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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정호수 가는 길

    산정호수 가는 길

    지역경기도 포천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산정호수 가는 길

    • 프롤로그
    • 1.가을에 가장 아름다운 산
    • 2.울음산
    • 3.신선의 옷자락
    • 4.용이 날아오른 자리
    • 5.은백색 물결이 출렁이네
    • 6.일 년 뒤에 다시 만나!
    • 7.용서와 화해를 구하는 절
    • 8.산 속의 우물
    • 에필로그

    산정호수 가는 길

    - 경기도 포천시 -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도,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도 좋지만 호수에는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출렁이지도, 흐르지도 않고 그저 그 자리에서 조용히 빛나고 있는 호수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층 더 맑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니 말입니다. 포천에는 국민 관광지로 지정된 호수, 산정호수가 있습니다. 산정 호수 한화 콘도가 관광지 입구에 있으며, 눈썰매장과 스케이트장도 즐길 수 있으니 여정에 즐거움을 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오늘의 특별한 미션, ‘명성산을 둘러보고 산정호수에 도착하라!’

    산자락에 끼고 있는 산정호수가 그 운치를 더해주는 명성산. 가을이 되면 유독 명성산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가을하면 역시 단풍이지. 명성산도 혹시 단풍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산 아닐까?”

    “하하, 물론 단풍도 아름답지. 하지만 명성산은 단풍보다는 억새로 더 유명한 산이야. 가을이 되면 이곳에서 억새꽃 축제가 열리기도 하지. 지금도 억새밭이 아주 아름다울 걸?” “산 속의 억새라니, 생각만 해도 멋져!”

    명성산의 또 다른 이름, ‘울음산’. 이 이름에는 왕건과 궁예의 일화가 서려 있다고 하는데, 이 산에서 목 놓아 운 이는 둘 중에 누구일까?

    “음… 둘 중에 한 명을 고르라면 역시 궁예가 아닐까? 궁예는 왕건에게 패하여 산으로 도망쳤다고 들었어. 그 산이 혹시 이곳이니?”

    “맞아. 명성산에는 궁예의 이름을 딴 궁예봉과 궁예왕굴, 왕건의 군사가 오는 것을 망보았던 망두봉이 있지. 궁예는 패한 것이 분하여 이 산에서 목 놓아 울었다고 해.”

    등산로에 들어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선폭포를 만날 수 있다. 飛仙, 날아오르는 신선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폭포가 그려내는 모습을 감상해 보자.

    “폭포의 모양새가 아주 특이한데? 절벽 위에서 물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커다란 바위를 타고 흘러내리고 있어. 물이 바위의 능선을 따라 흐르며 그리는 곡선이 아주 아름다워.”

    “마치 바위가 물로 만든 얇은 옷을 둘러 입고 있는 것 같지 않니? 신선의 옷자락 같아. 나는 명성산의 억새 다음으로 이 비선폭포를 좋아해.”

    명성산에서 만날 수 있는 두 번째 폭포, 등룡폭포. 비선폭포와 마찬가지로 그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폭포 위쪽에서 아래의 소를 내려다보면 아찔해지기도 한다.

    “이 폭포는 비선폭포에 비해 경사가 급한 편이네? 커다란 바윗덩이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폭포가 신기해. 떨어지는 물의 양에 비해 그 아래의 소가 깊고 큰 것 같아.”

    “여기서 피어난 물안개를 타고 용이 승천한다고 하여 등룡폭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고 해. 겨울이 되면 이 물이 얼어붙는데, 그게 또 승천하는 용의 모습 같기도 하고 말이야.”

    곧 만나게 될 산정호수의 조용하고 푸른 물결도 아름답지만, 명성산 억새밭의 발랄한 은백색 물결도 놓칠 수 없다. 지나는 이들의 발걸음을 붙잡는 이 풍경을 감상해 볼까?

    “마치 배 위에서 햇살이 쏟아져 내리는 바다를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저 한가운데에 뛰어들면 아주 폭신폭신할 것 같기도 하고 말이야. 이런 풍경은 처음 봐!”

    “아마 명성산의 언덕을 가득 메우고 있는 은백색의 억새를 한 번 본 사람들은 이듬해 가을만 되면 명성산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릴 걸?”

    팔각정 즈음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1년 후에 받는 편지를 전해주는 빨간 우체통이 있다. 그 옆의 명성산 표지석이 어우러지니, 포토존으로 안성맞춤!

    “이 우체통에 편지를 넣으면 1년 후에 받을 수 있는 거야?” “맞아. 명성산의 숨은 명소이기도 하지. 이 우체통에 서로에게 쓴 편지를 넣고 일 년이 지나면, 일 년 전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해 볼 수 있는 거야.”

    “정말 로맨틱해! 다음에 올 때에는 꼭 편지를 준비하자. 서로에게 쓰는 편지를 말이야.”

    명성산에 위치한 절, 자인사. 명성(鳴聲)산이라는 이름은 궁예의 울음소리 때문에 붙여진 것이지만, 이 절 터에는 왕건의 이야기가 얽혀 있다는데 이 이야기도 들어볼까?

    “명성산을 등지고 있는 모습이 천하명당이구나! 마치 산 속에 지어진 작은 궁궐 같아.”

    “왕건이 궁예의 명을 받아 후백제를 치러 갈 때 이곳에서 산제를 지냈대. 그래서 왕건은 고려를 건국했을 때 이곳에 작은 암자를 지었다는데, 세월이 지나며 암자는 사라지고 그 터에 왕건과 궁예의 악연을 풀고 용서와 화해를 구한다는 뜻의 자인(慈仁)사가 생긴 거야.”

    명성산의 아름다운 두 폭포와 억새밭을 감상하고, 왕건과 궁예의 이야기까지 모두 들었다면 이제는 산정호수를 만날 시간이다. 산 속의 우물을 만나보자.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도심에서는 만날 수 없는 진짜 호수구나.” “우리가 건너고 있는 이 나무다리는 부력을 이용하여 호수 위에 띄워 놓은 것이기 때문에 보트가 지나가면 흔들리는 다리야. 신기하지 않니?”

    “물살과 함께 흔들릴 수 있는 곳이구나. 이런 호수를 품은 명성산이 부러워.”

