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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색 종교’ 따라 떠나는 이색 테마 여행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현대인들은 마음의 평안을 찾기를 원한다. 2012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종교현황에 대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종교 인구(55.1%)가 비종교 인구(44.9%)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개신교를 믿는 사람이 22.5%로 가장 많고, 불교 인구가 22.1%로 다음으로 많았다. 천주교는 10.1%로 3위를 차지했다. 기타 종교 중에서는 원불교 인구가 가장 많아 개신교와 천주교, 불교와 함께 한국의 4대 종교로 분류된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다종교 국가인 만큼, 사찰, 성당, 교회 등 다양한 종교 성지와 사적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꼭 해당 종교의 신자가 아니더라도 여러 종교자원에 방문해보는 것은 각기 다른 종교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며, 나아가 각 종교에 대한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게 하는 계기가 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절, 단양 구인사

 
  • 단양에 위치한 구인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절로 대한불교 천태종의 총본산이다.

소백산 연화봉 자락에 위치한 구인사는 대한불교 천태종의 총본산이다. 대한불교 천태종은 지금으로부터 약 1400년 전 중국의 지자대사가 법화경을 중심으로 불교의 ‘선(禪)’과 ‘교(敎)’를 합하여 만든 종파다. 당시 지자대사가 머물던 산인 천태산에서 이름을 따 천태종이라 한다. 우리나라에 처음 천태사상이 들어온 것은 삼국시대 초기이며, 정식으로 종단이 개립된 것은 고려 숙종 2년 때다. 이후 조선조의 억불숭유 정책으로 500여 년 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가 근세에 이르러 상월원각대조사에 의해 다시 중창되었다. 현재는 조계종, 태고종과 함께 우리나라 불교 3대 종단으로 꼽히고 있다.
 
구인사는 전국 삼백 여 곳의 말사를 거느리고 있는 천태종의 성지다. 1945년 상월 원각스님이 칡덩굴을 얹어 암자를 지은 것이 시초로, 정식 사찰이 창건된 것은 1966년의 일이다. 구인사 주차장에서 일주문까지는 가파른 길이 계속된다. 하지만 일단 경내에 들어서면 언덕을 오르는 동안 느꼈던 피로감이 말끔히 사라진다. 눈앞에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별세계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구인사가 터를 잡은 연화봉 기슭은 연꽃이 핀 모양과 닮았다 해서 ‘연화지’라 불렸는데, 이 산세를 훼손하지 않고 가람을 배치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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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인사는 소백산의 좁은 산세를 따라 건물을 지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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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식 콘크리트조로 된 복층 건물들이 가람을 이루고 있다.

단층 목조 건물이 아닌 복층으로 쌓아 올린 현대식 콘크리트조 건물들이 가람을 이루고 있는 것도 구인사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 풍경이다. 경내에는 900평 규모의 5층 대법당을 비롯하여 135평 규모의 목조 강당인 광명당, 설선당, 총무원, 인광당, 향적당, 도향당 등 총 50여 동의 건물들이 들어서 있으며, 만여 명이 취사할 수 있는 식당 시설도 갖추어져 있다. 총건축면적 15,014평방미터, 동시에 수용 가능한 인원만 5만 6,000명으로 가히 국내 최대 규모의 사찰이다. 장엄하고 화려한 사찰의 분위기와 소백산 자락의 정취를 느끼고 있노라면 불교 신도가 아니라도 애써 찾은 보람이 느껴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침례교회, 구 강경 침례교회 최초 예배지

 
  • 구 강경 침례교회 최초 예배지는 지난 2013년 초가 가옥 형태로 복원되었다.

옥황상제의 딸이 내려왔다가 다시 하늘로 오르지 못하고 죽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논산의 옥녀봉에는 국내 최초의 침례교회 예배지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 보스톤의 침례교단에서 파송된 파울링 선교사에게 세례를 받은 지병석 집사의 가택이다. 1896년 2월 9일에 미국인 선교사 내외와 지병석 집사 등 5명이 이곳에서 주일예배를 드린 후, 우리나라 최초의 침례교회인 강경 침례교회를 설립하였다. 그러나 일제의 종교 탄압으로 인해 1943년 교회가 폐교되어 현재 교회는 터만 남고 예배지만 그대로 남아 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관리 소홀로 예전 초가 가옥 모습을 잃었던 예배지는 지난 2013년 논산시에서 복원하여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국내 침례교회 최초의 예배지 이자 기독교 한국침례회가 태동한 곳으로서 의의가 깊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 아산 공세리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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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색창연한 자태와 아름다운 경관을 간직한 공세리 성당은 드라마, 영화 등에 자주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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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세리 성당에는 천주교 박해로 순교한 이들을 위한 묘소가 조성되어 있다. 

