 도장, 눈 도장을 찍다

    - 부산광역시 사하구 -

    이미 너무나도 유명해 별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것만 같은 부산 사하구의 ‘감천문화마을’입니다. 실제로 주민들이 살고 있는 이곳은,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다녀가며 눈 도장, 발 도장을 찍고 갑니다. 요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벽화마을 중,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이곳은 색다른 탐방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바로 ‘스탬프투어’인데요. 감천문화마을에는 8개의 스탬프 존이 있으니 어디 한 번 따라가 볼가요?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감천문화마을에 눈도장을 찍고 스탬프를 모두 찍어 돌아오라!’입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얼기설기 짜여진 모양의 바닥이 보인다. 마치 유럽의 길에 서 있는 듯 하다. 길마저도 독특한 예술이다.

    “마을 입구에 알록달록한 새 모형들이 주르륵 앉아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어요. 아! 깜짝이야, 새의 모습이 너무 특이해요!”

    “저기에 또 유명한 것이 있단다. 바지를 입고 있는 화분의 모습이 너무 웃기지 않니? 꼭 모델을 비유해 예술로 표현해 놓은 것 같구나.”

    마을을 따라 걷다보니 물고기 모양의 그림들이 군데군데 붙어있다. 물고기들이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을 안내해주는 이정표 이었나보다.

    “마을 곳곳에 특이하게 꾸며진 것들이 많아요. 전문가의 손길이 닿았다기보다는 투박한 멋이 재미있어요.”

    “마을 어르신들이 직접 만들어내신 작품들이라고 하는구나. 말 그대로 투박하지만 멋진 작품들을 찾아낼 때 마다 기분이 새롭구나.”

    마을 구석 하나하나를 모두 둘러보아도 비어있는 곳이 없다. 가득 들어찬 예술들을 마주하다보니 카메라를 든 손이 바쁠 정도로 찰칵찰칵 찍어댄다.

    “마을 전체가 알록달록, 동화 속 세상에 온 것 같아요. 게다가 순박하게 생긴 강아지들이 이 사이를 폴짝폴짝 뛰어다니니, 정말 정겹네요.”

    “전체를 채워놓은 색뿐만 아니라 군데군데 그려진 아이들의 모습도 너무 귀엽지 않니? 서로 망을 보고, 낙서를 하는 모습들이 꼭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아 좋구나.”

    누가 스탬프를 찍어줄 줄 알았다면 실망하게 될까? 벽에 매달린 도장에 파란 잉크를 찍어 꾹 하고 눌러본다. 지도에 하나 둘 채워져가는 스탬프에 괜히 뿌듯하다.

    “벽에 붙어있는 낙서판도 하나의 예술 같아요. 정갈하게 붙여진 나무판 위에 장난기 가득한 사람들의 낙서가 잘 어울려요.”

    “그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방법도 가지가지구나. 아, 이곳에 우리가 왔다고 발 도장을 찍고 갈까?”

    ‘미로미로 골목투어’라 쓰인 표지판을 따라 좁은 골목 계단길로 걷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미로 같은 골목에 다닥다닥 붙은 집들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좁을 골목길과 많이 낡은 계단이 곳곳의 그림과 참 잘 어울려요. 벽화마을 이라 해서 꼭 화려한 그림이 그려질 필요는 없다는 것을 가잘 잘 표현한 곳인 것 같아요.”

    “벽뿐만 아니라 계단에도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것 알고 있니? 다시금 되돌아 올라가면서 그 그림들을 찾아보는 것을 어떨까?”

    감천문화마을에서 제일 명물로 손꼽히는 곳이 바로 감내어울터이다. 이곳에 들어서면 꾸벅꾸벅 졸고 있는 주인아주머니와 제일 먼저 마주친다.

    “목욕탕 건물이 멋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했네요. 이제는 이 정겨운 목욕탕에서 씻을 수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말이에요.”

    “웃음을 자아내는 아주머니와 할아버지 모형을 보고 나가지 않으면 아쉽단다. 게다가 이곳을 찾는 이유는 따로 있단다. 옥상으로 올라가자.”

    사진을 세워놓은 줄 알았는데, 마을 전경을 일일이 그려놓은 판이었다. 사람의 형태로 그려 잘라 배경과 어우러진 모습에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이 마을은 프로젝트 마을이란다. 그래서인지 산동네를 살리기 위해 신경 써서 그려낸 벽화와 조형물들이 가득한 것이란다.”

    “그런데 아쉽게도 빈집이 많이 있다고 해요. 그런데 아쉬울 것도 없이 빈집만을 둘러보는 코스도 있다고 하던데, 왜 그런 것일 까요?”

    용두산이 한 눈에 보이는 곳, 그리고 멀리에서 뱃고동 소리가 들리는 듯한 부산항 까지 볼 수 있다. 이 전망을 보려면 어디로 가야할까?

    “드디어 스탬프 코스의 마지막이네요. 이곳에서 마지막 스탬프를 찍으면 드디어 완성이에요!”

    “주민이 거주하던 방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서, 이 곳 여행을 마무리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이란다.”

    부산 사하구의 감천문화마을의 스탬프투어는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스탬프를 모두 받아 마지막 하늘마루에 이르면, 기념이 될 만한 것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놓치지 않고 돌아보아야겠죠? 아픈 시대를 배경으로 추억이 켜켜이 쌓여 생겨난 마을이지만, 이곳의 사람들은 그 상처를 행복한 삶으로 바꾸려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 노력은 실망하지 않을 만큼 화려하고 정다운 모습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들의 생활을 위해 오후 6시 이후에는 개방하지 않는다고 하니, 얼른 들렸다가 오자 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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