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스러운 사찰
- 전라남도 구례군 -
전라남도 구례에는 높지도, 험하지도 않은 고즈넉한 ‘오산’이 있습니다. 자라모양을 닮아있다고 하는 오산은, 험한 산길은 아니지만 켜켜이 쌓인 숲과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경관을 배경으로 ‘수도하기 좋은 곳’으로 이름이 나 있다고 합니다. 그 곳에 자리한 절벽 한 가운데, 오산의 가장 높은 곳에는 아슬아슬 버티고 선 사찰 하나가 있습니다. 그 사찰에는 전설과 신비로움이 가득하다고 하는데요!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비밀스럽게 자리한 부처님을 찾아라!’입니다.
오산을 올려다보면 그리 높지 않은 모양새가 가벼운 산보를 나서고 싶게 만든다. 사실 그 높이가 그리 나지막한 산은 아닌데 말이다.
“전남 구례는 이곳의 사람들 보다 타지에서부터 온 사람들이 잘 산다는 전설이 있다고 해. 그것이 다 이 오산과 관련되어있다면 믿어져?”
“맞아. 주인으로 불리는 봉성산보다 객산인 이 오산이 더 높은 봉우리를 가지고 있으니, 객식구가 더 잘산다는 전설이 있을 법도 해!”
오산을 끝까지 올라서야 만나게 된 사찰, ‘사성암’. 절벽에 위태하게 매달린 모습이 꼭 산과 하나가 된 듯, 그저 경이롭다.
“절벽 속에 자리 잡은 사찰이 하나 있어. 건물이 무너지지 않도록 아래에서 받쳐놓은 기둥옆에 서 보면, 그 규모를 알 수 있을까?”
“하지만 절벽과 이루어진 조화가 경북 구미에 있는 비슷한 사찰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아. 물론 웅장함에서도 그렇고!”
깎아지른 듯한 절벽, 그 흔한 나무계단 하나 없는 저 높은 절에 오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멀리서 바라본 사성암은 그저 막막하다.
“사성함에 가려면, 돌계단을 올라야 해. 이렇게 숨어있는 돌계단을 찾지 못하면 멀리서부터 포기하고 돌아설 지도 모르겠어!”
“절벽의 경관을 헤치기는커녕, 담쟁이 넝쿨들이 잘 어울린 모습이 참 인상적이야. 모든 것이 자연과 하나가 된 사찰이구나!”
사성암의 앞마당에 오르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켜켜이 쌓인 기와. 기와 한 장 한 장에 소망을 담아 쌓인 모습이 조금 특이한데?
“기와 하나하나에 적힌 사람들의 소원이 참 정겨워. 그리고 기와를 쌓아 놓은 모양새가 꼭 구름을 산수화로 그려놓은 것 같아.”
“검고 둥근 기와를 얼기설기 엮어 놓았으니, 그렇게 느낄 만도 해. 조금 뒤로 물러서서보면 그 모습을 더 잘 볼 수 있을 거야.”
소망이 적힌 기와에 살짝이 몸을 기대보았다. 구름에 올라선 듯 몸이 가벼워진다. 아마도 새하얗게 펼쳐진 운해를 맞이해서 일까?
“와! 바다보다도 더 멋진 절경이 펼쳐지는 걸?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도 보이지 않을 만큼 빽빽이 들어찬 구름이야!”
“그러게, 하지만 날씨에 따라서 이 절경을 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미리미리 알아보고 오는 것이 좋겠어!”
사성암 곳곳에는 비밀스럽게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이가 있다. 투박한 듯, 또 섬세한 그의 얼굴을 찾아볼까?
“이 절에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불상이 있다고 하던데? 에이, 섬세한 장인의 손길을 거쳐야하는 불상이 어떻게 자연적으로 생기겠어!”
“정말이야! 부처의 얼굴을 한 그 바위를 찾아내면 소원이 이루어진데! 사람들은 그 바위를 소원바위라고 부른다니, 얼른 찾아봐!”
산신각 옆, 절벽과 아찔하게 맞닿은 기와의 끝자락! 그곳에도 부처의 얼굴이 숨어있다. 이 사찰의 터는 부처님의 은덕이 가득한 곳인가 보다.
“절벽이 둘러 싼 신선각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화려함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그런데 저 옆길은 무엇이지?”
“도선굴로 가는 길을 말하는구나? 도선굴은 도선국사가 참선을 했다는 전설을 따라 지은 이름이야. 서늘한 바람이 부는 저곳에 무엇이 있을지, 보러갈까?”
사성암에는 작고 소박한 불상 네 개가 모셔져있다. 어디에서나 볼 법한 커다랗고 인자함 가득한 부처의 모습을 볼 수 없다니, 어떻게 된 것일까?
“네 개의 불상 뒤편에 자리한 마애여래입상이 보여? 음각으로 새겨진 신기한 불상이야. 저 불상에도 전설이 있다고 해. 손톱으로 저 입상을 새겼다고 하는데,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
“이곳의 불상들이 작고 아기자기 한 것은, 가운데 자리한 마애여래입상이 본전불이기 때문이라고 해.”
모든 것이 경이로운 곳입니다. 사찰이 자리한 절벽도, 위에서 하늘을 내려다 볼 수 있다는 것도. 또 자연 속 부처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 까지. 이 곳 사성암은 수려한 절경과 함께 끝없이 이어져 내려오는 전설들로 볼 것도, 들을 것도 많은 곳이 아닐까 합니다. 이곳의 자연 불상을 발견해 그의 얼굴을 보면, 모든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던데, 여러분도 오산을 올라 만나는 사성암에서 그의 얼굴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절벽에 위치한 아찔한 경관과 구름위에 선 쾌감이 모든 것을 잊을 듯 자극적이기는 하지만요!
