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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숙이고서 종종 걸음으로 지면을 훑는다. 떨어뜨린 무언가를 찾는 걸까.
둘러앉은 풍경의 무엇을 기대하며 의자를 늘어놓았을까. 여전히 빈 터, 그곳이 채워질 날을 상상해 본다.
연꽃이 만개하는 것이 언제쯤일까. 떠나기도 전에 다시 찾고 싶어지는 이끌림.
꽃이 피지 않아도 달콤해진 모습. 과일 향이 배어 나올 것 같은 생각에 코를 킁킁거려 본다.
하얗게 물안개가 서린, 설레는 도시. 생각의 전환점을 찾고 싶다면 가까운 곳부터 둘러보는 것은 어떨지.
저렇게 많은 열매들을 매단 연유가 무엇일까. 문을 밀치고 들어서는 어린 이와 팔 벌려 맞는 늙은 이의 웃음을 상상한다.
숱한 사람들의 기억 속에 여전히 설렘으로 남아 있을 이 곳. 꿈들이 스쳐 지나간 자리가 여전히 말끔하다.
사백 년의 세월을 머금고 선 나무. 오래도록 간직할 고민이라면 이 앞에 털어 놓아보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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