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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밤, 천만 개의 불빛이 반짝이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천만 인구의 도시 서울. 성냥갑처럼 빽빽이 들어선 고층 빌딩과 아파트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가슴 속엔 답답함이 밀려오고, 출퇴근길 옴짝달싹 못 할 정도로 붐비는 지하철을 타고 있으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경쟁하듯 앞 다투어 달리는 수십만 대의 자동차와 매일 전쟁을 치르듯 일터로 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서울살이가 참 팍팍하게 느껴진다.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에게 서울이라는 도시는 너무나 크고 멀게만 느껴진다. 시골이 고향인 이들은 늘 고향 집으로 내려가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품고 살고, 서울이 고향인 사람들도 어디 한적한 시골에 가 살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한다. 서울은 정말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도시인 걸까. 서울의 풍경은 삭막하고 황량하기만 한 걸까. 어둠이 짙게 깔리고 하나둘 빛들이 거리에 수를 놓기 시작하면, 이전과는 다른 서울의 모습이 펼쳐진다. 

                    
                

숱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서울의 야경

밤이면 화려한 불빛이 수를 놓는 서울에서는 어디에서든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누군가 우스갯소리로 그랬다. 서울의 야경이 이토록 아름다운 까닭은 늦은 시간까지 야근하는 치들이 많아서라고. 과연 틀린 말은 아니다. 서울의 야경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지만, 그 이면에는 늦은 시간까지 삶과 고군분투하는 숱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래서일까. 서울의 야경은 화려함뿐만 아니라 어딘지 모르게 고적한 분위기를 풍긴다. 숱한 고층 빌딩과 아파트, 각종 상가와 주택이 현란하게 뿜어내는 빛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우리 사는 도시가 이렇게 아름다웠나 싶다가도, 저 숱한 불빛에 담긴 이야기를 생각하면 마음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다. 서울의 야경은 천만 명의 사람들이 이야기가 담긴 빛의 향연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서울의 야경에서 내 삶만 이렇게 고단한 것은 아니라는 위안을 얻는다. 

 

서울 야경 포인트 하나, 한강의 야경

성산대교는 한강 다리 중에서도 야경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한강은 대한민국의 오천 년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곳으로, 우리 민족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눠 온 삶의 터전이다. 주말이면 천만 서울 시민이 찾는 휴식공원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한강에는 경기 일대까지 포함하여 총 30여 개의 다리가 놓여있다. 곡선과 직선이 조화로운 이 다리들은 밤이 되면 제각기 다른 매력을 선사하며 그 자태를 뽐낸다.
 
이 중 성산대교는 한강 다리 중 야경이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꼽히고 있다. 지난 1980년에 개통된 한강의 열두 번째 다리다. 총 길이 1,410m로 개통 당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다리라 하여 관심을 모았다. 마포구 망원동과 영등포구 양화동을 잇는 성산대교는, 한강 다리 중에서는 성수대교와 함께 트러스 공법으로 세워졌다. 양쪽 난간에 반달형의 플레이트를 붙여 직선미와 아치형을 이룬 곡선미가 조화를 이룬다. 조명이 불을 밝히는 밤이 되면 성산대교는 단순한 다리가 아닌 거대한 예술품으로 변모한다.

 

서울 야경 포인트 둘, 호수의 야경

석촌호수의 서호 수변 무대에 가면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석촌호수는 서울 도심에 있는 유일한 호수다. 오래전 송파나루터가 있었던 곳으로 한강의 본류였으나, 1970년대 한강 매립공사로 인해 물길이 폐쇄되면서 지금과 같은 호수의 형태로 남게 되었다. 이후, 이 호수의 주변에 녹지를 조성하고 산책로와 쉼터 등을 설치해 공원을 조성 하였으며, 현재는 서울의 대표적인 휴식공간으로서 자리매김했다. 2014년에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인 ‘러버 덕 프로젝트 in 서울’로 인해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도 했다.
 
한국의 작은 몽마르트라 불리는 석촌호수는 봄이 되면 아름다운 벚꽃이 피어나 숱한 연인들이 찾는 데이트코스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석촌호수가 지닌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바로 야경이다. 석촌호수의 조명은 야간에도 최대한 자연의 색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어, 밤에도 쾌적한 기분으로 수변을 산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동호와 서호를 가르는 송파대로 변에 ‘빛의 소나무’를 조성하고, 호수교 아랫부분에는 272개의 조명으로 된 ‘빛의 물결’을 조성하는 등 각양각색의 조명들을 곳곳에 설치하여 환상적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서울 야경 포인트 셋, 전통미가 있는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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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스카이웨이 정상에 오르면 야경을 보기에 좋은 팔각정이 하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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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공원에 있는 성벽 길을 따라 야경을 보는 것도 색다른 묘미가 있다.

오랫동안 우리나라의 수도였던 서울에는 유독 고궁과 고택 등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문화유산이 많다. 부드러운 곡선이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고궁과 한옥 등은 밤에 보면 더욱 그 자태가 곱다. 도심 속 번잡함을 잠시 잊고 산책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경복궁이나 창경궁은 1년에 날짜를 정해두고 며칠만 야간 개방을 하지만, 덕수궁은 매일 밤 9시까지 입장할 수 있다. 해가 지고 난 후 덕수궁에 들어가면, 반짝이는 불빛을 받아 더욱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고궁과 담장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석조전과 서울시립미술관 앞의 분수대 앞이 가장 아름답다.
 
평창동에 위치한 북악스카이웨이는 서울에서도 특히 이름난 야경 명소다. 북한산의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정상까지 오르면 북악스카이웨이의 상징인 팔각정이 보인다. 북악스카이웨이의 팔각정은 한국의 전통미를 살린 한옥형 정자로, 이곳에 오르면 다양한 각도에서 서울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근처에는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할 수 있는 카페와 식당이 많아, 여유로움을 만끽하며 야경을 감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한편, 낙산공원 또한 야경으로 이름난 명소 중 하나다. 옛 모습을 복원한 성곽을 따라 걸으며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서울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낙산공원에 오르면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올 뿐만 아니라,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주택가의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사진을 꽤 잘 찍는다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야경 출사지이며,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서울 야경 포인트 넷, 산에서 내려다보는 야경

야경 하면 남산, 남산 하면 야경을 떠올릴 만큼 남산은 이미 서울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 잡았다. 그 명성 때문에 연중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서울의 중심에 우뚝 솟은 N서울타워에 오르면 서울 전역을 내려다볼 수 있다.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어 올라도 되고, 케이블카를 타고 한 번에 올라도 된다. 탁 트인 전망을 바라보고 있으면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 든다.
 
남산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치이는 것이 두렵다면 우면산을 가보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우면산은 남산만큼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서울의 야경을 보기에는 손색이 없는 장소다. 정상에 오르면 소원을 빌고 돌을 얹는 소망탑도 있다.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야경을 감상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남산 대신 우면산에 가보길 권한다. 자연이 주는 위안과 불빛이 주는 위로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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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이렇게 야경을 볼 수 있는 장소가 많았다는 걸 알고 계셨나요? 강, 호수, 궁궐, 산 등 다양한 장소에서 야경을 관람해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9년 02월 05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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