김수영 시인이 풀처럼 누운 그곳엔
- 서울특별시 도봉구 -
‘풀이 눕는다 /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 도봉을 두고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각별한 저항정신이 아직 살아 있다 말할 수 있는 건, 현대문학의 거장 故 김수영 시인의 발자취가 방학동에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문학관에서 시작해 원당공원에 이르는 ‘김수영 거리’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데, 이 길에는 오랜 명맥을 이어온 특별한 뭔가가 있다고 합니다. 도대체 뭘까요? <트래블아이>의 오늘 미션은 바로 ‘김수영 시인이 풀처럼 누운 그곳에서 바로 그 특별함을 만나라!‘입니다.
연산군 묘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한 아파트단지 안에는 주민들이 영물로 떠받든다는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다. 뭔가 범상찮은 기운의 이 나무, 찬찬히 살펴보자.
“키가 10m는 더 돼 보이지? 이 자리를 얼마나 지키고 서 있었던 걸까?” “글쎄? 모르긴 몰라도, 오랜 기간 이곳을 지나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햇살을 통해 그대로 비추어주는 듯해. 이 고풍스러운 자태, 정말 멋져.”
“한때 아파트와 오른편 빌라에 막혀 뿌리, 가지가 뻗지 못해 나무색깔이 변하기도 했다지.”
이 고목은 예부터 나무에 빌면 아들을 낳게 해주는 신령수로 통하는 신통방통한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어떤 이야기일까?
“나라에 좋지 않은 일이 있으면 가지에 불이 붙었다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직전에도 갑자기 불이 났대. 믿겨지니?”
“믿기도 힘들지만 그렇다고 믿지 않을 수도 없고. 아래로 처지는 저 가지가 바로 아들을 점지해주는 기운이 있다는데. 어쨌든 이 지역 명물인 건 분명해.”
이 영험한 나무에도 시련은 닥친다. 1990년대 주변에 아파트 대단지와 빌라촌이 들어서면서 생육에 지장을 받게 된 것인데? 당시를 회상해보자.
“처진 나뭇가지에 지지대를 세우고 병충해 부위를 도려내는 수술도 4차례나 받았어. 도봉구는 주민들의 청원을 받아들여 나뭇가지를 가로막던 빌라 2동의 12가구를 매입해 철거도 마쳤지.”
“나무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지역이 모두 하나로 똘똘 뭉친 거구나! 정말 대단해.”
사실 이 고목은 가뭄 때 마르지 않고 혹한에도 얼지 않아 수맥을 이룰 수 있었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이재 이곳의 두 번째 특별함이 정체를 드러낼 순간이 온 것 같은데?
“여기가 바로 연산군묘야. 여기서 왼편에 보면 600년 전부터 식수로 사용한 우물이 있어.” “와! 이번에는 600년이야?”
“그래. ‘원당샘’이라는 우물인데, 800년이 넘는 세월에도 은행나무가 건강할 수 있었던 비결도 바로 이 우물의 수맥이 이어진 덕분이라는 거야.”
수백 년간 방학동 사람들의 생활용수로 사용됐던 원당샘물은 건강에 좋기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시중 생수와 비교해 어떤 면에서 뛰어난 걸까?
“일단 맛만 봐서는 여느 생수 맛이랑 다른 점은 못 느끼겠는데?”
“미네랄 함유량이 훨씬 높다는데, 맛으로 그 차이가 느껴지겠어? 미네랄 함량은 칼슘과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 등 성분으로 측정하는데, 마그네슘은 물에 녹아 있는 경우 특히 인체에 쉽게 흡수되지. 충분한 양의 미네랄을 섭취하면 어디에 좋은지 알고 있니?”
원당샘 주변은 역사문화 탐방에도 제격이라는 자연친화적인 원당샘공원이 자리해 있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공원에 들어서면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파평 윤씨 일가가 원당마을에 정착하면서 이 샘도 ‘원당샘’으로 명명했다지. 근데 2009년에는 샘물도 말라서 흐르지 않다가 이를 복원했어. 지금 이곳에는 원당샘공원도 생겨났지.”
“와~ 이런 곳에 전통연못부터 꽃담, 사모정까지 다 있네. 자연친화적인 공원의 식물들이 모두 원당샘물로 자생하고 있구나!”
도봉산은 어느 지점에서 보아도 명산의 자태가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북한산국립공원은 세계적으로 드문 도심 속 자연공원이라 볼거리도 배울 거리도 많다느데?
“도봉산이 북한산이라 불리게 된 건 조선조 중종 때라고 해요. 북한산성을 축성한 뒤죠.”
“이야~ 그런 사실은 처음 알았는걸. 2천 년의 역사가 담긴 북한산성을 비롯해 수많은 역사, 문화유적이 이곳에 있겠구나!” “옛 풍습을 되살리려는 도봉사람들이 이곳은 어떻게 가꿔놓고 있는지 궁금해요!”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다 보면 수려한 경치에 둘러싸인 계곡과 그 인근에 의미심장한 글귀가 새겨진 바위가 눈에 띤다. 그곳으로 가보자.
“이건 우암 송시열 선생의 글귀로구나!” “정말! 가만, 여기는 또 곡운 김수증 선생 글씨가 있어요! ‘높은 산처럼 우러러 사모한다’ 누구를 사모하기에 이렇게 새긴 걸까요?”
“조광조의 학덕을 칭송하는 의미에서 새긴 거지. 또 어떤 글귀들이 남아 있나 살펴볼까?”
김수영 시인의 ‘풀’은 과연 어떤 이름의 풀일까요? 사람들은 흔히 무명초라고 하지만 사실 이름 없는 풀은 별로 없습니다. 단지 그 이름을 모를 뿐입니다. 김수영 시인 역시도 무슨 풀인지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김수영 시인의 ‘풀’은 바람에 눕고 바람 때문에 일어나고 바람 때문에 울고 바람 때문에 웃었습니다. 옛날부터 도봉구 방학동 사람들은 고목 하나에 울고 웃고 샘물 하나에 일어서는 민초 그 자체였습니다. 방학동 ‘김수영 거리’에서 찾은 여러분만의 ‘특별함’은 무엇이었나요?