    명성산과 산정호수를 한 번에 둘러보는 것은 결코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실상 명성산에 와서 산정호수를 잊고 돌아가는 사람도, 산정호수에 와서 명성산을 둘러보지 않고 가는 사람도 드뭅니다. 여행자들을 포천으로 이끄는 것은 어쩌면 명성산과 억새밭, 그리고 산정호수와 자인사가 지어내는 아름다운 화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명성산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 가을. 가을 여행지를 고민하고 계시다면 이번에는 포천의 명소, 명성산과 산정호수로 발걸음을 옮겨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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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발견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발견

    지역경기도 하남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발견

    • 프롤로그
    • 1.물을 찾아 가자!
    • 2.여름이 아니어도 좋아.
    • 3.자전거를 타자!
    • 4.호수 한 바퀴
    • 5.소소한 일상이라면 빠질 수 없지.
    • 6.오랜만에 심부름
    • 7.돌아가는 길목
    • 8.노을 지는 호수
    • 에필로그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발견

    - 경기도 하남시 -

    경기 중동부에 위치한 도시, 하남시. 북한강과 남한강의 합류지점이 있는 하남은 그 이름에도 물(河)을 포함하고 있으며, 한강이 이 도시를 감싸고 흐르고 있기에 아름다운 위례길이 조성되어 있는 곳이랍니다. 물의 도시 하남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은 바로 미사리 일대입니다. 미사리는 원래 한강에 있는 섬이었으나, 이곳에 조정경기장이 만들어지며 육지와 연결되었지요. 물길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면 일상에서의 느껴지는 소소한 행복들을 만끽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드리는 <트래블아이> 오늘의 미션, ‘미사리에서 마음의 여유를 되찾아라!’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은 순간순간 지나치기가 쉽다. 하지만 마음에 한 스푼의 여유만 있다면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는 일도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

    “미사리를 가자고? 대낮부터 무슨 카페촌 갈 일 있어?”

    “미사리 카페촌도 좋지만 오늘은 그냥 물길 따라 걷고 자전거도 타려고 해. 물길을 따라 걸으면 어쩐지 스트레스도 풀리고 멀리 여행을 다녀온 것도 아닌데 괜스레 마음에 여유도 좀 생기는 것 같잖아.”

    1988년도 서울 올림픽 때 만들어진 미사리 조정경기장은 아주 특별한 경관을 자랑한다. 경기를 위해 만들어진 2km가 넘는 직사각형의 인공 호수를 감상해 보자.

    “인공 호수에 가 본 적은 많지만, 이런 인공 호수는 처음이야! 반듯한 호수가 마치 물이 닦아놓은 길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어. 호숫가를 거니는 사람들도 많은데?”

    “본래의 목적은 경기장이지만, 조정 경기라는 것이 그렇게 자주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휴양지로 더 각광받고 있는 것이야. 바람도 시원하고, 경치도 아주 좋지?”

    조정경기장을 따라 조성되어 있는 5km 구간의 하이킹 코스는 조정경기장의 큰 자랑거리다. 하이킹을 위해 조정경기장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데?

    “가족 단위로 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다양한 종류의 자전거가 준비되어 있었어. 일반적인 이륜자전거에서부터 6인용 자전거까지! 가족 휴양지로서의 면모를 잘 갖추었네.”

    “이렇게 2인용 자전거를 타는 것도 처음인 것 같아.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정말 시원하지 않니? 마음도 편안해지고, 낭만적이기도 해.”

    자전거 도로를 따라 달리고 있으면 다양한 풍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뛰어노는 아이들, 아름다운 호수와 조경수, 꽃들, 그리고 조형물들…

    “자전거를 타고 달리니 호수의 풍경이 한층 더 눈에 잘 들어오는 것 같아. 조용하면서도 활기찬 것이, 나도 이 호수를 닮고 싶다는 생각도 드네.”

    “곳곳에 설치 미술 조형물들이 서 있으니 심심하지 않아서 좋아. 자신도 모르는 새에 작품들의 의미에 대해 고민해 보면서 생각도 점점 깊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니?”

    소소한 일상이 피어나는 곳이라면 재래시장이 빠질 수 없다. 삶의 한 가운데에서 고된지 모르고 생계를 꾸려나가는 이들에게서 행복을 찾아본다.

    “바로 집에 가는 것 아니었어?” “아니, 오랜만에 재래시장에 좀 들리려고. 어렸을 때 엄마랑 종종 와본 적이 있는데 근래에는 한 번도 와 본적이 없어서.”

    “마트가 자리 잡은 이후로 재래시장에 와 본적이 없는 것 같긴 하다. 어떻게 변했을까?”

    문득 엄마에게 오늘 저녁 찬거리로 무슨 재료가 필요하냐고 물어본다. 뜬금없어 하지만 어쩐지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랄까?

    “어렸을 때랑 크게 변한 것은 없는 것 같아. 음, 오랜만에 엄마 대신 장을 좀 봐가야겠다. 어렸을 때 이후로 심부름은 안 해봤는데, 어쩐지 오늘은 심부름도 기분이 좋은걸?”

    “그럼 나도 심부름 좀 해야겠다. 별 것 아닌 일에도 어쩐지 뿌듯한 마음이 드는 데? 이것이야 말로 소소한 행복인가?”

    자전거를 끌고 돌아가는 길목에 머무는 석양이 아름답다.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해가 저물고 있어. 이제 집으로 돌아가자.”

    “응, 좀 걸으며 가는 게 어때? 노을이 머무는 이 시간을 좀 더 바라보고 싶어. 호숫가에도 지금처럼 노을이 내려앉았겠다. 시간의 변화도 이렇게 자세히 바라보니 정말 아름다운 순간이었구나. 난 왜 이제야 알았을까.”

    노을과 함께 보는 호수는 낮에 보는 호수보다 훨씬 더 잔잔하고도 강렬하다. 잠시 노을 지는 호수의 모습을 감상해 보자.

    “물결이 황금빛에서 붉은빛으로 바뀌어가고 있어. 멀리서 보는 호수와 가까이서 보는 호수의 모습도 정말 다른 것 같아. 하늘의 빛깔로 반짝이는 잔물결을 보고 있으니, 내 마음도 물에 함께 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어.”

    “호수 가에 앉아 말없이 수면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야.”

