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

지역호감도

세종의 흔적들을 찾다, 세종대왕자태실과 선석사

우리나라 최고의 성군으로 불리는 세종대왕. 다양한 분야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쳤던 만큼 우리나라의 곳곳에는 그의 흔적들이 남겨져 있다. 때문에 세종의 흔적들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테마로 삼아 보았던 트래블피플도 여럿 있었을 것이다. 경북 성주군에는 세종대왕자태실이 있으니, 이를 찾아 역사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들어보는 과정 또한 세종대왕을 이해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이다.

					
				

선석산 아래, 세종의 흔적들

선석산의 태봉에는 세종대왕자태실이 자리하고 있다. 

세종대왕자태실이란 그 말 그대로, 세종대왕의 자식들의 태를 보관하고 있는 곳이다. 조선 왕조에서는 세태(洗胎)와 안태(安胎)라는 독특한 의식을 치렀다. 세태란 태를 씻는 것, 안태란 태를 안치하는 것이다. 태라는 것이 자식들의 성장 방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 명당 중의 명당에 자리하게 되는 태실은 왕실의 권력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했으나, 태실에 대한 세종의 생각은 조금 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세종은 3년에 한 번씩 태실에 안위제를 올리는 의식을 폐지하였으며, 태실 주변에 둘러치는 돌난간이 지맥을 손상시킬 것을 우려하여 나무로 만든 난간을 사용할 것을 명했다. 안태의식만 해도 제법 커다란 규모의 행사였던 것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권력을 함부로 자랑하기를 꺼렸던 세종의 성품이 엿보이는 면이다. 

 

세종대왕자태실에서 듣는 역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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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봉비가 세워진 세조의 태실(우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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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자태실 안에는 특이하게도 단종의 태실이 포함되어 있다. 

어찌 되었든, 선석산 아래는 세종의 자식들의 태가 봉안되어 있다. 세종은 조선 왕조의 왕들 중에서도 자식을 많이 두었던 왕에 속하는데, 자식들의 태를 한 곳에 모아 두고 있는 왕 또한 세종이 유일하다. 세종대왕자태실을 찾아갔을 때 만날 수 있는 것은 19기의 태실들(세종대왕은 슬하에 22명의 자식을 두었으니, 모든 자식들의 태가 성주군에 위치해 있는 것은 아니다). 세종대왕자태실이 ‘찾아가봄직한 곳’인 까닭은 세종의 자식들의 태가 ‘한 곳에 모여 있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세종대왕자태실에서 추가로 주목해 볼만한 이야기는 세 가지.

첫째는 세조가 즉위 후 자신에게 반기를 들었던 동생들의 태와 장태비 등을 파내어 산 아래로 던져버린 전적이 있다는 것. 이 때 훼손된 태실은 1975년에 이르러서야 원형대로 복원될 수 있었다. 두 번째 이야기가 되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조가 자신의 태실에는 가봉비(加捧碑, 돌거북이 비석을 이고 있는 형태이니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셋째는 세종대왕자태실 묘역에서 단종 태실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세종대왕은 단종을 아주 사랑하여 단종의 태실을 자신의 태실에 묻었다고 하니, 끝자락에서 단종의 태실을 찾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세종의 아이들을 지키다, 선석사

선석사는 오랫동안 세종대왕자태실을 지켜 봐 온 수호사찰이다. 

세종대왕자태실을 둘러보았다면 응당 함께 둘러보아야 할 곳이 있으니, 세종대왕자태실에서 십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선석사다. 성주군에서 가장 큰 규모를 가지고 있는 사찰이기도 한 선석사는 신라 시대, 의상대사가 신광사라는 이름으로 최초 창건하였다 전해지는 사찰이다. 화엄 10찰 중 하나이기도 했던 이 사찰은 임진왜란 때 전소되었다가 숙종 10년에 이르러 중창되고, 두 차례의 이전을 겪어야 하였으나 세종의 흔적을 찾아가는 여행에서 이 사찰의 주목해야 하는 점은 그 역사 때문이 아니다. 

선석사는 세종대왕자태실의 건너편 봉우리에 위치하고 있는 사찰이다. 때문에 조선 시대에는 ‘태실 수호 도량’으로 지정되었으며, 이 때문에 영조로부터 어필을 하사받기도 하였다. 봉우리 하나를 건너 세종대왕자태실의 변화를 지켜 봐 왔던 셈이니, 이 사찰에 들러 세종대왕자태실이 있는 곳을 가만히 건너다보라. 세종대왕자태실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어지러운 이들을 바라보아야 했던 옛 사람들의 아린 마음이 전해져 올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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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7년 10월 09 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