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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고 서고 누운 불상, 어디까지 아십니까?


오늘날 다양한 종교와 신앙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살지만, 우리 삶의 전통 양식과 예술, 문화 속으로 들어가면 가장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는 종교는 역시 ‘불교’다. 이 때문인지 한국은 2명 중 한 명꼴로 비 종교인이라고 밝힌 세계 12위의 무신론자 비율의 국가인 데다, 전국의 사찰은 해마다 석가탄신일을 비롯해 국내 여행 시즌이면 각지에서 몰리는 신도와 여행객들로 북적이는데, 그렇다면 여행에 일가견 있는 [트래블투데이] 독자들은 불교 사찰의 중심인 ‘불상’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곧잘 만나도 멀게만 느껴지는 불상의 세계. 오늘은 조금 더 가까이 들어가 보자.

                    
                

불상을 정의해 봅시다

  • 국내 대표의 불상인 경주 석굴암 본존불,국보 제 24호 석가여래좌상

    국내 대표의 불상인 경주 석굴암 본존불, 국보 제24호 석가여래좌상

어느 사찰이건 공통적으로 경내로 들어서는 일주문과 중심이 되는 예배당인 대웅전, 그리고 신앙의 대상이 되는 본존불이 있다. 여기서 본존불이 불상으로 이는 종교적 의미만 지니는 게 아니라, 예술 방면으로의 불교문화, 나아가 한국의 고전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다. 실제로 국보,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를 보면 상당 부분 불교 유적, 유물을 포함하는데, 그중 불상의 수도 대다수. 국보로 지정된 것만 40점, 보물은 250점이 넘어, 대략 전체의 13퍼센트, 15퍼센트를 차지한다.
 
그렇다면, 불상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걸까? 불상은 불교의 사찰에서 예배의 대상이 되는 붓다(Buddha) 상을 의미하며 넓게는 보살상, 사천왕상, 나한상, 여래상 등을 모두 포함한다. 그중 대웅전에 모신 가장 중심 불상을 본존불이라 부른다. 본래 불교 초기에는 붓다의 뜻에 따라 불상을 만들지 않았는데 이후에 서양의 영향을 받은 간다라 문명의 불교가 발전하면서 숭배의 대상으로 다양한 불상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그 문화가 한국에도 전해져 오늘에 이르렀는데, 초기의 간다라 문명 불상은 눈과 코가 큼지막해 동양인보다 서양인의 모습에 가깝다고 한다.

 

길고 긴 불상 이름, 특징을 알면 쉽다?

보통 불상의 이름은 길고 길다. 심지어 띄어쓰기도 없는 그 단어들은 두 눈으로 보고 읽어도 쉬이 발음할 수 없을 정도. 얼핏 비슷해 보여도 굉장히 다양한 종류로 구분되는 불상의 특징 때문인데, 이를 구별하기 위해서는 각 요소를 조금만 주의 깊게 관찰하면 된다. 대상 인물과 자세, 재료 등이 그것으로, 이 특징을 모두 파악한 후에는 어려운 불상의 명칭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누구를 조각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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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번호순으로 경북 경주 불국사 금동아미타여래좌상, 강원 양구 심곡사 목조아미타삼존불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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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번 강원 강릉 신복사지 석조보살좌상, 4번은 충남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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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번 강원 강릉 신복사지 석조보살좌상, 4번은 충남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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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순으로 불국사 금동아미타여래좌상, 심곡사 목조아미타삼존불좌상, 신복사지 석조보살좌상,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

먼저 부처상은 붓다를 의미하는 여래상과 같다. 이는 다양한 부처가 존재하는 불교의 특성상, 다시 불교 창시자인 석가모니를 형상화한 석가여래불, 중생을 구제하는 의미의 현세불인 아미타불, 불교의 진리 자체를 상징하는 비로자나불, 미처 구제되지 못한 미래의 중생을 구제하기 위한 미륵불, 질병치료와 의복, 음식 등을 구제하는 약사여래불 등으로 나뉜다.
대표적인 석가여래불상을 찾자면 역시 경북 경주시의 석굴암 본존불을 들 수 있으며, 불국사의 금동아미타여래좌상도 아름답다. 강원 양구 심곡사의 목조아미타삼존불좌상, 철원 도피안사의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이 각각 아미타불과 비로자나불상이다. 또, 충북 보은 법주사에서는 미래의 중생을 구제한다는 금동미륵입불상을, 경북 경산시의 갓바위 기도처로 이름난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도 찾아볼 것을 권한다.
 
보살은 부처의 경지에 올랐으나, 부처가 되지 않고 세상에 남아 중생을 구제하려 노력하는 이상적 수행자를 말하는 것으로 그 모습을 만든 불상이 보살상이다. 자비를 상징하는 관세음보살, 지혜의 문수보살, 실천의 보현보살 등이 있다. 이는 주로 부처상 좌우를 보좌한다.
강원도 강릉 신복사지에는 삼층석탑을 향해 공양하는 보물 84호 석조보살좌상을 볼 수 있다. 또한 충남 논산의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은 국내에서 가장 큰 불상으로 거대한 돌을 원통형으로 깎은 듯 당시에 유행하던 고려시대 지방 양식을 보여준다.
 