    <트래블아이>와 함께 미사리 한 바퀴를 돌아보는 동안 마음이 한껏 여유로워졌을 것 같습니다. 한 때 하남을 대표하는 이색 명소였던 미사리 카페촌은 이제 음식점들이 모여 있는 외식 명소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넓은 조정경기장과 생태공원을 둘러보며 지쳤다면, 이곳에서 휴식을 취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추억과 낭만이 서려 있는 곳, 그리고 마음이 편안해 지는 곳 미사리. 아날로그 감성에 젖어보고 싶은 날에는 미사리를 찾아 힐링해 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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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물꼬물, 살아있는 자연

    꼬물꼬물, 살아있는 자연

    지역경기도 화성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꼬물꼬물, 살아있는 자연

    • 프롤로그
    • 1.열려라, 물길아!
    • 2.바다 위를 걷다
    • 3.바다 앞에서
    • 4.갯벌로 가자
    • 5.돌 틈마다 보물이!
    • 6.게를 잡자
    • 7.손바닥 위의 자연
    • 8.작은 바다를 만들자
    • 에필로그

    꼬물꼬물, 살아있는 자연

    - 경기도 화성시 -

    어린 시절에는 집 밖으로 나서기만 하면 언제든 살아있는 자연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산이며 들, 냇가로 쏘다니기만 하면 작은 곤충이나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지요. 그런데 우리가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그런 호시절이 다 지나버리고, 이제는 문을 열면 잘 정비된 도로와 아파트가 즐비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곤 합니다. 다시 한 번 자연과 어우러져 놀아 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면, 이번 미션에 주목해 주세요.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이번 미션은 ‘제부도에서 자연을 만지고 오라!’입니다.

    하루에 단 두 번, 썰물에만 바닷길이 열리는 신비의 섬 제부도. 물길이 열리는 시간을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가면 섬에 갇힐 수도 있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섬이 바로 저 앞에 보이는데 왜 앞의 차들이 움직이지 않는 거예요?” “아직 바닷길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요즘에는 열 시에서 열한 시 사이에 바닷길이 열린다고 하니까, 조금만 기다리면 길이 열릴 거야.”

    “도로까지 바다에 잠겨 있는 거군요! 바다에 잠겨 있던 길을 간다니 정말 신기해요!”

    제부도에 도착하면 오른쪽, 빨간 등대가 보이는 길로 걷는 것을 추천한다. 이 길을 따라가면 해안산책로에 닿을 수 있는데, 이곳의 풍경이 아주 특별하다고 한다.

    “이 길은 언제 와도 기분이 좋구나. 발밑으로 파도가 넘실거리는 모습이 멋지지 않니? 꼭 바다 위를 걷고 있는 것 같잖아. 밤에 가로등이 켜지면 운치가 더해진단다.”

    “바닷바람에 기분이 좋아져요. 아, 안내도에도 그려져 있던 소라 모양 조형물이네요! 바다에 왔으니 소라 안에서 사진을 한 번 찍어야겠어요!”

    제부도 갯벌 체험장에서는 호미와 장화를 대여해 주니 이 점을 참고해 두자. 해안산책로가 끝나는 지점부터 해수욕장이 이어지니 마음의 준비를 할 기회!

    “해안산책로를 걸어 올 때까지만 해도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바닷물에 발을 담가 보니 이제야 실감이 나요! 항상 텔레비전으로만 보던 바다였는데, 역시 직접 와 보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이것 보세요! 제가 주운 조개껍데기예요. 참 예쁘죠?”

    “어디, 오늘 살아있는 조개도 잡을 수 있는지 지켜보겠어!”

    점심 즈음이 되면 바닷물이 저 멀리까지 밀려나가 갯벌이 드러난다. 갯벌 체험을 하러 온 사람들이 하나둘씩 바다로 나서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와, 저 아이가 들고 있는 그물망을 좀 보세요. 뭔가 가득히 담겨 있는데, 벌써 조개랑 게를 잡은 모양이네요. 저도 빨리 갯벌로 나가고 싶어요! 빨리요!”

    “하하, 서두르지 않아도 돼. 오늘은 하루 종일 갯벌 체험으로 시간을 보낼 테니까 말이야. 고운 백사장이 펼쳐진 해수욕장도 좋지만,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갯벌이 더 매력적이지!”

    제부도의 갯벌에서는 게나 고둥, 석화 등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11월 말까지는 제부도의 갯벌에서 바지락을 캘 수 있다고 하는데, 정말일까?

    “돌 틈마다 무언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어요. 저게 뭐지?” “가까이 다가가 보렴. 내가 어렸을 때에는 매일 송사리를 잡고 놀았는데 말이야.”

    “저는 이렇게 살아 움직이는 생물을 가까이에서 본 게 처음예요! 세상에, 고둥이네요! 정말로 살아서 움직이고 있어요! 우와, 이쪽에는 게가 있어요! 빨라서 잡기는 어렵겠는데요?”

    돌과 흙 아래로 재빠르게 숨어드는 게를 잡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게를 잡기 위해서는 특별한 비법이 필요할 것 같은데?

    “여기, 내가 석화를 하나 까 놨어. 이걸 게가 숨어 있는 돌 앞에 놓아보렴.” “석화? 굴을 말하는 것이로군요! 게한테 이 굴을 주는 건가요? 왠지 좀 아까운데… 아, 아기 게들이 돌 틈에서 기어 나와 굴을 맛보고 있어요! 아직은 많이 조심스러운 것 같아요.”

    “조금 더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렴. 게들이 곧 싱싱한 굴 맛에 반할 테니까.”

    조개잡이 체험을 하기 위해서는 호미와 맛소금을 준비해야 한다. 조개 구멍을 찾아내어 소금을 뿌리면 조개들이 모습을 드러낸다는데?

    “소금을 뿌리면 조개들이 구멍 밖으로 나온다고요? 그 이유가 궁금해요.”

    “갑자기 짠 맛을 보게 된 조개들이 갯벌에 바닷물이 들어온 것으로 착각을 하기 때문이야. 여기 조개 구멍이 있구나. 소금을 한 번 뿌려볼래?” “어디… 앗, 정말이네요! 조개가 구멍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요!”

    이렇게 채집한 고둥이며 게, 굴과 조개들을 양동이 안에 모아두면 작은 바다를 만들 수 있다. 집까지 데려오면 금방 죽어버리니, 돌아가는 길에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 줄 것.

    “애써 잡은 조개들인데 꼭 놓아주어야만 하는 건가요?”

    “당연하지. 이 조개들의 집은 바로 이곳이니까 말이야. 자연을 체험하러 왔으니, 자연을 배려하는 마음을 잊어서는 안 되겠지?” “제 생각이 짧았어요. 잠깐, 조금만 더 구경하고 금방 갯벌로 돌려보내 줄게요.”

