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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그보다 한 박자 늦게 바람개비가 돌아간다. 마치 너와 나처럼.
거대한 바다가 수면 위로 넘실댄다. 섣부른 걸음으로 다가설 수 없는 기록들.
가진 적 없는 기억들을 되짚어 나가는 동안에도 추억은 여전히, 꾸준히 쌓인다.
하천 위에 난 작은 다리 위로 한가로이 자전거 한 대가 지나간다. 저쪽에서 이쪽으로, 다리가 있으니 건널 수밖에 없다는 듯.
반갑게 깔린 꽃길의 빛깔이 달콤하기도 하다. 걷는 동안 물에서도 꽃향기가 난다.
고요히 낡지만 빛바래지 않는 마음. 그 한 켠을 열어 기다리고 있으니 감사하는 마음에 잠시 고개를 숙인다.
빛이 그리는 선명함이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빛을 가리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가 무언가를 보기 위해 가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을 보기 위해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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