가을의 풍요로움이 무르익는 농경문화
- 전라북도 김제시 -
김제하면 김제평야를 빼놓을 수 없을 만큼 농경문화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고장입니다. 1700여 년의 역사가 깃들어있는 벽골제는 고대 최대의 수리시설로 농경문화의 발자취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류 문명의 기원과 농경문화의 역사를 되짚어보고 민족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김제는 농경사회의 밑거름을 알아가고 배워가기 좋은 살아있는 문화박물관입니다. 근현대사회의 변화와 고도산업화로 인해 전통문화가 설자리를 잃는 요즘,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하는 이번 미션은 ‘전통을 헤아려 현대를 담고 오라!’입니다.
벼가 익어가는 김제평야는 한반도 최대의 곡창지대다. 호남평야의 중심에서 일제의 수탈을 겪어가며 버텨온 김제평야를 직접 보면 느낌이 남다르다는데?
“오늘의 여행지는 김제란다. 저기 넓게 펼쳐진 곳이 바로 김제평야지. 한반도 최대의 곡창지대로 손꼽히지. 오늘은 김제에서 농경문화를 살펴볼 거란다. 아빠는 김제평야를 보니 벌써부터 농경문화가 보이고 김제의 역사가 보이는데 너는 어떠니?”
“실제로 보니 규모가 커 웅장하긴 하네요.”
고도산업화로 발전하기 이전까지 우리사회 기반을 이룬 건 다름 아닌 농경사회다. 그래서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밥심으로 산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쌀을 주식으로 하지? 그래서 어르신들이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고 이야기 하는 거란다. 쌀은 우리사회의 기반이 되는 셈이지. 그러니까 너도 밥 남기지 말고 꼭꼭 먹어야 겠지?”
“한국인의 힘이니까요?”
김제 농경문화를 이야기하면서 벽골제를 빼놓을 수 없다. 저수지의 규모와 축조과정의 원리에서 선조들의 지혜까지 엿볼 수 있지 않을까?
“김제까지 왔으니 벽골제를 안 보고 갈 수 없겠지? 벽골제는 우리나라 최대 저수지로 우리 농경사를 가득 품고 있는 소중한 수리시설이란다. "
"비록 지금은 그 기능을 상실하고 자리만 보존되고 있지만 당시 토목, 건축적 의의와 농경문화의 역사를 담고 있기 때문에 그 의미가 상당하단다.”
옛날 농기구의 이름만 들어서는 어떤 용도인지, 어떻게 사용하는지 도무지 감을 잡기가 어렵다. 벽골제 사적지에 남아있는 무자위와 용두레는 어떤 농기구일까?
“그래서 김제를 농경문화의 산실이라고 표현하나 봐요.”
“그렇지. 자, 이리로 와보렴. 저기 보이는 농기구들의 이름만 보고 어떤 역할을 하는 지 맞추어 볼래? 먼저, 무자위 그리고 용두레!”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어요! 직접 사용해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 지역의 문화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축제를 빼놓을 수 없겠지? 황금물결 지평선의 아름다움과 역동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축제 속에서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 수 있을까?
“지나가는 곳곳마다 지평제 축제를 홍보하고 있어요. 지평제 축제라면 농경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들을 수 있을까요?”
“그렇지. 현대의 사람들이 전통을 생각하며 즐기는 축제이니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서둘러야겠구나.”
축제의 마스코트인 청룡과 백룡. 벽골제를 지키려는 백룡과 벽골제를 훼손하려는 청룡의 싸움은 실감나는 묘사에 더 흥이 오른다.
“아빠, 저기 좀 보세요! 용 두 마리가 서로 으르렁 거리는 모습이 정말 실감나요.”
“해가 지면 청룡과 백룡의 모습이 확연히 구분된단다. 청룡과 백룡 중 누가 이길까? 청룡이 벽골제를 잘 지켜낼 수 있도록 힘을 보내볼까?” “네! 하나 둘 셋, 얍!”
소달구지를 끌고 가는 농부의 뒷모습이 옛 기억으로만 남은 지금. 익어가는 벼들만 봐도 배가 부르다는 농부의 땀방울도 기억해야겠지?
“농경문화라고 하면 제일먼저 떠오르는 모습이 농부와 소였는데 오늘은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된 것 같아요. 처음 보는 농기구들도 그렇고요.”
“그러니? 사실 농부와 소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도 좋은 시작이라고 할 수 있지. 농부들의 땀방울로 쌀이 생산되는 것이니.”
먹을 것이 많아 음식물 쓰레기가 넘쳐나는 요즘. 농부의 땀 한 방울을 생각하고 전통을 헤아리는 마음을 다시금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
“오늘 농경문화를 살펴보았는데 어떠니?” “음, 밥 먹을 때 쌀알 한 톨도 남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 좋은 학습이 되었는 걸?” “갑자기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어요. 배에서 꼬르륵 거리는데요?”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 새것을 안다는 온고지신. 고도산업화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요즘, 전통과 옛것을 이해하고 헤아리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트래블아이>와 함께 농경사회를 알아보니 어떤가요? 전통을 알아야 더 나은 미래가 있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가을의 풍요로움과 황금들녘의 아름다움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지평선 축제까지 다녀오면 김제를 이해하고 농경문화를 이해하며 나이가 진정한 전통을 헤아려 현대를 담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요?
부처 불(佛), 첫째 갑(甲), 불갑사
- 전라남도 영광군 -
전라남도 영광은 호남 제일의 포구라고 전해집니다. 영광에 몰려든 사람들은 풍요로운 곡창과 고즈넉한 산에 반해 삶을 이어갔습니다. 자연의 힘들 그대로 담은 특산품인 영광굴비와 천일염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포구의 역할을 수행했던 이곳에는 그 빛을 잃을 수 없을 만큼의 큰 의미가 담긴 하나의 명소가 있습니다. 백제시대, 불교문화가 시작된 전라남도 영광의 불갑사가 바로 그것입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불갑사의 숨은 그림을 찾아라!’입니다.