    자연과의 만남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이 세상을 터전 삼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우리 뿐 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 일상에서의 행동 또한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갯벌 체험을 마친 뒤에는 제부도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둘러보고, 싱싱한 해산물을 맛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겠지요?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바다 냄새에 흠뻑 취해 보기도 하며 오감으로 느낀 바다는 아주 오랫동안 잊혀 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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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녀노소 누구나 즐거운 맛, 초당순두부

    남녀노소 누구나 즐거운 맛, 초당순두부

    지역강원도 강릉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남녀노소 누구나 즐거운 맛, 초당순두부

    • 프롤로그
    • 1.이름부터 남다른 초당마을
    • 2.하얗고 말랑한 게 담백하기까지
    • 3.비법 없이 별미가 되겠어?
    • 4.왠지 심심할 것 같다면
    • 5.곱절의 시간과 정성
    • 6.청정바다의 향 머금은 시장
    • 7.원조를 만나다
    • 8.또 하나의 즐거움
    • 에필로그

    남녀노소 누구나 즐거운 맛, 초당순두부

    - 강원도 강릉시 -

    강릉으로의 여행을 준비하다보면 갈 곳도 많고 볼 것도 많아 하루가 아쉽기만 합니다. 율곡이이 선생의 발자취가 담긴 오죽헌부터 정동진 소나무까지, 배낭하나 걸쳐 메고 발 빠르게 돌아다니다보면 어김없이 배꼽시계가 울려댑니다. 부드럽고 고소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긴다는 순두부지만, 강릉의 초당순두부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기대를 품게 하는 메뉴입니다. 강릉 순두부가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 ‘초당순두부만의 특별한 매력을 찾아라.’

    강릉의 순두부는 항상 초당순두부라고 불린다. 초당마을에 들어서면 초당순두부 식당이 즐비한데 초당마을에서 초당순두부 이름의 특별함을 알 수 있을까?

    “역시 초당마을답게 마을 입구부터 순두부 식당이 늘어서 있네! 허균, 허난설헌 남매의 이름도 자주 보이는 걸 보니, 초당이라는 단어와 무슨 관계가 있는 것 같아.”

    “맞아. 초당은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의 부친 허엽의 호(號)로 마을이름을 허엽의 호를 따서 초당마을이라고 부르게 되었대.”

    보통 순두부찌개를 생각하면 고추기름으로 하여 칼칼하고 부드럽게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초당순두부는 하얗고 말랑하며 후루룩 떠먹는 담백함까지 갖추고 있다.

    “한쪽에는 칼칼한 전골류로 다른 한쪽에는 말간 순두부를 주문하니 다양한 순두부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것 같아.”

    “초당순두부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이렇게 담백하고 말캉말캉한 순두부를 후루룩 떠먹는 게 최고지.”

    대박 맛집이라고 하면 어딜 가나 특별한 비법이 있기 마련. 강릉 초당순두부도 맛을 내는 특별한 비법 하나쯤은 있겠지?

    “초당순두부가 특별한 이유가 단연 마을 이름 때문만은 아닐 텐데, 역시 주방 아주머니만 알고 계신 비법이 따로 있을까?”

    “초당순두부는 콩을 갈아 간수가 아닌 바닷물로 응고시켜 만든 것으로 유래되었다고 해. 그래서 더욱 부드럽고 따로 간을 맞추지 않아도 싱겁지 않고 담백한 거야.”

    초당순두부는 몽글몽글하고 따뜻한 순두부를 자랑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부담이 없다. 그런데 왠지 심심할 것 같다면? 걱정할 것 없다.

    “몽글몽글한 순두부의 본연의 맛을 느끼다가 조금 심심한 것 같다면 된장에 절인 고추나 비지에 무를 썰어 만든 비지장을 비벼먹으면 한 그릇 뚝딱이겠어.”

    “맞아, 또 양이 꽤 많이 나와서 순두부 한 그릇만 먹어도 배가 든든하지. 우리처럼 여행 중에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더 없이 든든한 곳이야.”

    두부를 만드는 과정은 꽤 단순해 보이지만 맛을 제대로 내기 위해서는 곱절의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법. 특히 이들의 콩 농사에 들이는 정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할머니들이 두부를 만든 사연은 오히려 담백하지. 할아버지가 콩 농사를 지었는데, 이 콩은 팔아도 남는 게 별로 없었다지.”

    “그래서 콩 대신 두부를 만들어 인근 강릉 시장에 내다 팔아 자식들 장가도 보내고, 이렇게 초당순두부 맛 좋다고 입소문도 나면서 식당도 차리셨으니까.”

    순두부마을 인근에는 지역특산물을 맛보고 즐길 수 있는 시장들이 즐비하다. 차로 15분, 강릉대로에서 옥가로로 접어들면 깨끗하고 신선한 해물을 만나볼 수 있다.

    “강릉중앙시장은 이 지역 대표 재래시장이야. 환경개선 사업을 통해 새로운 상가의 모습은 전통시장의 풍미를 잃은 것 같지만, 지하 어판장은 신선도와 청결 면에서 전국적으로 이름난 시장이 됐다지?”

    “청결한 어시장의 본보기가 되고 있구나. 동해안에서 갓잡아온 어물들이 더욱 신선해보여!”

    처음 한동안은 그리 유명하지 않았으나 지금의 이곳 강릉중앙시장에 좌판을 펼치고 두부를 파는 할머니의 이야기가 전파를 타면서 이제 장안의 명물로 등극해 있다고.

    “여기야말로 초당순두부의 탄생지가 아닐까? 30년대부터 여기서 할머니가 장사해오셨지.” “맞아. 먹고살기가 어려웠던 시절 여기에 좌판을 꾸리시고 바닷물로 두부를 만든 일화는 참 유명하지.”

    “염분 때문에 굳이 간을 할 필요가 없으니. 그게 이곳 두부의 고소한 맛의 비결이 아닐까?”

    초당순두부마을에서 다시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강릉을 찾는 여행객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경포대해수욕장과 그 일대의 활어횟집이 금방이다.

    “바닷가에 즐비하게 늘어선 횟집들만 생각하고 왔는데, 회센터들이 중앙시장만큼이나 이렇게 잘 정돈되어져 있구나. 아! 그거 알아? 맛있는 커피 집은 죄다 강릉에 있다는 소문.”

