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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가약, 삼척 준경묘 금강송 혼례 치른 사연


2001년 5월, ‘소나무 혼례’가 열린다는 거창한 소식이 전해졌다. 주인공은 삼척 준경묘의 금강송 숲에 있는 '미인송'으로 산림청에 의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나무로 지정된 나무. 또 신랑이 될 이는  조선시대 세조가 내린 정 2품 벼슬을 가진 천연기념물로, 그 생김과 풍채가 한국을 대표하는 소나무라고 여겨지는 정이품송(충북 보은 소재)이다. 수령이 600여 년에 이르는데 나이가 많아 날로 노쇠해지고 폭설과 비바람 등에 가지가 부러지면서 그 기력을 잃어감에 따라, 혈통 보존을 위해 혼례를 치르기로 한 것이다. 최초의 소나무 혼례식이 치러졌다는 '미인송'의  친정, 삼척 준경묘로 찾아가 봤다.

                    
                

준경묘에 빛을 발하는 금강송 숲길

  • 조선시대 태조 이성계의 5대조 양무장군의 묘소인 삼척 준경묘 전경

준경묘는 삼척을 여행하는 이들이 주로 찾는 곳은 아니다. 태조 이성계의 5대조인 양무장군의 무덤으로 1년에 한 번 전주이씨 대제를 올리는 것 외엔 강원도에서 흔히 말하는 산간 오지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도 준경묘가 뭣보다 명당이라 일컬어지는 것은 바로 묘지에 이르는 길을 호위하는 금강송 수림 덕분으로, 하나같이 그 생김이 곧고 시원해 감탄이 절로 나오는 고품종의 나무들이 명품 숲길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그중에 정이품송과 혼례를 올린 나무 한 그루가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미인송으로, 실제로 산림청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나무로 지정한 바 있다. 이는 준경묘역 입구 오른쪽 비탈에 서 있다. 조금의 뒤틀림도 없이 곧게 뻗은 몸체는 둘레가 두 사람이 팔을 뻗어 안아야 하는 정도이며 껍질도 건강하고 균일하게 갈라져 있다. 미인송을 선발하는 데는 몸통과 큰 키, 지면에서 맨 아래 가지까지의 높이 등을 고려한다.
 
또 준경묘 금강송 전체 역시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이력을 가지고 있다. 금강송은 한국 고유종으로 황갈색빛 색감과 수려한 자태의 몸체가 아주 아름답다. 게다가 목재로서도 크고 튼실해 그 가격이 그루당 3,000만 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그러니, 오지라 아무리 땅값이 형편없다 하더라도 나무의 가치를 고려하면 서울 강남도 저리 가라 할 격이다.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 최초 소나무 혼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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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초로 혼례를 치른 두 소나무, 1번부터 삼척의 미인송, 정이품송(충북 보은)의 모습

엄밀히 말하면 소나무 혼례는 암수 소나무의 화분을 채취해 교접하는 것으로, 이는 품종 보전을 위해 영 희귀한 일은 아니다. 헌데, 보은 정이품송과 삼척 미인송의 혼례가 기네스북에까지 오른 사연은 삼척 준경묘를 식장 삼아 실제 사람의 혼례처럼 엄연한 혼례의식을 치렀기 때문. 2001년 당시 신준우 산림청장이 주례를, 김일동 삼척시장과 김종철 보은군수가 각 혼주를 맡았으며 삼척과 보은의 남녀 초등생 한 명씩을 신랑, 신부역으로 뽑아 전통 혼례식을 거행했다. 나무 잘 타기로 소문난 한 청년이 정이품송의 화분을 가지고 32m 높이의 미인송에 올랐고 암술에 찍어 바른 후 주변 나무의 꽃가루가 침범하지 못하도록 비닐 포장지를 씌웠다. 수많은 하객과 사진기자들이 모인 세계 최초의 소나무 전통혼례였다. 이후 교접에 성공한 미인송의 솔씨는 200여 그루의 아기소나무 생산에 성공했고 그중 장자목인 한 그루는 혼례 10년 후인 2011년 서울 종로구에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이식됐다고 한다.

 

명품 금강송림 함께 걷기

아름드리 금강송이 우거진 준경묘 숲길은 미인소나무를 보는 것뿐만 아니라, 천천히 숲에 빠져 걷기 좋은 길이다. 주차장에서 묘지에 닿기까지 1.8km의 거리로 결코 짧지 않지만, 그렇기에 금강송을 벗해 적지 않은 시간 명품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혼자 걸어도 물론 좋겠으나, 고즈넉한 산길이니 소중한 사람과 걸어보기를 추천한다. 한편으론 우스꽝스럽고 재미있는 소나무의 혼례식을 떠올리며 걷다 보면 우거진 소나무들도 저마다 소통하고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에 새삼 발걸음을 같이하는 이의 소중함도 실감하게 될 것이다.

1년에 한 번 4월 20일에는 국가사적인 봉심행렬과 대제 어가행차를 재현하는 행사가 열리니 시기를 맞춘다면 더 좋다. 봉심은 조선시대 국왕의 명을 받아 묘역의 상태를 보살피는 것으로, 옛날 강원도 관찰사가 행한 의식을 그대로 재현한다. 전주이씨 대제와 왕릉의 어가 행차도 함께 진행한다. 당시의 복장과 의식 등이 장소와 어우러져 특별한 추억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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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송 혼례와 봉심행렬이 있는 삼척 준경묘. 이제까지 몰랐다면 삼척여행으로 이곳을 추천합니다. 더 유명해지기 전에 서둘러 고요한 숲길을 찾아가 보세요!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9년 05월 2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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