불갑사 관광지구 입구에 위치한 농촌테마공원은 전국 최대규모의 물레방아를 비롯해 인공폭포, 108분수와 연꽃수생단지 등으로 이루어져 사계절 호젓한 멋을 자아낸다.
“불갑저수지 수변도로에 형형색색 가로등이 있어서 공원 전체가 아름다우면서도 생동감이 넘쳐요!”
“풍력가로등이라 자연치화적 의미도 갖지. 바로 저 천년방아에서 대체에너지가 생성되는 거야. 야간에는 4색 전구에서 뿜어내는 조명과 주간에는 프로펠러의 역동성을 볼 수 있어.”
불교의 불(佛), 그리고 갑을병정의 갑(甲)을 합친 이름 ‘불갑사’. 말 그대로 최고 사찰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절이 바로 이곳이다.
“불갑사의 차분함 뒤로 솟은 산의 푸르름이 어색한 듯하면서도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저 산이 불갑산이 맞나요?”
“그렇단다. 그 어색한 느낌은 아마 독특한 기와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구나. 다른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푸른 기와가 아니니 조금 어색하지?”
이곳의 기와 위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 지붕위에 올라선 이것은 남방 불교의 형태를 받아 만들어 졌다고 하는데?
“원래는 부처님의 사리를 봉인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늘 마당에 세워져 있던 것이 저렇게 지붕 위에 올라서 있으니 신기하구나.”
“저것이 바로 스투파이군요! 용마루 위에 올라 앉아있는 저것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것이라고 했어요!”
사찰에 들렸으니,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부처님의 얼굴을 보고 가는 것이 맞다. 그런데 대웅전에 들어서는 문이 조금 색다르다.
“대웅전으로 들어서는 문들 중에서 한 문의 창살이 다르게 만들어져 있구나. 알록달록한 모습이 참 예쁘구나!”
“그 색 뿐만 아니라 조각이 된 모습도 정말로 섬세해요. 대웅전의 문창살이 이렇게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그저 대웅전 안에 들어오면 절을 할 수 있는 곳이 있고, 듬직한 불상이 있는 것은 다르지 않다. 그런데 무언가 다른 것 같은데?
“문을 보고 향해 있어야 할 불상들이 다른 곳을 보고 있네요. 들어서자마자 부처님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 조금 놀랐어요.”
“그렇구나. 하지만 문의 창호지를 통해 들어오는 빛이 불상에 닿아있는 모습에 부처님의 모습이 더욱 근엄해 보이는 걸?”
보통 천장에 새겨진 동물이라 하면 곧잘 용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사찰은 그 장식부터가 특이한 것은 분명하다.
“천장에 쥐가 있네! 벽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기어가는 듯한 저 쥐 조각은 검은색, 흰 색의 두 마리가 있구나.”
“조금 징그럽기는 한 것 같아요. 그런데 저 쥐가 밤낮으로 시지 않고 마음을 정진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만든 것이라 하니, 이제는 조금 징그럽게 느껴지지는 않아요.”
검은 기와와 어울리는 어두운 나무로 지어진 건물이 있다. 이 건물에는 단청 없이 그저 투박한 아름다움이 있다.
“약간 구부러진 나무 기둥이 자연의 모습을 사랑하고, 거스르지 않는 불교의 가치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이 건물 뒤에는 약수물을 마실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하니, 조금 쉬어가는 것이 좋겠지?”
불갑사를 나와 수변 공원을 따라 걷는다. 불갑사 담장 곳곳에 피어난 상사화의 이름에 대한 안타까운 이야기가 떠오른다.
“너무도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탓일까요? 옛것에 대한 아름다움보다는 새로움을 더 많이 느끼게 해준 곳인 것 같아요.”
“잘 보존되지 않은 탑을 읽을 수 없었던 것 같은 안타까움을 말하는구나. 하지만 불교에 대한 굳은 의지가 그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것만으로도 그 가치가 충분한 곳이 아닐까?”
불갑사는 다른 사찰과는 다른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사찰이 가지고 있는 유구한 역사가 가장 큰 차이점일까요? 불갑사를 걷다보면 어느새 새로운 불교의 느낌을 받게 된답니다. 이것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불교에 대한 정서가 자리 잡지 않았던 그 때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여러분은 익숙하지 않은 것에서 어떤 마음을 느끼게 되나요? 이곳, 전라남도 영광의 불갑사에서는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는 여러분의 막연한 기대에 커다란 충격을 가져다줄지도 모르겠습니다!
갈방아소리에 깃든 황금전어의 맛
- 경상남도 사천시 -
전어는 긴 겨울을 나기 위해 가을이면 몸속에 지방을 축적하는데, 이때 지방량이 많아지면 꼬리가 황금색으로 변해 ‘황금전어’로 불리기도 합니다. 지방이 많아질수록 전어의 맛은 더욱 고소해집니다. 이 황금전어 떼가 남해안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가을이 무르익으면 사천바다에서 남서쪽으로 약 1.5㎞ 떨어진 섬 마도의 어부들은 ‘갈방아소리’를 불러 재낍니다. ‘갈’을 갈아 그물에 먹이는 전통어업방식을 이어오며 이곳 주민들은 만선을 염원하는 노래를 합니다.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갈방아소리 정겨운 마도에서 황금전어를 맛보라!’
가을전어를 놓고 고소함과 풍미를 표현하는 재미진 말들도 참 많다. 하지만 예로부터 전어의 주산지로 알려진 곳이 사천만이라는데, 그 유래를 알 수 있을까?
“고된 시집살이에 시달리다 못해 가출한 며느리가 가을 전어의 맛 때문에 돌아왔을까마는 그래도 돌아오는 핑계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그만큼 가을 전어가 고소하다는 이야기니까.”
