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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려 있는데도 아무도 들러가지 않은 듯 길 위의 낙엽이 유독 쓸쓸해 보인다.
눈앞에 펼쳐진 삶의 염증이 곪아 견디기 힘들어질 때가 있다. 끝내 그리워질 수밖에 없도록 멀리 떠나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하천 위에 난 작은 다리 위로 한가로이 자전거 한 대가 지나간다. 저쪽에서 이쪽으로, 다리가 있으니 건널 수밖에 없다는 듯.
해에게서 흘러나온 물길이 눈앞을 휘돌아 흐른다. 이렇게 고즈넉한 풍경 앞에서 무엇이 더 필요할까.
영글어가는 계절, 알지 못하는 빛깔로 움터오른 것이 있었다. 손을 대지 못하고 그저, 들여다 본다.
소나무 사이로 줄줄이 들어선 비석의 글자를 보려면 거리를 좁혀 허리를 숙일 것.
그 날이 머지 않았다. 그리 믿으며 희망을 외치던 이들의 이름 석자. 빛이 가득한 이곳에서 영원히 기억되리라.
빛이 그리는 선명함이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빛을 가리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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