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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인이 만든 부처의 도시, 경주


신라인들은 신라가 불국토라는 자부심을 옛 서라벌 땅에 수많은 유적으로 남겨놓았다. 그중 하나가 불국사이다. 석가탑과 다보탑은 불국사 건축의 백미이다. 토함산 정상부에 있는 석굴암은 세계도 그 예술성을 인정하여 95년 불국사와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경주는 중고생의 수학여행지로 너무나 유명하지만 안 가본 곳보다 못 간 곳이 더 많은 정도로 정해진 일정만으로는 벅찬 많은 유적을 간직한 곳이다.

                    
                

불국토 신라 유적의 백미 '불국사'

옛 신라인들이 불국토 경주시에 남겨놓은 위대한 유산중 하나가 불국사이다.

수학여행이나 불국사 탐방 시 가장 사진을 많이 찍는 곳이 자하문 계단 앞이다. 붉은 안개라는 뜻의 ‘자하’는 부처님의 몸에서 나는 빛을 상징한다. 불국사 대웅전으로 들어가는 자하문을 앞에 두면, 이층 계단과 마주한다. 아래쪽은 청운교, 위쪽은 백운교이다. 여기서 무심히 드는 의문은 청운교와 백운교 모두 눈으로 보면 분명히 계단인데, 어째서 계단을 다리로 부르고 있는가이다.  

신라의 천년 수도였던 경주에는 곳곳마다 불교적인 의미를 담은 유적이 있다. 청운교와 백운교에도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불교적 의미가 숨어 있다. 청운교는 17단, 백운교는 16단, 총 33단으로 이뤄져 있다. 각 단은 불교의 하늘들을 상징하는데 불교에는 모두 서른세 개의 하늘이 있는데, 마지막 서른세 번째 하늘을 도리천이라고 하며, 도리천은 세계의 중심에 있는 수미산 정상으로, 부처님이 계시는 곳을 뜻한다. 이렇게 청운교, 백운교를 오른다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에서 부처님의 나라로 들어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마치 이쪽 세계에서 저쪽 세계를 이어주는 다리의 역할을 하고 있어서 계단이 아니라 다리라고 부르고 있다.

 

우리가 다 알지 못한 신라의 비밀 

경주 석굴암 금강역사관은 옛 신라가 불국토였음을 분명하게 증명하는 유적이다. 석굴암 금강역사 머리 뒤로 커다란 원형의 두광이 있는데, 이는 금강역사가 힘만 장사가 아니라 지혜를 갖춘 자임을 상징한다. 석굴암은 자연적으로 생기거나 파서 만든 석굴이 아니라 360여 개의 돌을 짜 맞추어 내부 공간을 만든 뒤 흙으로 덮은 인공 석굴이다. 내부에는 40구(2구 분실)의 조각상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대칭 상태로 배열되어, 완벽한 균형감과 안정감을 자아낸다. 

석굴암에서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면 천장 천개석이 세 조각으로 깨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삼국유사」를 보면 석굴암이 완성될 즈음, 마지막 작업을 위해 큰 돌 하나를 다듬어 천개를 만드는데 돌이 갑자기 세 조각으로 갈라졌다. 석굴암 공사로 지칠 대로 지친 김대성은 낙담하고 주저앉아 잠이 들었는데, 이때 천신이 내려와 조각난 돌을 올려놓고 돌아갔다는 것이다.

국보 제20호 다보탑은 다른 탑들과는 다르게 복잡한 형태에 화려한 멋을 보여주고 있다. 다보탑이 이처럼 화려한 모습을 하게 된 이유는 다보탑이 ‘다보’부처님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웅전 서쪽에 위치한 석가탑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석가모니 부처님을 상징하는 탑으로, 탑이 곧 석가모니 부처님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석가탑은 도굴꾼들의 표적이 되어 도굴을 당했는데, 탑 일부가 기울어지게 되었고 공교롭게 이때 ‘사리장엄구’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인쇄본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발견됐다. 

경주시 남산은 500m가 채 못 되는 산이지만 신라 최초의 왕 박혁거세가 태어난 나정과 초기 궁궐이 있던 자리로 추정되는 창림사터가 있고, 신라 천 년 역사를 마감한 포석정까지 신라의 시작과 마지막 장면의 배경이 되는 곳이 모두 남산이다. 또한, 신라 박씨 세 왕의 능과 유난히 불상들이 많은 삼릉곡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며, 용장곡 용장사지는 조선 초 매월당 김시습이 <금오신화>를 집필한 곳이다. 

 

신라의 과학이 궁금하다면, '신라역사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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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역사과학관은 다소 신비적으로 풀릴 수 있는 옛 유적들을 과학적으로 풀어 설명해주는 곳이다.

경주 하동공예촌길 신라역사 과학관은 석굴암과 첨성대 등의 신비와 과학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싶은 이들을 위해 마련된 역사체험현장이다. 이곳 1층 전시실에는 신라왕경도, 첨성대의 축소 모형이, 2층 전시실에는 신라와 조선시대 과학기술을 엿볼 수 있는 유물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지하 전시실에는 석굴암의 내부 구조를 볼 수 있도록 다양한 모형이 제작되어 있으며, 각종 문헌, 사진자료, 설계도 등을 갖춰 석굴암의 신비를 풀어주고 있다. 석굴의 내부와 외부 구조, 현재의 상태와 원형의 추정, 학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전실의 전개와 꺾임의 문제, 광창의 유무 문제 등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옥상의 야외 전시실에는 감은사지, 이견대 등의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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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2015년 06월 17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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