    “그래? 그럼 일단 여기서 싱싱한 회 맛부터 좀 보자! 망둥어, 광어, 우럭 등 뭘 시켜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긴 시간과 정성을 들이는 과정부터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내는 것까지 초당순두부는 참 느린 음식입니다. 그래서 초당마을 사람들은 아침 일찍 따끈한 두부 한 모를 올리기 위해 부지런하게 움직이지요. 하루아침에 전통과 특별함이 쌓이는 것이 아닌 것처럼 성실하고 사람냄새 나는 따뜻한 사람들의 하루하루가 쌓여 지금의 초당순두부가 만들어 진 것이 아닐까요? 웰빙바람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강릉중앙시장과 경포대 먹거리에도 파고들었습니다. 초당순두부가 몰고 온 건강한 맛, 여러분은 어디까지 경험해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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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물로 얼룩진 곳에 평화가 깃들길

    눈물로 얼룩진 곳에 평화가 깃들길

    지역강원도 고성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20-06-25 호감도

    눈물로 얼룩진 곳에 평화가 깃들길

    • 프롤로그
    • 1.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
    • 2.두려움이 가시지 않은 공간
    • 3.전쟁이 휩쓸고 간 자리에 남은 흉터
    • 4.평화의 나무를 마음속에 심어볼까?
    • 5.손이 닿을 듯 말듯
    • 6.너와 내가 다르지 않음을
    • 7.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 8.통일1번지
    • 에필로그

    눈물로 얼룩진 곳에 평화가 깃들길

    - 강원도 고성군 -

    총성이 멎은 자리에는 여전히 회색빛 얼룩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눈물로도 씻을 수 없는 통한의 아픔이 가슴 한편을 저릿하게 만들고 단단히 못 박힌 마음들은 굵은 쇳덩이로 서로를 겨냥하기에 바빴습니다. 전쟁이라는 단어가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요즘, 6.25 그 시련의 역사 속에 신음하던 지난날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부르짖던 마음을 생각하며 <트래블아이>가 제안하는 오늘의 미션‘안보관광 속에서 평화의 씨앗심기’

    동족상잔의 가슴 아픈 비극이 서린 이곳. 여전히 삼엄한 경계와 안보교육을 통해 냉전중임을 실감할 수 있다.

    “총성은 멎었지만 아직도 경계가 삼엄하네요. 그래도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전쟁과 안보에 관심을 갖는다는 하나의 증거겠지요?”

    “그래.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안보교육을 통해 전쟁에 대한 현실과 나라 안보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도 평화 통일을 기원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단다.”

    6.25전쟁체험관, DMZ박물관, 통일전망대 등은 유일한 분단국가의 현실을 보여주고 전쟁 발발 전후의 모습을 극명하게 제시한다. 그곳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은?

    “어렸을 때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도 부르고 통일이라는 주제로 글짓기도 했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그런지 이곳이 우리나라 사람에겐 참 남다른 공간인 것 같아요.”

    “그래 맞아. 휴전선을 사이로 남북이 갈라져 있는 분단의 아픔과 전쟁이 남긴 상처와 비극을 좀 더 자세하고 깊게 느낄 수 있단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 후 이산가족 발생, 가난에 허덕이는 사람들, 불구가 된 가장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조용히 고개를 숙인다.

    “단지 사진으로만 보는 것인데도 당시의 긴장감이 생생하게 전해지는 것 같아요.”

    “전쟁은 어린아이부터 청년들까지 빗겨가지 않고 참혹함을 가져다주었어. 기념관에 들어서면 당시 군 생활과 민통선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생활을 인형으로 재현한 모습도 생생하게 볼 수 있단다.”

    서로가 마주보고 환하게 웃는 그날을 바라본다. 서로에게 겨누었던 가시 박힌 마음은 이제 거두고 그곳을 서로의 손으로 어루만져 볼 날을 바라고 또 바라본다.

    “나무에 종이로 된 나뭇잎들이 많이 달려있어요. 자세히 보니 무슨 문구가 적혀있네요."

    "이건 평화를 기원하는 사람들이 키우는 나무란다. 각자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한 글자 정성스레 적어놓은 거지. 문구는 달라도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은 모두 같을 거란다. 여기에 평화의 씨앗을 심어보렴."

    날이 좋으면 통일전망대에서 북한 땅을 자세히 바라볼 수 있다. 손이 닿을 듯 말 듯한 고향땅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염원이 산봉우리 사이사이마다 새겨져있다.

    “뭐가 보이니? 저기 산봉우리 하나만 넘어가면 바로 북한군 초소가 보인다는 구나. 북한 사람들이 보이니?”

    “북한 사람들은 보이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라도 고향땅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에 큰 위안을 가지고 돌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찡해요.”

    북한 주민들의 생활용품이 전시되어있다. 우리와 별 다를 것이 없는 생활용품을 전시관으로 바라보는 것이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룡성콜라, 개성소주 등 북한물품들을 직접 보니까 신기해요! 그러고 보면 북한 사람들도 우리랑 크게 다르지 않나봐요. 전 북한사람들이라고 하면 멀게만 느껴졌었거든요.”

    “그럼, 다르지 않고말고. 이렇게 서로를 알아가면서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이 바로 평화의 씨앗의 한 단계 자라나는 결과가 아닐까?”

    어릴 적 감자 고구마를 캐며 실개천에서 멱을 감던 그곳, 정지용의 시에서처럼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자신이 살던 고향 땅을 눈앞에 두고도 밟지 못하며 두고 온 가족들 생각에 가슴에 피멍이 들도록 주먹으로 내리쳤을 이산가족들을 생각하면 통일이 절실한 것 같아요.”

    “그렇지? 그 무엇보다도 가족들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제일 가슴 아프구나. 한 할아버지께선 죽기 전에 고향땅 한 번 밟아보고 죽는 것이 소원이라며 눈물을 훔치시더구나.”

    고성이야말로 분단의 아픔이 가장 크게 서려있는 곳이라 하겠다. 남북이 갈라진 것 도 모자라 도까지 갈려 분단군으로 불리고 있으니 말이다.

    “고성과 분단은 참 떼려야 뗄 수가 없는 단어란다. 그래서 더욱 평화와 통일을 희망하는 곳이기도 하지.”