  • 강원도 인제 백담사의 오백나한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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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 완주의 송광사를 지키는 사천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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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인제 백담사의 오백나한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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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의 송광사를 지키는 사천왕상

이 밖에 천부신장은 불교를 지키기 위해 귀의한 인도 재래신 상을 뜻하는 것으로 온화하거나, 진노하는 모습, 장군상 등 다양하다. 주로 사찰에 들어설 때 마주하게 되는 사천왕상의 무시무시한 모습이 가장 유명하다. 나한상과 조사상은 각각 부처의 훌륭한 제자, 한 종파의 큰 승려를 조각한 것으로 나한상은 오백나한과 천이백 아라한, 조사상은 원효, 의상, 장 등의 고승상이 예이며, 특히 오백나한은 강화 보문사, 인제 백담사, 영천 은해사 등 전국 각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어떤 자세를 하고 있나?

  • 하동군 쌍계사의 목조삼세불좌상은 목재로 만든 앉은자세 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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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 의왕 청계사의 누워있는 와상이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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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군 쌍계사의 목조삼세불좌상은 목재로 만든 앉은자세 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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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의왕 청계사의 누워있는 와상이 독특하다.

불상이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느냐에 따라서도 구분할 수 있다. 앉아있는 좌상은 양쪽 다리로 가부좌를 틀고 있는 ‘결가부좌’와 한쪽 다리는 내리고 있는 ‘반가좌’로 나뉘며, 입상은 서 있는 자세, 와상은 누워있는 모습을 뜻한다. 입상과 좌상은 일하는 자세와 휴식을 취하며 참선을 하는 자세, 와상은 부처가 열반에 들 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동 쌍계사의 목조삼세불좌상, 의왕 청계사와 화순 운주사의 와불, 공주 성곡사의 천불입상 등으로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무슨 재료로 만들었지?

불상은 재료로도 구분한다. 돌, 나무, 금, 동과 청동, 철 등이 주재료이며, 제조 방법을 더해 소조불, 건칠불도 있다. 돌로 만든 석불은 초기부터 일반적으로 만들어진 불상으로 인도는 붉은 사암, 중국은 흰 대리석, 한국은 화강암을 주로 사용했다. 목조불은 주로 향나무를 이용하나, 한국은 소나무가 대부분이며 조선시대부터 등장했다. 금불은 비싸고 귀해 유행하지 못했지만, 부처는 금빛이 나야 한다는 규범 때문에 초기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금동불은 청동, 동으로 만든 불상에 금을 입힌 것이며 고가의 비용이 들지만, 정교하고 내구성이 뛰어나 한때 널리 쓰였다. 철불은 제작비용이 적은 대신 금동불보다 훨씬 까다로운 공정이 필요하지만, 비용 면에서 획기적이었던 방법. 소조불은 점토로 만든 삼국시대 이후의 불상이며, 건칠불은 나무로 골격을 만들고 옻칠 후 금물을 입힌 것이다. 전국 각지에서 쉽게 불상을 볼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재료로 만든 불상도 찾기 어렵지 않다. 예천 향석리 석조여래좌상, 군산 목조아미타여래좌상, 장흥 가지산 보림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 영덕 장륙사 건칠관음보살좌상을 찾아볼 수 있으며, 이외에도 시대별 재료와 양식의 특성을 가진 불상들이 지역 곳곳에 분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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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군 향석리 석조여래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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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 목조아미타여래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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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덕 장륙사 건칠관음보살좌상

그밖에도 보통 세부적으로는 불상이 32가지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부위별로 귀, 정수리, 발, 이마, 눈, 나발이라 불리는 소라모양의 머리카락 등을 포함하며 이는 상징적인 불상의 특징을 잡기 위해 참고할만하다. 불상의 대좌와 형식, 손 모양이 뜻하는 수인 등으로도 구분하곤 한다. 

 

자신 있게 불러보는 불상 이름!

불상 특집을 마치기 전에, 간단하게나마 알아본 불상의 특징들을 엮어 불상의 명칭을 부르는 방법을 짚어볼까 한다. 왜 그리 불상의 이름이 긴 것인가 했더니, 출토지(보유지), 재료, 대상, 자세 순으로 특징을 잡아 명칭을 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모르고 보면 좀처럼 구분하기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앞서 알아본 도피안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은 도피안사에 있는 철재, 비로자나불이 앉아있는 불상을 뜻한다. 하나 더,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은 관촉사에 있는 석재, 미륵보살이 선 자세의 불상이다.

여기까지, 오늘의 [트래블투데이]는 불상의 특징과 종류에 대해서 알아봤다. 도입부에서 말했다시피, 불교문화는 종교를 넘어 우리 전통문화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바, 그 중심이 되는 불상은 한 번쯤 이해하고 알아볼 만한 부분이다. 국내 여행에서라면 쉬이 가는 불교사찰마다 꼭 한 번씩은 만날 수 있으니 생각 날 때 조금만 집중해 찾아봐도 유익한 여행이 될 것이다.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최준식 교수는 “우리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불상을 알아야 하는 것은 우리가 유럽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그리스도교의 성상에 대해 알아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도 썼다. 사찰의 아름다운 건축과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겨왔다면, 이제 곳곳에 숨은 진귀한 불상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더해보기 바란다. 자연스럽게 그 명칭도 떠올려보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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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길어 어려웠던 불상 이름, 이제 좀 친숙해지지 않으세요? 석가탄신일을 맞아 사찰을 찾는다면, 이번엔 불상 구경도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8년 05월 22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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