공세리 성당은 1895년에 설립되어 12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유서 깊은 성당으로 충청남도지정문화제 제144호이다. 2005년에는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뽑히기도 했다. 350년 동안 자리를 묵묵히 지킨 국가보호수가 세 그루나 있고 그에 버금가는 거목들이 성당의 주변을 감싸고 있어 사계절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성당 입구에서 본당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걷고 있으면, 종교를 떠나 누구나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 든다.
 
공세리라는 명칭은 조선시대 때 충청도 서남부 지역에서 조세를 거두어 보관하던 공세창(貢稅倉)이 있었던 데서 비롯되었다. 이전까지는 마을의 민가를 교회당으로 사용해왔으나, 제3대 본당신부로 부임한 드비즈 신부가 이 공세창고터를 성당 건물로 쓰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자리에 공세리 성당이 들어서게 된다. 1897년에 사제관이 세워졌고 1922년 근대식 본당이 완공되어 충청남도 최초의 본당이 되었다. 이후 1956년에 강당 건물을 신축하였으며, 1970년에는 수녀원 건물이 지어졌다.
 
한편, 공세리 성당 일대는 4대 박해(신유, 기해, 병오, 병인)로 수많은 순교자가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끊임없는 박해에도 신도들의 신앙 활동은 쉬이 단절되지 않았다. 경내에는 병인박해 때 순교한 박의서 삼 형제의 묘소가 조성되어 있다. 또 성지 박물관, 피정의 집, 화합실, 예수의 수난을 묵상하는 14처 등도 자리 잡고 있다. 고색창연한 본당과 기품이 서린 고목이 어우러진 모습이 몹시 아름다워 드라마나 영화, CF 등에서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원불교의 최초 발상지, 원불교 영산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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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산성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원불교 창립관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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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산원은 원불교 최초의 교당으로 대종사와 제자들이 창건한 것이다.

원불교는 1916년 소태산 박중빈이 창시한 종교로 우주의 근본원리인 일원상의 진리를 신앙의 대상으로 하는 종교다. 원불교의 대표 성지로는 발상지인 영광의 영산성지, 공식적인 교화를 시작한 익산성지, 교리를 초안하고 교강을 발표한 벽산성지 등이 손꼽힌다. 그중에서도 영산성지는 소태산 대종사가 탄생하여 자라고 우주와 인생의 진리를 깨친 후, 아홉 명의 제자들과 함께 원불교의 초석을 다진 곳으로 유명하다.
 
영산성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건물이 원불교 창립관이다. 이 건물은 본래 조선시대 때 과거 문과시험을 보았던 융문당 건물로, 원불교 서울교당으로 사용되다가 지난 2007년 이전 복원되었다. 원불교 창립관에서는 원불교의 역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료들을 관람할 수 있다. 한편, 원불교 창립관의 맞은편으로는 옥녀봉이 보이는데 이 옥녀봉 정상부근에는 원불교의 상징인 일원상이 새겨져 있다. 그 아래쪽에 대종사가 태어나고 자란 생가가 있다.
 
창립관 주변에는 법회 공간인 대각전, 그 뒤편으로는 옛 초가 형태로 보존된 영산원이 자리하고 있다. 이중 영산원은 원불교 최초의 교당으로 원기3년(1918) 12월 대종사와 제자들이 방언공사를 하면서 창건한 것이다. 원래 이름은 ‘구간도실’로 옥녀봉 아래 위치하고 있었으나, 원기8년(1923)에 이곳으로 옮기면서 영산원이라 개칭하였다. 영산이라는 명칭은 석가모니불의 영산회상에서 연원한 것이다. 이밖에도 영산성지에는 법회실로 사용되었던 영산학원실, 종법사의 거처였던 법모실, 기도터인 삼밭재, 대종사의 생가 등이 남아 있어 성지 순례 차 전국의 원불교도뿐만 아니라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곳곳에는 다양한 종교의 특색을 볼 수 있는 성지와 사적들이 분포되어 있다. 이같은 종교 사적지를 둘러보며 건강한 마음을 다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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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사적지에 가면 유독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 드는데요. 종교 사적지를 둘러보며 다양한 종교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해 보고 우리 마음도 건강하게 만들어 보아요!

트래블투데이 엄은솔 취재기자

발행2015년 01월 23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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