“전어 하면 섬 마도를 빼놓으면 섭하다 안했능교. 혹시 여기 섬 주민들 노동요 갈방아소리 압니꺼? 그거 알모 전어 맛도 더 맛나다카이!”
선장은 비슷한 또래의 선원과 함께 자망을 내리기 시작했다. 사천바다에서 그물을 내리는 지점은 어떻게 정해질까?
“한 수십 군데 될라나. 물때를 봐서 그때그때 (그물) 던지는 데는 따로 안 정한다 안허나! ‘학섬 학떼가 학춤을 추면 전어떼 멸치떼 독안(사천만)에 논다~ 배마다 다 실어도 아직도 전어는 수백통이다~’란 갈방아소리 가사도 니는 몬들어본기가?”
“정말이지 사천바다가 다 전어의 주 어장이라고 봐야 할까요?”
면사어망은 풋감을 찧어 그 즙으로 갈칠을 했으나 전어잡이 그물은 대형이어서 마도에서는 장날 소나무껍질을 사 갈을 만들었다. 이때 노래가 절로 나오는 과정이 있었다고.
“한 번 갈을 멕이는 데 필요한 3~4가마니를 요 가루로 맹글어야제. 여염집 아낙들이 찧어내기 참 너무 쌔가 만발이 빠진다카이. 힘센 장정들이 메방아로 작업을 안했나. 큰 절구통 하나에 메를 든 4~6명이 몇 시간을 찧어쌌는디 엄청 대지.”
“참 그 고단함이란… 얼마나 잊고 싶었겠어요.”
전어를 만나러 사천시 삼천포항으로 가면 전어잡이가 한창이다. 이곳 삼천포수산시장은 먹는 재미만큼이나 보는 즐거움도 크다는데?
“삼천포항을 중심으로 형성된 활어전문 상설전통시장어서 그런가, 항구를 중심으로 활어와 회를 판매하고, 농산물, 건어물, 조개류 등을 판매하는 상점과 노점이 정말 즐비하구나!”
“여긴 40년 전만 해도 인근 어촌과 도서지방에서 밤새 잡은 생선을 사고팔던 포구 물양장이었지. 진주, 남해 등지에서 상인들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레 시장이 형성된 거라고.”
전어가 제철을 맞으면 경남에서 가장 먼저 열리는 전어축제도 삼천포항 일대로
“‘학섬 학떼가 학춤을 추면 전어떼·멸치떼 독안에 논다~ 배마다 배마다 다 실어도 아직도 전어는 수백통이다~’ 이 노래 구절에서 뭘 알 수 있니?”
“독안이 사천만을 가리킨다고 보면 이 일대가 전어의 주 어장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 “맞아 삼천포항수산물축제에 가면 마도갈방아 공연을 제대로 볼 수 있다지?”
밤새 조업해 오전 9시30분에 맞춰 위판장에 내놓는 전어. 갓 손질한 전어를 얼음물에 잠시 담근 후 먹으면 살이 단단해져 더욱 맛이 좋다는데.
“이놈은 뼈째로 자르고 큰 놈은 반을 갈라 뼈를 제거한 거라요. 도마 위에 가지런히 썰어놓고 된장에 찍어 먹어보이소.”
“갓 잡아선지 살이 참 탱탱하지? 거기다 고소하기까지 해.” “맞아. 야들야들하니 고놈 참 맛이 제대로 올랐네!”
전어요리의 최고는 단연 구이다. 서서히 익어갈수록 고소한 냄새가 십리 밖까지 퍼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 하지만 진짜 제대로 된 구이를 맛보기 위한 조리 법은 따로 있다는데?
“전어를 오데 꾸워? 뭐라캐쌌노! 요래요래 칼집 쪼매 내고 굵은 소금 뿌려서 바로 여기 놓고 꾸워야 제 맛 나제!”
“‘전어는 깨가 서 말’이라더니, 진짜 전어 머리부터 먹어야 한다는 말이 맞네요! 이 머리에 고소한 맛이 아주 몰려 있어요. 굽는 과정에서 어떤 노하우가 있었던 건가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대상에 빛나는 한려수도의 중심 삼천포대교에서는 매년 ‘삼천포대교 해맞이 축제’를 연다.
“해맞이는 대부분이 동해안으로 몰려 여러 가지 불편한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곳 사천의 경우는 차별화된 장소와 내실 있는 행사들로 관광객들에게 각광을 받는다지.”
“맞아. 이렇게 아름다운 대교 위에서 다양한 풍물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방파제에서는 신년 축포로 새해 새롭게 마음을 다질 수 있으니. 연말에 다시 들르지 않으면 안 되겠어!”
배를 돌려 돌아오는 길, 사천바다 지척에 보이는 마도를 지날 때 어디선가 흥겨우면서도 애절한 노랫소리가 들려옵니다. 마도 갈방아소리는 이 섬사람들의 주된 생계수단인 전어잡이와 함께 오래전부터 전승되어온 특색 있는 노동요입니다. 그 발생연대는 알 수 없으나 소리의 가락이나 노랫말에 자신들의 삶의 애환이 잘 깃들어 있습니다. 이곳에 가면 배 위에서 먹는 전어회부터 전어구이는 물론 꾸득꾸득 말려 쪄먹던 전어찜까지 섬사람들의 삶이 담긴 음식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갈방아소리 애잔한 이곳에서 황금전어를 두루 맛보는 여행, 어떠세요?
이국의 도시, 차이나타운
- 인천광역시 중구 -
인천의 심장으로 불리는 곳, 인천 중구. 서울과 가장 가까운 해양도시이며, 해방 직후까지는 서울 못지않은 정치와 외교, 경제의 중심지이기도 했던 곳입니다. 인천의 100년 남짓의 화려한 역사를 그대로 살펴볼 수 있는 곳이기에, 한 중구는 거대한 옥외박물관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중구에서도 유명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바로 차이나타운. 인천역의 간판 뒤에는 ‘차이나타운’이라는 별칭이 함께 붙어 있기도 합니다.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오늘의 미션은 ‘차이나타운 한 바퀴를 완주하라!’입니다.
