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으로 만나는 구 벨기에 영사관, 대한민국의 근대사를 간직하고 있는 건물

서울특별시립미술관 남서울생활미술관은 1905년 벨기에 영사관으로 설립된 르네상스 스타일의 벽돌 건물이다. 대한제국은 1901년 벨기에와 국교를 맺었고 이는 중립국을 향한 의지였다. 개항부터 대한제국 시절까지 세워진 서양식 건축(양관)은 한국전쟁이나 철거로 인해 많이 사라지고 얼마 남아있지 않다. 그중 하나가 대한제국(1897년~1910년) 주재 구 벨기에 영사관 건물이다. 건물의 설계자는 일본인으로 잘못 알려진 것이 밝혀졌고 벨기에에서 설계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쉽게도 정확한 건축가의 이름은 알려져 있지 않다. 

건물은 1977년에 사적 254호로 지정되었고 시대를 반영하는 역사 건물로서의 가치가 있다. 해방 이후에는 은행 건물로 쓰이다가 현재 남현동 위치로 이전되었다. 원형대로 이축 되는 큰 공사 이후 서울특별시에 무상임대 되었고 2004년 9월 2일에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 분관으로 개관했다. 이로써 공공미술관으로 시민들과 만나게 되었고 이후 남서울생활미술관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접근성이 좋은 도심 속 미술관

서울특별시립미술관 남서울생활미술관은 남부순환로에 있어 찾기 쉽고 편하게 들를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지하철 사당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사당역은 강남, 영등포, 과천, 의왕, 안양, 수원의 교통 관문으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 바로 근처에 있는 미술관에 들러 그림을 보고 차 한 잔을 나눠도 좋다. 미술관으로 나들이 나온 가족 단위 시민들도 자주 보인다. 인근 주민이나 회사원들이라면 평일 점심시간 등 틈나는 대로 종종 들러도 좋겠다. 전시를 관람하고 미술관 뜰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산책하는 시간이 즐겁다. 

미술관 주변 가볼 만한 문화재로는 백사 이항복과 사계 김장생의 제자로 많은 관직을 거치고 나라에 공을 세운 효민공이경직묘역(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105호)이 있다. 조선 현종 9년(1668)에 세워진 효민공 이경직(1577∼1640)의 신도비와 묘소는 미술관에서 도보 15분 거리. 또한 백제 가마터인 서울남현동요지(사적 제247호)가 미술관에서 도보 8분 거리에 있다. 강변에 있는 백제 토기 가마터로서는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가마는 없고 터만 확인할 수 있다. 백제시대 문화 및 삼국시대 문화를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현재는 발굴되지 않은 상태로 보전 중이다. 근처에는 신라 토기의 요지로 추정되는 곳도 있다.

 

시민들의 문화안식처가 되는 미술관

서울특별시립미술관 남서울생활미술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로 1층에는 5개의 전시실과 사무실, 카페가 있고 2층에는 6개의 전시실이 있다. 지하에는 대강의실과 소강의실이 위치한다. 남서울 생활미술관은 공예, 디자인 중심의 생활미술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교육프로그램에는 금속공예, 시민미술아카데미, 퀼트공예, 외국인 도예교실, 채색화 전등, 북 아트, 어린이 도예, 외국인 수묵화 과정이 개설되어 있어 시민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생활 속에 미술을 선사해주는 곳, 서울특별시립미술관 남서울생활미술관. 주말의 나들이와 더불어, 실제 서울특별시립미술관 남서울생활미술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까지를 참여한다면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남서울생활미술관, 난지미술창작 스튜디오, 북서울 미술관, 경희궁 미술관 등 다섯 개 지역에 각각의 특색을 가진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이곳들을 모두 둘러보는 것 또한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