    “회색빛으로 물든 이곳도 많은 사람들의 평화의 씨앗으로 점점 밝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죠?”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군 생활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면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만큼 전쟁과 휴전은 우리와 동떨어진 먼 이야기가 아닌 현실임을 자각해야 할 때이지요. 정전 60주년을 맞이한 올해. 모두 나라의 안보와 평화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트래블아이>가 제안한‘안보관광 속에서 평화의 씨앗심기’가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여러분의 마음과 함께 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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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인의 걸음걸이를 닮은 추암으로 가라

    미인의 걸음걸이를 닮은 추암으로 가라

    지역강원도 동해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미인의 걸음걸이를 닮은 추암으로 가라

    • 프롤로그
    • 1.뻥 뚫린 도로만큼 내 속도 뻥 뚫리게
    • 2.깎아지른 절벽사이로 세상 시름 실어 보내리
    • 3.미인의 걸음걸이가 얼마나 아름답기에?
    • 4.추암으로 가라
    • 5.적막하기까지 한 어둠, 그리고
    • 6.작심삼일이면 또 어떤가!
    • 7.찰나의 순간은 영원하리
    • 8.가벼운 걸음으로
    • 에필로그

    미인의 걸음걸이를 닮은 추암으로 가라

    - 강원도 동해시 -

    바다를 보면 가슴이 뻥 뚫린다고들 합니다. 아마도 부서지는 파도와 아슬아슬한 절벽 사이로 비치는 절경 때문일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동해는 일출의 아름다움이 피어나는 곳으로 미인의 걸음걸이처럼 아름답다는 능파대와 애국가 첫 소절에 등장하는 촛대바위에 걸리는 해돋이는 동해 8경 중 1경으로 꼽힐 만큼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촛대바위 사이로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바라보며 새로운 각오를 다지곤 합니다.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가슴이 답답할 땐 추암으로 가라’입니다.

    시원하게 뚫린 4차선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저 멀리서 갈매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시원한 바닷바람은 멀리서 온 사람들에게도 큰 보상이 된다.

    ‘얼마를 달렸을까? 낭만가도를 달리다 보니 해풍이 불어옴이 느껴진다. 아마 목적지가 멀지 않았음을 말해주는 것일 터. "

    " 3시간을 꼬박 달려왔음에도 전혀 피곤하지 않음은 귓가에 맴도는 쏴아쏴아 소리와 끼룩끼룩 갈매기 울음소리 때문일 것이다. 반가운 마음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남한산성의 정동방(正東方)에 위치한 추암해변. 크고 작은 바위섬들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왔을까?

    ‘연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많은 사람들의 저마다의 사연들이 피어올라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쩐지 크고 작은 바위섬이 외로워 보이지는 않는다."

    "시원한 파도소리에 한숨 한번 실어 보내면 마음속 작은 응어리가 씻겨내려 간 듯 조금은 가볍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절로 힐링이 되는 이곳에서 만난 할아버지의 말씀으로는 조선 세조 때 강원도 제찰사로 있던 한명회가 처음 ‘능파대’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사뿐사뿐 소리가 나지 않되 가벼워 보이지 않아야 하며 진중하고 올 곧은 걸음걸이는 사람의 성품이 닮아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미인의 걸음걸이지. 암, 그렇고말고.”

    “경치가 아름답긴 한데 왜 미인의 걸음걸이에 표현을 했을까요?” “보고 또 봐도 돌아서서 다시 보고 싶은 발걸음과 같은 고고함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아름다운 추암절벽. 대한민국 곳곳에 해돋이 명소가 있겠지만 어디 이곳만 할까?

    ‘처음 온 곳인데도 불구하고 왠지 낯설지 않은 느낌이 든다. 아마 우리에게 익숙한 장면 때문이 아닐까? 애국가 첫 소절에 배경화면으로 등장하는 촛대바위 때문일 것이다. "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아있는 촛대바위 사이로 붉은 기운을 가득 품은 태양은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가슴을 벅차게 만든다.’

    언제나 그렇듯 동이 터 오르기 바로 직전의 순간은 가장 어두운 법.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기 까지 한 그 순간에 사람들은 일제히 숨을 죽인다.

    “해돋이 시간이 다 되었는데 아직도 캄캄해요.” “원래 동이 터 오르기 직전엔 어둑어둑 하지. 그러다가 금세 환해질 것이니 조금만 기다려 보게.”

    “어, 보인다! 보여요. 붉은 빛.”

    연말 그리고 새해가 되면 어김없이 지키지도 못할 계획들을 세우기 마련이다. 그래서 작심삼일이라고 하던가? 그러면 또 어떤가, 그 순간의 가슴 벅참을 기억하면 그뿐이지.

    “무슨 다짐을 했는지 물어봐도 되겠나?” “음, 저는 내려놓는 법을 배우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다짐했어요.”

    “사람들은 모두 어떤 계획이나 목표로 가득 채우고자 하는데 어째서 비우고자 하는가?” “무엇을 채우려거든 우선 그 그릇이 깨끗하게 비워져야 하기 때문이지요.”

    순간은 언제나 영원하지 않다. 눈 깜박할 순간이라고 표현하리만큼 짧고 강렬하다. 그래서 일까? 찰나의 순간은 언제나 마음속에 영원할 것이다.

    “금세 주위가 환해졌어요.” “해돋이라는 게 원래 그렇지 않나. 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그 강렬한 기억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 법이지. 그래서 사람들이 해마다 이곳을 찾는 게 아니겠나?”

    “그런 것 같아요. 왠지 숙연해지기도 하는데요?”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추암의 바위들이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일까? 계절이 변하고 시간이 지나도 언제나 이곳은 이 모습 그대로 아름다울 것이다.

    ‘단지 바닷바람 맡으며 해돋이를 바라보았을 뿐인데 어쩐지 발걸음이 한층 가벼워 진 듯하다.'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의 마음과 돌아가는 지금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건만 기분 좋은 변화가 조금씩 느껴진다. 아마 이것이 추암이 선물하는 신비로운 선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름다운 절경을 바라볼 때면 ‘그림 같다’라는 말을 절로 하게 됩니다. 한 폭의 수려한 그림과도 같은 동해의 비경들은 이곳을 찾은 사람들을 웃음 짓게 만들고 때로는 말없이 위로의 손을 내밀기도 합니다. 해돋이를 바라보며 여러 가지 계획들을 세우고 다짐들을 늘어놓았다면 가끔은 가슴속에 가득 담아왔던 사연들을 내려놓고 마음 한 편을 조금만 비워보는 건 어떨까요? 시원한 바닷바람에 뻥 뚫린 가슴을 붉은 기운 가득 품은 일출이 벅참으로 가득 메워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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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원을 말해봐

