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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만 보지 말고 맡아야 좋을 청춘, 김해건설공고 매화


봄의 교정은 화사하다. 마른 가지 위로 동그랗게 달리는 새순 때문이 아니라, 정다운 건물 사이사이 입을 여는 꽃 때문이 아니라, 교정 가득 불어 닥치는 청춘의 활기 때문이다. 여학생들의 치맛자락, 거리낌 없이 높아지는 웃음소리가 들려야 학교는 비로소 봄을 맞이한다. 정작 청춘은 봄을 모르지만, 모르는 채 가장 빛난다. 청춘이 피기 때문에 봄 교정에는 새싹과 꽃이 차오른다. 이 계절 가장 젊고 화사한 곳, 꽃피는 청춘의 장소로 싱그러운 향기를 맡으러 가보자. 첫 목적지는 경남 김해시, 그 고매하다는 매화가 사정없이 피어나는 한 고등학교의 교정이다.

                    
                

도심에서 매화를 본 적이 있던가

알다시피 매화는 예로부터 선비의 품격을 나타내 온 꽃으로 지조, 절개, 충성의 상징이다. 꽃은 난초, 국화, 소나무와 함께 ‘사군자’에, 나무는 소나무와 대나무를 포함해 추위의 세 벗이라는 ‘세한삼우’에 속한다. 이른 봄 눈 속에서도 꽃을 피우며 봄을 알리는 걸 보면 진정 강직한 꽃이 아닐 수 없다. 한국에서는 봄마다 매화로 유명한 지역이 몇 군데 있는데, 광양시 매화마을, 산청군, 양산시 통도사와 순매원, 그리고 김해건설공고 교정이다. 묵직한 사진기를 든 사람들은 개화 절정 시기에 맞춰 이곳들을 모두 돌아다니기도 한다. 그중 김해건설공고는 유일하게 도심 속 쉽게 갈 수 있는 곳이라 더 구미가 당긴다.

 

성대하게 손님맞이 하는 ‘매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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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건설공고에 들어서면 입구부터 꽃이 흐드러진 매화로가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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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건설공고의 매화나무는 80년 이상의 고목으로 매년 탐스러운 꽃을 피운다.

경남 김해시 구산동에 있는 김해건설공고는 봄이면 학생보다 매화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 진풍경을 이룬다. 그도 그럴 것이, 학교 정문을 들어서자마자 시작되는 매화 향연은 교정 내 시계탑까지 280m에 이른다. 길 양쪽으로 매화나무가 가득 들어찬 이 길을 ‘매화로’라고 부른다. 이 나무들은 정확히 언제 심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80년은 족히 넘은 것들로, 개중에 오래된 것은 수령이 90년에 이른다. 수령이 불분명한 이유는 본래 40여 년 전 이 자리에는 김해농고가 있다가 이전하면서 건설공고가 들어섰기 때문. 따라서 이 매화나무는 건설공고의 교목임에도, 정확한 기록은 없다. 여차했으면 지금 김해농고 매화 군락을 소개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대신 이 나무들은 농고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 관리인이 50여 년 간 관리해왔다고 한다. 50년을 키웠으니 사람도 장성하고 남았을 세월, 매화 군락이 이렇게 아름답게 잘 보존된 비결이 헤아려진다.

 

이리저리 구부러질수록 아름다운 와룡매(臥龍梅)

용이 꿈틀거리는 형상을 닮았다고 해서 ‘와룡매(臥龍梅)’라고도 불린다.

오래된 매화나무를 두고 고매(古梅)라고 부르는데, 김해건설공고에는 총 80여 그루의 고매가 있다. 그중 백매는 64그루, 홍매는 18그루이고 백매 중에는 꽃받침 부분이 옅은 녹색을 띠는 ‘청매’도 있다. 또 하나같이 고령인 나무 가운데에도, 학교 주차장과 연못 쪽에 있는 10여 그루의 고매가 가장 나이가 많다.
 
김해건설공고의 고매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또 있다. 매화나무는 원래 오래될수록 가지가 뒤틀리고 꼬아져 신기한 형태를 띤다. 더욱이 이곳 나무들은 매실 열매를 수확하려고 심은 게 아니라서, 자연적으로 기이하게 뒤틀린 형상을 하게 된 것으로 가치가 있다. 용이 꿈틀거리며 기어가는 모양을 했다고 해서 ‘와룡매(臥龍梅)’라고도 불린다. 적지 않은 수량이지만, 나무마다 몰려들어 사진 찍는 사람들로 교정은 북적인다. 마치 탐스러운 꽃을 찾아온 꿀벌, 나비 떼를 연상케 한다.

 

바라만 보지 말고 맡아보아야 아는 매화꽃 향기

희고 붉은 꽃송이가 구름처럼 만개하면 실제로 매화 향기를 찾아오는 새도 있다. 아마추어부터 프로 사진가까지 가릴 것 없이, 매화 출사로 이곳을 찾은 이들은 선명한 매화 뿐 아니라, 동박새가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매화 향기에 취해 셔터 소리에도 낯을 가리지 않는 동박새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화조도(花鳥圖)’가 완성되는 것이다.
 
매화 향기는 평정을 유지한 마음으로만 맡을 수 있는 향이라고 한다. 그만큼 은은하기 때문이겠다. 3월 중순이면 건설공고 교내를 메우고 담을 넘은 매화 향이 김해 시내로 퍼져나간다. 학교 주위 집에서는 매화나무 한 그루 없이도 정말 그 아래에 있는 듯 맑은 매화 향기를 맡을 수 있다고 하니, 참 낭만적인 고장이 아닐 수 없다. 
 

평정심을 찾아야지만 맡을 수 있다는 매화 향기가 사진 속에서도 풍길 듯 백매가 활짝 폈다.

김해건설공고의 교정은 이처럼 매화를 보러온 사람들로 연일 북적인다. 감탄사로 시끌벅적하기도 하다. 혹여 학생들이 제대로 공부하는 데 지장은 없는지 염려가 됐으나, 역시나 매화가 필 때만 잠시 교정을 개방하는 것이란다. 하기야 이렇게 눈부신 광경이 펼쳐져 있는데 이팔청춘이라고 교실에만 들어앉아 있고 싶을 리 없다.

매년 3월 중순쯤 개화 시기에 맞춰 학교에서는 매화 축제를 열고 학생들이 찍은 교정 사진으로 전시회도 연다. 이 고매한 매화의 기운은 들뜬 청춘에게 침착하고 품격 있는 기운을 심어줄 것은 분명하다. 더불어 매화나무들 역시 오랜 세월 이토록 아름다운 꽃을 간직할 수 있었던 까닭은, 늘 푸른 청춘의 기운을 받아온 덕분이 아닐까 싶다. 문득 맑고 은은한 매화꽃의 향기가 청춘의 그것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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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트래블투데이 기사에는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참여해주신 김해건설공고 학생, 교사분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앞으로 우리 트래블피플들의 활약도 기대되네요!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8년 03월 12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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