중국 곳곳에서는 패루(牌樓)를 볼 수 있다. 마을의 입구에서 세워지는 탑 모양의 문인 패루는 충신과 효자, 열녀 등을 표창하기 위해 황제가 내린 기념물이라는데?
“말하자면 중국 민간 마을의 상징 같은 것이군요! 인천역 대합실 앞에 이 패루가 서 있으니, 멋지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요!”
“패루는 패방이라고도 한단다. 패루에는 여러 가지 정교한 글자, 장식들과 예술적인 내용이 함께 담겨 있으니 자세히 봐 두렴. 건축과 문학, 그리고 예술의 결합을 볼 수 있단다.”
화교(華僑)란 외국 영토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을 통틀어 이르는 말. 우리나라에 화교 사회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1882년 임오군란부터라는데, 지금의 모습은?
“인천 지역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기 때문에 옛날부터 중국 사람들이 많이 살았지. 1900년을 전후로 중국 산동성 일대가 전쟁 지역이 되자, 중국 사람들이 한꺼번에 인천으로 이주해 오기도 했단다. 한중수교 이후로, 이곳은 중국 문화 체험의 장이 되었지.”
“중화루, 공화춘처럼 잘 알려진 중국 요리집들이 벌써부터 보여요. 배가 고파오는데요?”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에 들어서면 달콤한 먹거리들이 발길을 사로잡는다. 월병, 공갈빵부터 화덕만두와 포춘쿠키에 이르기까지, 중국 전통 주전부리 맛을 좀 보고 갈까?
“저는 역시 포춘쿠키가 좋겠어요. 과자도 먹고, 행운이 담긴 메시지도 받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니겠어요? 중국 과자하면 또 역시 포춘쿠키지요! 어디… 저는 ‘행복하게 사는 법, 10분 이상 고민하지 말라’는 글귀가 나왔어요.”
“좋은 글귀구나. 나는 저기 있는 화덕만두를 좀 맛봐야겠어. 맛이 일품이라던데?”
차이나타운에 들어서면서부터 붉은 색과 금색으로 장식된 화려한 건물들을 많이 만날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의선당은 특별한 곳. 안쪽을 살짝 엿보자.
차이나타운에 들어서면서부터 붉은 색과 금색으로 장식된 화려한 건물들을 많이 만날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의선당은 특별한 곳. 안쪽을 살짝 엿보자.
“이곳은 차이나타운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 살고 있는 중국 사람들도 많이 들르는 곳이란다. 의선당이 우리나라에 단 한 곳뿐인 중국식 사찰이기 때문이지.”
차이나타운 안에는 인천개장항 근대 건축 전시관, 인천 개항 박물관, 그리고 짜장면 박물관의 3개 박물관이 있다. 이 중 한 곳을 고르라면 단연 짜장면 박물관이 아닐까?
“이름부터 친근해요. 짜장면에 대해 궁금한 것들이 많았는데, 모두 해결할 수 있겠네요!”
“1940년대 말에 산동 출신의 화교 한 사람이 중국 춘장에 설탕을 더해 달콤한 맛이 나는 짜장면을 만들었지. 1960년대의 짜장면은 15원이었는데 지금은 4,000원 가량 하니 물가가 오르는 것에 따라 짜장면 가격도 450배 정도 오른 셈이구나. 신기하지 않니?”
1983년, 일본이 현재 중구청이 있는 일대를 중심으로 조계지를 설정하자, 청나라도 일본 조계지를 경계로 차이나타운 일대를 조계지로 정했다.
“이 근엄한 공자상은 계단 중앙을 기준으로 중국 쪽에 세워져 있단다. 한중문화관 옆길의 청일 조계지 경계 계단을 올라가다보면 신기한 풍경을 만날 수 있지. 한 번 걸어보자꾸나.”
“길 양쪽에 늘어선 석등 모양이 달라요! 이건 일본식, 저쪽 것은 중국식 같은데요? 조계지의 경계 지점이라 그런 건가요? 두 석등 모두 아름답네요!”
차이나타운의 대표적인 포토존은 바로 삼국지의 내용이 담벼락 가득 그려진 삼국지 벽화거리. 천천히 걸으며 삼국지의 내용을 되새겨볼까?
“저 사람이 유비, 그리고 저쪽이 관우, 장비! 아, 저 붉은 말은 적토마가 아닐까요? 항상 책으로만 읽었는데 이렇게 그림으로 보니 느낌이 색다른데요? 벽화 하나하나가 모두 예술 작품 같아요. 정말 아름답게 그려내었네요.”
“보기에도 멋지만, 중국의 문화가 그림 안에 그대로 담겨 있는 것 같기도 하구나.”
한중원 쉼터는 차이나타운의 야외 문화 공간으로, 중국의 4대 정원 중 졸정원과 유원의 시설 양식을 따 와서 조성한 쉼터. 이곳의 풍경 또한 특별하다는데?
“장미, 대나무, 모란… 모두 중국의 전통 수목들이구나. 중국의 정취가 한껏 느껴져. 등과 다리, 계단에 이르기까지 작은 장식물 하나하나도 모두 중국식으로 꾸며져 있어.”
“저는 저쪽에 있는 소원마당의 모습이 마음에 들어요. 소원이 담긴 천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어요. 어쩌면 고향을 그리워하는 중국 사람들의 소원일지도 몰라요.”
