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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고 있을까. 작고 흐린 것은 눈길 주는 이가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자갈길 걸으니 자박자박 저들끼리 소란스럽다. 그 어떤 고요도 이곳에 스며들지 못할 것 같다.
문을 살짝 열자 맛있는 냄새가 전신을 감싼다. 허기의 종류 만큼 다양한 모양의 빵들이 진열대 위에 놓여 있다.
투박하고 또 투박하다. 어떤 수식어를 붙여야 조금이라도 보드라워질 수 있을까.
하나의 조각상이 나오기 위해서 필요한 시간은 깎여 나간 저 껍질의 수와 같지 않을까.
화분 안의 꽃은 탐스럽고 화려해서 절로 눈이 가지만 어디에서나 볼 수 있기에 들꽃을 바라볼 때 더욱 설렌다.
고이 접어 줄에 매단 천이 공민왕의 애절함과 같을까. 천이 늘어나는 이유는 도망칠 곳이 이곳밖에 없기 때문일까.
약간의 경사인데도 몸을 가누기가 어렵다. 시선에 균열이 가자 어디에 발을 내딛어야 할지 망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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