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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숨긴 보물찾기, 신안 문화 탐방


천일염으로 유명한 신안의 또 다른 이름은 천사섬이다. 크고 작은 섬을 더해 1,004개 섬을 품고 있어서 천사섬으로 불리는 고장이다. 천사섬이라는 애칭만큼이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여준다. 신안군의 지도를 보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신기해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우리나라 육지에 붙어있는 곳이 아니라 푸른 바다 위에 1,000여 개의 섬이 펼쳐져 있어 장관을 이룬다. 1,000여 개로 나누어져 있는 만큼 섬마다 각기 특별한 역사와 문화가 존재한다. 

                    
                
  • 소금박물관은 단지 보는 것에 그치지 않은 체험 학습장이다. 

태양과 바다가 만든 소금박물관

증도에 가면 우리나라 최대 염전인 태평염전을 만날 수 있다. 소금 박물관은 태평염전에 자리 잡고 있다. 박물관 건물은 1945년 염전 설립 초기에 건축된 석조 소금창고를 원형 그대로 사용하여 건립하였다. 이 석조 창고는 지금 사용하는 목조 소금창고 전에 지어졌으며, 이후 자재창고로 쓰이다가 소금박물관으로 리모델링하여 2007년 소금박물관으로 개관하였다. 옛 모습을 보존하였기 때문에 염전 역사의 귀중한 자료이며, 근대 석조 건축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박물관 안에서는 소금에 대한 모든 것을 전시하고 설명해 놓아서 소금에 대해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소금이 가지고 있는 영양분과 미네랄을 보기 쉽게 정리해 놓아서 지금까지 소금이 고혈압이나 당뇨 등 각종 질환의 주범이라 여겼던 오해가 풀리기도 하였다. 그리고 세계적인 소금도 같이 전시되어 있어 우리나라 천일염의 우수성을 간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소금을 소재로 한 조각품들도 전시되어 있어 소금의 색다른 변신도 볼 수 있다. 염전을 따라 논둑을 걸으면 색다른 멋도 느낄 수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체험하고 즐기다 보면 자연스레 학습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염전 체험도 가능한데, 당일 예약은 안 된다고 하니 체험하고 싶은 사람은 사전에 예약하는 것이 좋다. 

 
  • 신안해저유물발굴비는 도덕도 인근에서 인양된 유물을 기념하는 비석이다. 

한 어부가 건져 올린 보물선, 신안 해저 유물 발굴비

신안 해저 유물 발굴비는 지난 1975년 전라남도 신안군 방축리 앞바다에서 한 어부의 그물에 중국 룽취안요의 청자가 걸려 올라오면서 최초로 발견되었다. 당시 발굴된 유물은 선체의 일부를 비롯해 동전, 바둑판 등 총 2만 3천여 점에 이르렀다. 1323년 중국 경원에서 출항한 배로 선체에 각종 도자기, 금속제품, 향나무 등을 싣고 일본 하카타로 출항했다가 난파되어 신안 앞바다에 수몰되었다고 한다. 이 발굴은 세계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집중시켜 그 성과는 중국도자사의 편년을 재정리하게 하고, 한국, 중국, 일본의 교역 역사연구에 새로운 자료를 제공하였으며, 고대무역선의 실체를 알게 되어 동양문화사 연구에 업적을 남겼다. 발굴 유물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휴양유물전시관에 전시되어 있으며, 발굴해역에 국가사적 제 274호로 지정되었다.

문화사의 보고를 알려준 어부의 갸륵한 마음과 파도와 해풍에 시달리면서 발굴에 참여한 조사요원들과 유물인양에 참여한 해군 심해 잠수사들의 정성과 노고에 고마움을 잊지 않기 위해 유물 발굴비를 세웠다. 비석을 마주한 건너편 언덕에는 커다란 배 한 척이 자리 잡고 있다. 2010년 개장한 배 카페로 당시 인양됐던 보물선의 원형을 살린 카페이다. 카페 이곳저곳을 잘 둘러보면 아직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보물이 어딘가에 숨어있을 것만 기분이 든다. 1층은 쉼터와 카페로 이루어져 있고, 2층에는 지난 1976년부터 84년까지 건져 올린 청자화병과 백자화병, 주전자 등 170여 점의 모형 유물이 전시돼 있다. 배의 모양과 전시품을 보면서 수몰되었던 것을 7세기 만에 세상의 빛을 다시 보게 해준 많은 이들의 노고를 생각해보자.

 
  • 하의도 곳곳에서는 논밭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농민의 눈물, 하의도 토지 항쟁비

신안의 작은 섬 하의도는 어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깃배조차 눈에 띄지 않고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다. 마을은 대부분 산기슭에 자리하고 있고 섬 전체가 논밭으로 가득 차 있어 섬으로 느껴지지 않는 섬이다. 하의도 사람들은 예부터 농사를 주업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그들에게 토지는 삶의 원천이고 자부심이었으나, 하의도 사람들은 이 땅에 대한 피와 눈물 맺힌 3백 년에 걸친 통한의 역사를 안고 있다. 하의도 농민운동의 역사는 3백여 년 전 이조 선조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선조는 맏딸 정명공주의 불치병을 치료한 홍계원을 부마로 삼고 하의3도(하의도, 상태도, 하태도)를 그에게 나라에서 받을 토지세를 대신 받도록 해준다. 그러나 그 기간이 끝난 후에도 세도를 부리던 홍계원의 후손들이 세 섬의 모든 토지에 대한 세금을 받는다면서 백성들이 경작하는 모든 토지에 세금을 받아간 것이다. 백성들은 억울함을 호소하였으나, 홍씨 쪽 사람들이 토지를 다른 사람에게 팔아 결국 그 땅은 일본인의 손에 넘어간다. 그 뒤 토지를 다른 일본인에게 팔자 일본 오사카에 있던 하의도 사람들이 농민조합을 결성하여 일본 농민조합과 함께 토지 소유권 소송을 벌이다가 광복을 맞는다. 해방을 맞는 기쁨도 잠시 1946년 신한공사가 소작료를 요구하고 나서자 하의도 사람들은 투쟁하다가 경찰의 발포로 많은 희생자를 내게 되며, 1949년 국회진상 조사 끝에 유상반환결의안이 국회를 통과, 330년에 걸친 하의도 농민운동은 막을 내리게 되었다. 이에 항쟁기간 중 공헌한 사람을 기리기 위해 웅곡 선착장 부근에 토지항쟁기념비가 세워졌다. 비석이 한 자리에 마련되어 있지만 이렇게 큰 의미가 부여되지 않은 것처럼 초라해 보인다. 그러므로 의미를 되뇌며 그 당시 하의도 농민들의 피와 눈물을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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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2014년 11월 1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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