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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각인듯 철길인듯, 그 너머에 다른 세상을 둔 것 마냥 한껏 고고하다. 무작정 걸음을 옮겼다가 첫 순간을 망칠까, 고민, 또 고민.
붉은 실이 춤을 출 때마다 푸른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춤보다 한 박자 늦게.
위태로이 뿌리를 내린 것들이 모여 기어코 바위를 덮었다. 우리는 언제쯤 이 치열함을 닮을 수 있을까.
볕이 강한 날이면 상상의 폭이 넓어진다. 그림자로 상상하는 세상, 조금 더 특별한 시야.
그는 새겨진 것보다 더 담대하고 굳건했을 터. 눈앞에 보여지는 것은 아주 찰나의 기록일뿐.
변하지 않고 영원할 것을 바라는 사람의 마음은 정작 변하기 쉬워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을까봐.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다 해서 몸을 움츠릴 필요가 있을까. 삐뚤빼뚤하면서도 가지런한 모습들을 보며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시들어도 아름다운 것이 있다. 색이 바래도 빛나는 것이 있다. 여기 눈앞에 펼쳐진 세월이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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