    소원을 말해봐

    지역강원도 삼척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소원을 말해봐

    • 프롤로그
    • 1.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 2.새 시대가 열렸네, 그 기쁨을 나누세
    • 3.3만3천명의 소망
    • 4.소망을 엿볼까?
    • 5. 타임캡슐
    • 6.소망의 문에 들어서면
    • 7.종을 세 번 치고 소원을 말해봐
    • 8.믿거나 말거나
    • 에필로그

    소원을 말해봐

    - 강원도 삼척시 -

    우리나라 사람들은 둥근 달을 보거나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 마음속에 담아왔던 소원을 빌곤 합니다. 그래서 새해가 밝으면 가족의 안녕을 빌기도 하고 한 해의 계획을 다짐하며 저마다 소원을 풀어놓습니다. 떠오르는 일출이 아름답고 게다가 소원까지 들어준다는 삼척으로의 여행은 탁 트인 동해바다를 끼고 달리는 새천년해안유원지의 ‘소망의 탑’에서 소원을 빌 수 있는 연말연시 최적의 장소입니다.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소원을 말해봐!’입니다.

    넓게 펼쳐진 새천년해안도로는 최고의 드라이브코스로도 손꼽힌다. 탁 트인 동해바다를 달리며 마음속 근심을 내려놓고 그 자리에 새로운 소망을 채워 넣는다.

    “동해안 절경을 여기보다 더 잘 볼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주니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은데?”

    “탁 트인 동해바다를 끼고 달리는 4km의 새천년도로는 달리면 가슴에 품고 있던 고민이나 근심이 바닷바람에 씻겨 날아갈 수 있을 거야. 이곳에서 보는 일출도 아름답다는데?”

    1999에서 2000으로 바뀌며 밀레니엄이라는 새로운 한 세기가 시작됐다. 단순히 1년이 흘렀다고 보기에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소망이 한 곳에 뿌려졌다.

    “새천년이라니, 1년 동안 새천년이 정말 오는지 몇 번이고 되새겨 봤는데, 아마 그 당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그랬을걸!”

    “맞아, 나도 그때 기억나. 그땐 사람들이 다른 때 보다 더 많은 소원을 빌었던 것 같아. 그래서 이곳 새천년해안도로와 소망의 탑이 더 의미 있는 것이 아닐까?”

    끝이 맞닿은 탑신은 소원을 비는 손 모양을 하고 있다. 탑 몸체에는 3만 3천명의 소원이 담긴 돌들이 차곡차곡 모여져 있다. 탑 층마다 담긴 의미가 다 다르다던데?

    “잘 보면 단마다 소원이 조금씩 달라. 1단은 영원한 사랑을 기약하는 신혼부부의 소원이 2단은 시험 잘 보게 해달라는 귀여운 메시지가, 3단은 미래의 꿈나무인 어린이들의 소망이 각각 적혀있는 것 같은데? "

    "작은 돌들 사이로 글을 새겨 넣은 사람들의 마음들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 소망과 소망이 맞닿아 더 큰 소망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아.”

    ‘우리 가족 건강하게, 내 꿈을 이루게 해주세요.’ ‘2주년 결혼기념일, 앞으로도 행복하게~’

    “돌탑에 새겨진 소망들이 비슷비슷 한 것 같으면서도 조금씩 다르다. 조금만 더 엿볼까?”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기도 하고 꿈을 이루게 해달라는 소망도 보이는 것 같아.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영원히 지내는 것. 어쩌면 평범하고 소박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어떻게 보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기도 해. 마음으로 이 소망들에 축복을 빌어보자.”

    한 세기 전의 모습을 추억할 수 있도록 돌탑 아래에는 타임캡슐이 묻혀 있다고 한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시간이 머무는 공간에는 어떤 소망이 깃들어 있을까?

    “옛날에 봤던 영화가 생각난다. 소나무 아래에서 서로를 추억하기 위한 타임캡슐을 묻었었지. 그땐 타임캡슐 묻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었는데.”

    “타임캡슐 한번쯤 안 묻어본 사람이 있었을까? 한 세기 전의 자료들이 묻혀 있다니 느낌이 좀 남다른 것 같아.”

    태양이 원형으로 비추며 소망의 문으로 가득 찰 때 비로소 소망이 이루어진다는 신비의 문으로 들어선다. 영험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은데?

    “소망의 문에 들어서니 왠지 마법에 걸린 사람처럼 기분이 이상해. 많은 사람들의 소망에 둘러싸여 있어서 그럴까?”

    “그래?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출도 꽤 낭만적이라고 하던데, 소망의 문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어떤 느낌일까?”

    소망의 문에서 동해의 일출을 바라보며 종을 세 번 치고 소원을 기도하면 소망이 이루어진다는 신비의 종이다. 자, 소원을 빌어볼까?

    “우리도 소망을 빌고 가봐야겠지? 자. 일단 종을 세 번 치고, 소원을 기도할게.”

    “무슨 소원 빌었어? 무슨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아?” “아직은 모르겠는데? 그런데 왠지 기분이 좋은 것이 정말로 이루어 질 것 같은데?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는 비밀이야!”

    소원을 비는 모든 이들의 소망이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어디 그렇겠는가? 그거 그 순간의 간절한 마음이 모여 빛을 발하는 것이겠지.

    “그런데 정말 이곳에서 소원을 말한다고 소원이 이루어질까?”

    “물론 믿거나 말거나 아니겠어? 그래도 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모인다면 특별한 기적이 이루어지지는 않을까? 간절한 마음들이 이렇게 단단하게 모여 있으니까 말이야. 기분 좋은 바람과 이글거리는 태양, 그리고 간절함이 맞닿았을 때 일어나는 작은 기적 같은 것!”

