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음식정보 전통시장 여행지추천 지역축제 테마여행

오른쪽으로 이동왼쪽으로 이동

등록순 호감도순
  • 구슬픈 소리가 들려오는 곳

    지역충청북도 충주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지역호감도

    구슬픈 소리가 들려오는 곳

    • 이미지명
      시원한 물길과 함께 우륵의 청량한 가야금소리가 들려온다.
      시원한 물길과 함께 우륵의 청량한 가야금소리가 들려온다.
    • 이미지명
      명승 제42호로 지정된 탄금대
      명승 제42호로 지정된 탄금대
    • 이미지명
      탄금대만큼이나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충주호.
      탄금대만큼이나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충주호.
    이미지명 이미지명 이미지명
    편집국 사진편집국
    충북 충주시 호감도
    오늘도 입단속 철저히 하거라. 
    상궁마마님의 낮고 지엄한 목소리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이곳은 말 한마디도 새어나갈 수 없는 지밀이다. 나는 지밀나인 중 하나로 나이가 가장 어리다. 
    문과 문 사이를 두고 나오는 말소리. 상궁마마님들이 하는 이야기. 왕후와 상궁이 나누는 이야기. 그리고 생과방이나 소주방에서 새어나오는 잡다한 이야기 등이 떠도는 곳, 비밀이 만들어지나 절대 새어나가지 못하는 곳 중 하나가 된 곳이다. 
    
    “월이 너 그 이야기 들었니?”
    “또 무슨 이야기? 도대체 이런 이야기들은 어떻게 떠도는 것인지 모르겠구나. 전하께서 궐에 이야기꾼이라도 들였단 거냐?”
    “쉿, 마마님께서 입조심 하란 말 못 들었어? 전하라는 단어도 입에 함부로 올리지 못 하는거 모르니?”
    “답답해서 그래. 답답해서. 떠돌아다니는 이야기는 많은데 도무지 말할 곳이 없잖아. 그나저나 아까 하려던 이야기는 무어냐?”
    “아, 그게. 전하께서 사모하는 여인이 있는데 그 여인을 위해 매일 밤 가야금을 탄다고 하더구나.”
    “뭐? 중전마마 말고 사모하는 여인이 따로 있다고?”
    “쉿, 목소리 좀 낮춰. 네 덕에 제 명에 못 죽겠다. 왜 가락국에서 온 악성 우륵이라는 자 있지? 그 자가 가야금을 잘 탄다고 하더구나. 그래서 그 자를 통해 노래를 전한다나 뭐라나.”
    
    “게 거기서 무엇을 속닥거리는 것이냐?”
    참모의 불호령이었다. 
    “아 아닙니다. 그저 잡언이었습니다.”
    “입 함부로 놀렸다가는 다들 알지? 쓸데없는 말 흘리지 말고 일이나 해야 할게야.”
    
    가야금이라. 우륵이라는 자를 통해 노래를 띠운다. 전하께서 꽤나 로맨틱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했다. 어쩐지 가야금에서 참으로 기묘한 소리가 난다고 생각했다. 그저 기교가 좋아서가 아니었다. 튕기고 뜯는 그 음정 하나하나에 무언가 있었어.
    드르륵 문이 열렸다. 지밀나인 두 명과 김상궁과 조내관만이 동행하여 우륵을 만나러 간다는 명이 있었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오전에 생과방에서 나눈 이야기 때문이었다.
    입을 함부로 놀릴 수 없었던 월야는 입을 꾹 다물고 김상궁의 뒤만 바짝 쫒았다. 
    
    구슬픈 소리가 울려 퍼졌다. 전하께서는 꽤나 흡족한 미소를 보였다. 눈을 감으시고는 구슬픈 가락에 귀를 기울였다. 흐음 하고 전하의 입에서는 작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우륵이라는 자가 전하의 심정을 너무 잘 꾀고 있었던 것일까. 노랫가락에 온 신경을 쏟느라 숨 한 번 크게 쉴 수 없었고 침도 함부로 삼킬 수가 없었다. 고개를 빳빳이 들 수도 없었기 때문에 좀 더 가락에 집중할 수 있었다.
    확실히 궐 안에 있는 악사들과는 다른 음색이었다. 무언가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 오전에 생과방에서 있었던 이야기가 거짓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여인을 위해 올리는 곡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스쳤다. 
    아. 하마터면 감탄사를 입 밖으로 내뱉을 뻔했다. 
    
    처소로 돌아온 뒤 날이 밝고 나인들 몇 명이 소주방에 모여 있었다. 
    “얘, 너 어제 우륵이라는 자의 가야금 가락 들었다며? 어때? 정말 전하께서 여인을 위해 띄우는 가락이더냐?”
    “글쎄요. 저는 모릅니다. 그저 가락만 들은 것이었지요.”
    “얘가, 자세히 좀 말해봐.”
    “정말이어요. 가락이 구슬프고 또 구슬펐지요. 그것이 여인을 위함인지 나라를 위함인지는 모르겠어요.”
    “아이 재미없어. 됐다 얘, 가봐.”
    
    언젠가 전하의 용안을 뵙는 날. 전하의 마음이 잘 전달되었을 것이라 말씀드려야 겠다는 것뿐이었다.
    											
    알아보기
    닫기
  • 그 이름 강남

    지역서울특별시 강남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지역호감도
  • 움집

    지역서울특별시 강동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지역호감도
  • 하늘, 풀 그리고 바람

    지역서울특별시 강북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지역호감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페이지 ...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