우리나라 안에 작은 화교 사회가 갖추어져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놀라운 일입니다. 중국 양식의 건물과 장식물, 중국 음식과 중국 꽃들까지 그대로 옮겨져 있는 차이나타운은 흡사 중국으로 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기도 합니다. 차이나타운에 다녀온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이 경이로움을 즐길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쉽게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바로 차이나타운에 직접 다녀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삼국지 벽화를 모두 이해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우셨다면, 책꽂이에 오랫동안 잠들었던 삼국지를 한 권 꺼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침이 꼴깍 넘어가는 거리
- 대구광역시 수성구 -
대구 수성구를 떠올리면 언제나 침이 꼴깍 넘어갑니다. 우리나라 3대 먹거리 명소로 지정된 수성구 들안길 먹거리 타운은 200여 개의 음식점이 영업을 하며 다양한 대구의 별미를 뽐내고 있습니다. 외식을 하면 비위생적이고 ‘맵고 짜다’는 편견 위에 과감히 위생적이고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저염식’ 대열에 합류하였다는 대구 들안길 먹거리타운, 맛도 맛이지만 믿고 먹을 수 있는 신뢰가 두텁게 쌓여 그 역사 위에 더해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수성구에서 건강한 맛의 즐거움을 느끼고 돌아오라’ 입니다.
들안길 네거리에서 수성못 방향으로 난 푸릇한 가로수를 따라가다 보면 2.3km 도로변에 약 150개의 음식점들이 저마다 맛을 뽐내며 줄을 서 있다.
“오늘은 밖에서 저녁 먹고 들어갈까? 들안길 먹거리 타운이라면 믿고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얼마 전 뉴스에 보니까 맛도 맛이지만 꽤 까다롭게 관리를 하는 것 같더라고. 저기 가로수 따라 줄지어 서 있는 음식점 보이지? 뭐 먹고 싶은지 생각해봐.”
“들안길 먹거리 타운이면 우리나라 3대 먹거리 명소라던데, 맛도 명성대로일까요?”
한식, 일식, 양식 등 메뉴도 시설도 제각각인 음식점이지만 3無, 3親의 약속은 꼭 지키고 있는 모범음식점들이라는데?
“맛도 맛이지만 무엇보다 먹는 사람의 건강을 생각해서 더 믿을 수 있지. 뿐만 아니라 모든 메뉴의 염도를 낮춰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식단으로 해서 즐겁고 건강한 외식문화를 만든다니까."
"게다가 남은 음식 재사용 안하고 원산지 표기 및 트랜스 지방도 없는 음식을 만들며 환경과 인간, 건강을 생각하는 식생활도 선고하고 있다고 해.”
최근 먹거리 안전에 대한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라 많은 음식점들이 타깃이 되고 있다. 그런데 들안길 먹거리 타운의 음식점들은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 도대체 왜?
“하긴, 요즘 뉴스에서도 종일 먹거리 안전 때문에 말들이 많잖아요. 그래서인지 유독 위생적이고 안전한 음식점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들안길 먹거리 타운 음식점들이 더 모범적이라는 거야. 최근에 많은 음식점들이 들안길 먹거리 타운처럼 저염식에 음식재사용 하지 않는 약속들을 지켜가고 있거든.”
대구 수성구에 와서 납작만두 맛 안보고 가면 섭하다. 납작하게 지져 고소한 맛을 내는 납작만두의 속을 보고 실망했다고? 그 맛을 보고 놀랄걸?
“대구까지 왔는데 납작만두 맛은 한번 보고 가야지?” “일반만두에 비해 속은 거의 없네요.”
“속을 꽉 채우지 않고 납작하게 지져내는 것이 납작만두의 특징이야. 그래도 얼마나 고소하고 맛있는데!”
음식은 맛은 입으로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했다. 눈으로 코로 소리로 맛을 느껴보자. 납작만두 익어가는 소리에 절로 침이 고이지 않는가?
“이야, 납작만두 익어가는 소리만 들어도 입에 침이 고인다. 역시 음식은 혀끝으로만 느끼는 것이 아닌 가봐.”
“맞아요, 요즘은 눈으로도, 냄새로도 식감을 느낄 수 있다고요. 벌써부터 침이 꼴깍 넘어가요!”
납작만두 위에 매콤한 고춧가루와 파를 얹는다. 고소한 기름 냄새에 고춧가루가 더해져 느끼함이 전혀 없다. 그래서인지 남녀노소 누구나 찾는 납작만두다.
“납작만두는 독특하게 고춧가루에 잘게 썬 파를 올려주네. 기름으로 지져 조금은 느끼할 줄 알았는데 고춧가루 양념 때문인지 전혀 느끼하지 않다.”
“정말요, 무엇보다 납작만두를 맛보러 온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것을 보니 더욱 믿고 먹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수성구에 비행기가 떴다. 이색적인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수성구의 한 카페다. 맛으로만 승부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 수성구의 음식점은 이렇게 즐거운 요소들이 가득하다!
“저기 좀 보세요! 웬 비행기 한 대가 있어요!”
“몰랐구나, 수성구 음식점 중에서도 젊은 사람들한테 인기가 좋은 명소인데, 비행기처럼 꾸며놓은 카페야. 단순히 음식을 먹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즐기는 분위기도 신경 써 그 순간을 즐겁게 만들어주지.”
맛있는 음식은 으레 기억에 남기 마련이다. 흔히 중독되었다고 말하는데, 들안길 음식점들이 그렇다. 자극적이지 않은 맛임에도 불구하고 돌아서면 생각이 난다.
“오감이 즐거운 맛에 분위기와 건강함까지 생각한다니, 명성은 괜히 유지되는 것이 아닌가봐요.”
“그래 맞아.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는 근사한 거래 때문인지 한번 들안길을 찾는 이들은 꼭 다시 한 번 찾게 된다니까!”