    새천년이 열리는 2000년을 기념해 조성된 새천년해안도로에서 탁 트인 동해바다의 해안절경을 즐길 수 있는 삼척. 많은 이들의 소망이 담긴 소망의 탑에 가지런히 자신의 소망을 얹어두고 오는 길은 잊지 못할 여행이 되지 않을까요? 좋은 기가 모여 있다는 소망의 탑은 지리적 의미보다 저마다 다른 소망이 모여 있지만 그 바라는 마음의 간절함이 모여 좋은 기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음속 간절히 바라는 무언가가 있다면 시원한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소원을 말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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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바이마을의 가을동화

    아바이마을의 가을동화

    지역강원도 속초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hotmark

    아바이마을의 가을동화

    • 프롤로그
    • 1.아바이? 청호동?
    • 2.가슴 아픈 이야기의 서막
    • 3.추억을 나르는 갯배
    • 4.이야기는 국경도 넘나든다
    • 5.아바이 순대 한 접시
    • 6.‘이제나 돌아갈까 저제나 돌아갈까’
    • 7.눈물이 마른자리에 피어나는 새살
    • 8.이야기의 끝
    • 에필로그

    아바이마을의 가을동화

    - 강원도 속초시 -

    멀리서부터 풍겨오는 속초의 바다냄새는 다른 곳보다 진합니다. 파도가 부서지며 만들어내는 바닷바람은 바다에서 세월을 보낸 어부들의 진한 세월의 냄새가 더해져서겠지요. 속초의 이곳저곳 소소하고 소담하게 피어나는 이야기들이 많지만 실향민들이 눈물 젖은 지난날을 뒤로하고 새롭게 자신들의 가을동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아바이마을의 이야기에 귀가 솔깃합니다.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아바이마을에서 들려오는 가을동화의 뒷부분을 완성해보자!’

    아바이마을은 속초시 청호동의 다른 이름이다.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아바이마을로 알려져서 일까? 청호동이라는 동네 이름이 어쩐지 낯설다.

    “기사님, 아바이마을로 가주세요.”

    “오늘은 청호동 가는 사람들이 많네. 역시 청호동이 인기가 많구만. 원래 거기가 사람이 살지 않던 백사장이었는데 수복 이후 피난민들이 거주하면서 마을이 만들어 진거에요. 아바이마을 이라는 이름도 함경도 사투리를 따서 만들어진 것이고.”

    처음 이곳에 정착한 거주민들은 고향을 그리워하며 속 시원히 울지도 못했을 것이다. 전쟁이 휩쓸고 간 자리에라도 살아야겠기에 그들은 마음을 단단히 먹었을 것이다.

    “아바이 마을이 실향민들의 거주지였다는 건 처음 알았어요. 그저 드라마 촬영지로만 알고 있었는데. 괜스레 마음이 먹먹해지네요.”

    “70년대 이전까지 이곳 사람들은 사람 허리 높이의 땅을 파고 창문과 출입구만 보이는 토굴 같은 집을 짓고 살았어. 해일에 밀려나가지 않기 위해서였지.”

    단돈 200원이면 드라마에서 준서와 은서가 가슴 아프게 스쳐지나가던 갯배를 탈 수 있다. 이곳에서 저마다 동화 한편씩 만들고 간다.

    “다 도착했네. 갯배는 꼭 타보고 가. 그게 별거 아닌 것 같아도 거기서 다들 드라마 한 편씩은 찍고 가더라고. 누가 알아? 거기서 비련의 여주인공이 신데렐라가 되어서 돌아올지."

    "아참, 갯배 타고선 움직일 때까지 가만히 있지 말고 쇠줄을 잡아 당겨 배도 직접 한번 끌고 가봐. 멀지 않으니까.”

    시골의 한 부둣가를 연상시키는 마을의 풍경에 조금은 낯선 언어가 들린다.

    가을동화를 타고 이곳을 찾았다고 하니 아바이마을이야 말로 한류동네로구나.

    “이야. 갯배를 타러 온 외국인들도 많이 보이네. 확실히 한류열풍이 맞긴 맞나보다. 갯배를 직접 끌기도 하고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이름을 딴 가게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국내 관광객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을 보니 아바이마을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분명해.”

    이곳에서 아바이순대 한 접시 안 먹고 돌아가면 섭섭하다. 실향민들의 텅 빈 마음을 순대 속으로 꼭꼭 채워넣듯 통통한 순대 한 접시로 빈속과 허전한 마음을 달래본다.

    “여기 오징어순대는 서비스에요 서비스. 혼자 온 것 같아 먹어보라고. 통통하니 맛있다고. 돼지 대창 속에 선지, 찹쌀, 우거지, 숙주를 넣고 버무려 속을 채워 만든 거라 아주 통통하고 맛나지. 오징어순대는 말 그대로 오징어가 대창 역할을 하는 것이고.”

    “사람들이 아바이순대, 아바이순대하던데 역시나 정말 맛있어요.”

    통일 하나만을 바라보고 애절한 삶을 악착같이 버텨온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마을. 이곳에 왔다면 울부짖으며 버텨온 그들의 삶에 좀 더 귀를 기울여본다.

    “전쟁은 모든 것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것 같다.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하는지 왜 고향땅에 돌아갈 수 없는지 왜 부모를 잃고 무너져야하는지 그들도 그들의 상황을 따져 물을 곳이 없었을 것이다."

    ‘내일이면 돌아가겠지. 모레면 돌아가겠지’하고 머문 것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을 보면.”

    상처가 아물고 나면 흉터나 남겠지만 새살이 돋는다. 흉터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세월에 묻혀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실향민들의 애환을 엿볼 차례다.

    “여기 팔작 기와로 만들어진 것이 평양집. 저기 초가지붕 보이지? 저것이 황해도 집이야."

    “그럼 저기 똬리집이라고 쓰여 있는 저 집은 무슨 집이에요?” “저게 바로 개성집이야. 집집마다 구조며 생활공간들이 다 다르게 만들어져 있으니 천천히 둘러봐.”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는 법. 하지만 마지막 페이지가 나오기 전까지 이야기의 끝이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실향민들이 만들어 나가는 가을동화 그 이야기의 끝은?

    “어! 기사님. 또 이렇게 뵙네요.” “다 둘러보고 가는가? 다시 보니 반갑네. 많은 것들 담아갔으면 좋겠어. 좋은 추억으로 말이야.”

    “충분히 그럴 것 같아요. 그것도 아주 행복한 기억으로요.”

    누군가 청호동 마을에 가 본적이 있냐고 물으면 그 냄새를 맡은 적이 있다고 말할 것이고 작은 갯배를 타고 들어간 마을에서 따뜻한 아바이 순대를 먹고 왔다고 이야기 할 것입니다. 누군가 아바이마을에 가 본적이 있냐고 물으면 슬픔으로 시작한 이야기가 희미하게 번지는 웃음으로 퍼져 언제나 언제나 행복한 기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이야기 할 것입니다. 실향민들의 가을동화에서 이제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곳, 속초. 여러분들은 이곳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고 오고 싶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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