나트륨 줄이기를 통해 한국외식사업에도 건강한 초록불이 들어옵니다. 맵고 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안전하고 맛있는 음식점으로 거듭난 들안길 먹거리타운은 그 명성 그대로 활기를 띱니다. 더불어 남은 음식 재사용 안하기와 원산지 표기 등을 통해 모범적인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맛은 물론, 소리로 귀가 즐겁고 냄새로 코가 즐거우며, 인테리어로 눈도 즐거워 수성구 식도락가들의 발길이 절로 향하는 들안길 먹거리타운에서 건강도 배도 든든하게 채워보세요~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 강원도 양양군 -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의 눈망울에 못 이겨 떠난 여행이라면 시끌벅적한 곳보다는 고즈넉한 대자연 속 산사를 거닐며 진정한 나를 돌아보는 여정은 어떨까요? 강원도 양양에는 숲과 맑은 동해바다, 바람소리마저 정겨운 천년고찰 낙산사가 있습니다. 홍예문을 지나 원통보전, 해수관음상, 그리고 홍련암까지 천천히 ‘꿈이 이루어지는 길’을 밟아가며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은 그야말로 그간 경험해보지 못한 신선함 그 자체입니다.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여러분께 제안합니다. ‘꿈이 이루어지는 길’이 있는 낙산사에서 진정한 나를 찾아라!
먼저 속세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 걸음! 홍예문을 지나야 한다. 조선 시대의 강원도 26개 고을에서 26개의 화강암을 모아 만들었다는데, 그 이름이 예사롭지 않다.
“홍예문? 무지개 홍(虹)에 무지개 예(霓)를 써서 홍예문인데, 이름에 무지개가 두 개나 들어갔으니, 해석해 보면 ‘쌍무지개 뜨는 문’이잖아?”
“아, 이것 좀 보세요. 돌이 두 줄로 놓여 있어요! 아치 모양이 두 겹이니, 두 개의 무지개구나! 무지개 아래를 지나서 ‘꿈이 이루어지는 길’을 향해 간다니 정말 멋져요!!”
어디선가 은은한 종소리가 들리면 마음이 경건해진다. 범종각에 슬픈 사연이 있다고 하는데, 소리에 귀기울이면 들릴까?
“이건 범종각이구나. 이 종을 치는 시간 동안에는 속세의 번뇌가 사라진다는데, 2005년의 화재로 소실되었던 것이 완전히 복원 된 모양이야.”
“저도 들은 적이 있어요. 아주 큰 화재였다는데, 다행이네요! 종소리를 듣고 있으니 걱정 고민이 사라지는 느낌이예요. 마음이 점점 편해지는데요?”
불법(佛法)을 수호한다는 사천왕상(四天王像)이 모셔진 사천왕문을 들어서면 사천왕 발아래 놓인 동전과 지폐들이 흥미롭다. 어떤 의미가 담겼을까?
"사천왕은 매우 정의로운 분들이라는데, 조금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네요? 이곳에 떨어진 동전과 지폐들은 누가 흘리고 간 건가요?"
"일종의 수고비랄까? 사찰을 지키면서 새부대중을 돕는다기에 사람들이 감사의 마음을 표시한 것이지."
원통보전 앞의 7층 석탑에 도착했다. 드디어 ‘꿈이 이루어지는 길’도 바로 코앞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숨겨진 재미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는데?
“탑 속에 수정염주와 여의주가 있다죠? 더 이상 소실되는 일이 없도록 이 보물들이 낙산사를 지켜주면 좋을 텐데.”
“문화재로 지정된 이곳 담장도 정말 특이해. 암기와와 흙을 차례로 쌓아 만들고 원형의 화강석을 중간중간 배치했다는구나.”
‘꿈이 이루어지는 길’이 드디어 시작됐다. 작은 돌 하나를 주워들고 이곳 돌탑 위에 내 작은 소원 하나도 함께 올려보자. 어떤 소원을 빌어볼까?
“아직은 어떤 소원을 빌어야 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아요. 돌아오는 길에는 멋진 소원을 빌 수 있을까요?”
“꼭 멋지고 커다란 소원이 아니라도 괜찮지 않을까? 낙산사를 마음이 점점 맑아지며 차분해지고 있으니, 여기를 다시 지날 때에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소원을 빌 수 있을 거야.”
3대 해수 관음성지로 일컬어지는 16m의 웅장한 해수관음상을 만난다. 이 앞에 놓인 복전함 밑에는 전설의 동물 두꺼비 삼족섬이 있다는데?
"해수관음상이 부산 해동용궁사에서 본 것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커요! 그런데, 관음상 앞에서 참배하는 사람들이 쓰다듬는 두꺼비상, 다리가 3개인 까닭은 뭘까요?“
“세발 달린 두꺼비가 복을 상징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니? 2개의 발과 항문으로 난 뒷다리를 가진 이 두꺼비는 돈을 먹기만 하고 배설하지 않아 부자가 된다는 전설이 있어.”
의상대사가 좌선했다는 의상대는 해안의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예로부터 시인묵객이 즐겨 찾았다고. 이곳에서 시 한 수 읊조리며 풍류를 즐겨보자!
“천지개벽이야 / 눈이 번쩍 뜨인다 / 불덩이가 솟는구나 / 가슴이 용솟음친다 / 여보게 / 저것 좀 보아 / 후끈하지 않은가.”
“갑자기 왠 시예요?” “시조시인 조종현이 의상대에 서서 해돋이를 보며 읊조렸던 명시였지.“
홍련암 마루바닥에 난 작은 구멍을 들여다보자. 관음굴의 모습에서 용의 꿈틀거림이나 부처의 얼굴이 보일 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데, 그 모습을 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용의 형상이나 부처상은커녕 바위틈새로 파도치는 모습과 해조음밖에 들리지가 않아요. 여기까지 왔는데 구멍 앞에서 절이라도 해볼까요?”
“마음의 문을 열고 관세음보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지, 그저 구멍만 쳐다보고 절을 한다고 보이겠니?”
창건 이래 수차례 소실의 위기를 맞기도 한 낙산사지만 여전히 ‘꿈이 이루어지는 길’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 산사길 어디로 향하든 그리 어려운 걸음은 아닐 겁니다. 천천히 산속을 걸어가며 돌탑 위에 아름다운 소원을 올려놓고 돌아오는 길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나 자신, 진정한 나를 돌아보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나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고 나아가 그것이 집착과 애착을 떨쳐야 얻어지는 것임을 깨닫고 돌아오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겁니다. 당신은 낙산사에서 무엇을 얻고 돌아올 생각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